소소한 애호가적 생활 270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2014) My Love, Dont Cross That River 8.9감독진모영출연조병만, 강계열정보다큐멘터리 | 한국 | 85 분 | 2014-11-27 글쓴이 평점 부모님을 모시고 온 가족이 함께 영화를 보았다. 조용히 인기몰이 중이라더니 과연 극장안이 사람들로 빼곡했다. 영화 초반부터 눈물바람이라기에 걱정이 됐다. 휴지 챙기는 것을 잊은 것이다. 이러다 눈물보가 터지면 큰일이다 싶었다. 하지만 나는 영화를 보며 예상 외로 참 많이 웃었다. 할아버지의 장난끼에 시종일관 미소를 짓게 되었다. 낙엽이 쌓이면 낙엽을 뿌리고, 눈이 쌓이면 눈을 뭉치고, 물가에 가면 퐁당 돌을 던지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니, 왜 이래요' 라며 성내듯 말해도 은근히 묻어나는 웃음기에 덩달아 ..

내일을 위한 시간

내일을 위한 시간 (2015) Two Days, One Night 8.3감독장-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출연마리옹 꼬띠아르, 파브리지오 롱지온, 필리 그로인, 시몬 코드리, 카트린 살레정보드라마 | 벨기에 | 95 분 | 2015-01-01 글쓴이 평점 새해 첫 영화. 다르덴 형제 영화 중에는 두번째인 듯 하다. 처음 봤던 게 '로나의 침묵' 이었던가.음악이 거의 흐르지 않는 영화다.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에도, 음악이 흐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산드라가 말한 '행복'을 머릿속으로 계속 곱씹어보게 되었다. 어쩌면 절망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에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 바로 그 이유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내가 산드라였다면.영화를 보고 나오자 P가 질문했다. 네르씨라면 어떻..

가죽 노트 커버 자작기

얼마전 P와 함께 가죽 노트 커버를 직접 만들었는데, 오늘은 그 후기를 간단히(가 아닐지도) 남겨볼까 합니다. √ 계기 2014년에 아이코닉에서 나온 플래너를 수첩으로 썼는데, 2015년에도 같은 걸 쓸까 하다가 할리스에서 주는 다이어리가 괜찮아 보여서 실물을 보러 갔었습니다. 그런데, P가 마음에 별로 안든다고.미도리나 탄조도 기웃거려봤는데 가격이 너무 부담돼서...원;; 네이버 모 카페에서 가죽 노트 커버를 자작해서 쓰는 분들의 글을 보고, '그럼 우리도 한번' 이라고 마음 먹은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 참고한 것들 - 미도리 트래블러스 노트 (밴딩 고무줄 매듭이 뒷면에 있어서 필기할 때 거슬린다는 평가가 있었음)- 탄조 (노트 고정하는 고무줄 매듭이 중앙에 있어서 역시 필기할 때 불편하다는 평가가 ..

전자책 읽기의 여정

책에 대한 소장욕구는 종이책이 전자책으로 바뀌어도 왜 달라지지 않을까. 아마도 첫 시작은 메키아에서 팔았던 펭귄클래식으로 기억한다. 얼만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어쨌든 저렴하다는 생각에 덥석 질렀었다. 자리 안 차지해서 좋네, 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게 벌써 몇년전 일이고 다 읽었냐고 물으신다면 뻔뻔하게 '아니요'라고 대답하겠다. 그리고 거기에 핑계를 좀 덧붙이자면 메키아 어플은 정말 "거지같습니다!!! =____= " 양심이 있으면 업데이트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몇년짼데 개선이 없는 걸 보니 그냥 내가 포기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득일 듯 싶고. 어차피 많이 안 읽은 건 마찬가지지만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잘 질렀다고 생각한다. 오픈파트너라서 끊임없이 책이 업데이트되는데 현재까지 업데이트된 책은 176권이다...

솔직한 글의 미덕 『최초의 한입』

언제부터 분 열풍인지는 모르겠지만 또래 사이에, 혹은 블로그 서평에 마스다 미리라는 작가의 만화가 자주 언급됐다.그렇게 좋은가? 궁금은 했지만, 왠지 그림이 성의없어 보여서 (하하!) 보지는 않았는데,우연한 기회에 만화가 아니라 에세이로 마스다 미리의 작품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되었다. 최초의 한입 - 마스다 미리 지음, 이연희 옮김/라미엔느 우선은 아이디어가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추억 속 음식에 대한 이야기라.읽으면서는 좀 실망했는데, 그건 내용에 대한 실망은 아니었고 글의 스타일에 대한 실망이었다.아마도 만화를 먼저 봤다면 괜찮았겠지. 에세이스트라기 보다는 만화가이니까.문장이나 문단이 엉성해서, 문장 자체를 읽는 기쁨은 없는 편이었다.작가 혼자 삼천포에 빠졌다 돌아오기도 해서 정신없는 글도 있..

