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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테리오스 폴립

새해의 독서는 만화로 시작했다. '만화'라고 해서 가볍게 여기실 분들이 이웃분들 중에 없으리라 믿지만 이 책은 물리적인 무게만큼이나 (크고 무겁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으며 글보다도 함축적이기 때문에 여러번 보아도 좋을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문자가 아닌 이미지 표현의 장점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책장을 차례로 넘겨가기 시작하다가 뒤늦게 앞뒤가 이해가 되어 책장을 서둘러 앞으로 넘겨 다시 읽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예를 들어 첫 장면에서 아스테리오스가 보고 있던 비디오 테이프. 책장을 가득 메운 날짜가 적힌 것의 실체는 뒤로 가야 드러나는데, 그 순간 갑자기 책 앞 부분이 오버랩 되면서 아스테리오스가 살아온 인생의 허무가 파도처럼 몰아치는 느낌을 받는다. (아,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구나!) 몇가지 키워..

읽지 못한 책에 대한 죄의식

혹시 우리가 책의 홍수 시대를 맞이하여 안타까워해야 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지능과 감수성을 발달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단순히 더 많은 책을 읽는 것보다는 오히려 몇 권의 책을 여러번 숙독하는 것임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아직 읽지 못한 책들에 대해서 죄의식을 느끼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아우구스티누스나 단테보다도 이미 더 많은 책을 읽었음을 그만 간과하고 있다. 즉 우리는 책을 얼마나 많이 소비하느냐가 아니라, 오히려 책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을 너무 무시하고 있다. , 알랭 드 보통, P.152 ~ P.153 읽지 못한 책들에 대해 죄의식을 갖지 않도록 하자. 근데 사실 같은 책을 여러번 읽지도 않잖아. 이건 죄의식을 가질 일인가? 어느새 올해 읽은 책 목록을 정리해야 ..

오늘의 스포츠관람

* XTM 라이벌전 2탄 한양대 vs 성균관대 나의 '오빠 (-_-)' 였던 마낙길 선수의 모교 성균관대를 응원하였다. 한때 '야생마'로 이름을 날렸던 마낙길 선수는 시방 이렇게... (사진출처 : 뉴시스) 후 to the 덕. 옆에 앉아계신 하종화 '오빠' 도 만만치 않다. 하종화씨 볼에 어찌나 살이 붙으셨는지 식사하실때 볼도 씹으시는거 아닌가 괜한 걱정;;; 내 지인들 대다수가 알고 있는 나의 과거... 마낙길 보겠다고 같은 소속팀 (현대) 선수인 하종화 선수 결혼식 찾아갔던 거 (마선수 안옴;;) 오늘의 경기는 라이벌전답게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1세트를 중반까지 이어진 기세를 이어 성대가 이겼으면 쉽게 갈수 있는 경기였는데 아쉽게 역전패하면서 고전하다 결국 세트스코어 3-2로 한대에 우승을 ..

두개의 콘서트 이야기

지난주에 본 콘서트 두 개에 대한 간단 메모 _ 20110624 '팔팔한 미스타리의 은밀한 외출' 팔팔한 미스타리 = 공장장 작년 이대공연에 이어 아쟈르의 소극장공연을 보러갔다. 원래 갈 생각이 없다가 갑자기 가게 되어서, 자리가 맨 뒤. 그래도 소극장이어서 아쉽지 않았다. 작년 이대공연을 다녀와서 아쉬웠던 점만 잔뜩 썼던 기억 이 있는데, 이번 공연은 그 아쉬움을 모조리 불식시킨, 내가 원한 그대로의 공연이었다. 신나는 노래와 차분한 노래를 섞어놓아서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해야했던 예전 공연들과 달리, 공연의 전반부는 앉아서 후반부는 서서 놀수 있게 진행되었는데, 그 구분이 좋았다. 세션의 수가 확 줄어서 보다 공장장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고 (바로 내가 제일 원하던 점이었다!!) 세네곡정도 직접 ..

월든 중 발췌문

야금야금 읽고 있다. 나는 박애 정신이 받아야 할 찬양을 조금이라도 깎아내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자신의 생애와 업적을 통하여 인류에게 축복을 가져왔던 모든 사람들을 공정하게 대접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사람에게서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그 사람의 정직성과 자비심이 아니다. 이것들은 식물로 말하면 줄기와 잎사귀 같은 것들이다. 푸르름이 시든 식물은 병든 사람의 차를 끓이는 것 같은 천한 용도에나 쓰이며 주로 엉터리 의사들의 애용품이 되어버린다. 나는 사람의 꽃과 열매를 원한다. 나는 사람에게서 어떤 향기 같은 것이 나에게로 풍겨오기를 바라며, 우리의 교제가 잘 익은 과일의 풍미를 띠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의 '착함'은 부분적이거나 일시적인 것이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끊임없이 흘러넘..

이소라, 네번째 봄

"여러분, 노래방에서 노래할 때나 어디서나 노래를 부를땐 정성스럽게 불러주세요." 자기 자신이 노래를 정성스럽게 부르는 사람일 때 다른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다. 작년 콘서트때 관객에게 저 대사를 보냈던 가수는 올해도 여전히 무대에서 한음한음 정성을 다해, 음악의 고저에 맞춰 몸을 휘청이며 노래를 불렀다. 최근 화제가 되었던 모 프로그램에서 보인 모습때문에 예상치 않게 뭇사람들의 질타를 받았던 그 가수는 노래를 쉬는 중간에 '죄송해요, 잘못했어요'라고 말했다. 그 사과의 한마디는 진심인 듯 했는데, 관객들은 그 지점에서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이 어쩐지 안도의 웃음 같았다. 무대위의 가수가 워낙 예민한 성격으로 유명해서 나도 공연직전까지 가수의 컨디션이 엉망인 것은 아닐까, 공연이 느닷없이 취소..

[고백] 미나토 카나에 ... 나는 나쁘지 않아

우선 이 책은 순전히 영화 때문에 읽게 되었다. 마츠 다카코의 팬인지라 (사실 가수인 마츠 다카코의 팬이다만) 이 영화에 마츠가 캐스팅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부터 무척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감독이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으로 우리나라에도 꽤 잘 알려진 사람이라 이 영화 역시 개봉을 하지 않을까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드디어 개봉일이 잡힌 것이다. 2월 17일. (나 왠지 홍보중?)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느냐,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읽느냐의 선택지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화를 먼저 보기를 선택할 것이다. 영화가 원작을 뛰어넘는 일은 드물기 때문이다. 다행히 나는 책의 영향을 그리 받지 않는 영화관객인지라, 그리고 감독인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이 원작의 색과