얼큰한 닭칼국수 국물이 땡길 때! 만재닭칼

날이 부쩍 추워졌다. 오늘은 유독 칼바람이 불어 어깨를 잔뜩 움추리고 다녔다. 이런 날은 따뜻한 국물이 끌리는 법이라 점심을 짬뽕으로 해결했는데 뭔가 좀 아쉽더라. 얼마전에 먹었던 닭칼국수 생각이 간절... 애인 P님 집 근처에 새로 개업한 닭칼국수 전문점에서 먹은 닭칼국수인데,베이스 국물이 닭한마리 먹을 때 같은 맑은 육수가 아니고, 닭개장이다. 정갈한 상차림.칼국수 밑반찬으로는 겉절이만 나오는 경우가 흔한데 피클이랑 샐러드가 함께 나와서 특이했다.수북하게 얹힌 닭고기.... 육해공 모든 꼬기 중에 닭꼬기를 제일 사랑하는 지라, 행복했지. 다만 걱정이 되는 게 있었다면, 매울까봐.매운 걸 못먹는 저주받은 혓바닥이라 (-_-) 걱정을 했는데, 딱 맛있는 정도로 얼큰했다. 옆테이블에 한 아줌마가 아이들을 ..

잘가요 마왕

마왕의 부재로 그의 노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었는지 알게되었다.이건 팬을 자처하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마찬가지다. 우리 또래 중 그의 노래를 스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정도. 그의 죽음이 마치 내 친구나 지인의 일, 나아가 나 자신의 일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런 영향때문이 아닐까. 마왕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내 나름의 방식으로.부디 편히 쉬시길. 명복을 빕니다.

리듬을 춰줘요

어렸을 때 댄싱퀸의 대명사였던 완선언니. 삼백안이란 이런 것이다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완선언니.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아마 눈이 무서워서? '니눈이 더 무섭다~'의 그녀이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그녀만큼 기억에 남는 댄스 가수도 드문 듯. 요새 방송에 나오는 거 보면 늙지도 않고... 중2때 소풍 갔다가 마침 무슨 라디오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왔길래 바로 코앞에서 봤었는데 피부가 백옥같다는 건 저런거구나, 라며 어린 나이에 수긍. 당시 매니저 아저씨는 달려드는 중 2 학생들을 퍽퍽 치며 -___-;; 길을 트는 무서운 사람이었던 게 기억에 생상하다. 갑자기 왜 완선 언니 얘기냐면, 간만에 노래방 데이트를 하던 중 '리듬속에 그 춤을'을 불렀더니 P님께서 노래를 모르시더라고? ㅎㅎ "현대 음률 ..

서예를 시작했다.

글씨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도서관 문화강좌를 찾아보니 당장 개강이 코앞이었다. 전화를 걸어 마감 여부를 묻고 재료 구입을 문의한 끝에 서예를 배우기 시작한 지 이제 3주째다. 첫 시간엔 예상대로 선긋기만 주구장창했고 두번째 시간엔 '가갸거겨~'를, 오늘은 '나냐너녀~'를 배웠다. 젊은 여선생은 숙제를 확인하곤 빈 화선지에 그날 연습할 글자를 주황색 포스트 물감으로 척척 써준다. 거침없는 붓질이 끝나면 정돈된 글씨가 나란히 남는다. 선생님이 써준 화선지를 옆에 두고 곁눈질을 쉴새 없이 해가며 나름의 정성을 들여 쓰지만, 나의 붓질은 부들부들 사시나무처럼 떨리고 종이 위에 남은 글씨는 먹물이 번져 얼룩덜룩하다. '찍고, 죽 내리고, 다시 찍고, 살살살~' '사과나무에 열매가 달리 듯..

두 권의 책

톨스토이의 어떻게 살 것인가저자레프 톨스토이 지음출판사소울메이트 | 2014-02-07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톨스토이가 인류에 전하는 인생의 지혜! ‘러시아 대지의 대작가’... 톨스토이가 정리한 금언집이다. 나는 톨스토이에 대해 아는 것이 밤톨만큼도 없었다. 그냥 유명한 책을 쓴 할아버지인 줄 알았지, 그가 어떤 사상 배경을 가지고 어떤 가치를 전파하는 사람인가에 대해 완전히 무지했다. 그러다가 'the Last Station(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라는 영화와 '스콧 니어링 자서전'을 통해 사상가 톨스토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이 금언집에는 여러 인용구가 적혀있는데, 출처의 범위는 광범위하지만 전하고자 하는 가치는 단순하다. 한 단어로 축약하라면 '사랑'이랄까.에픽테토스의 인용이 많은 것이 눈에 띄었..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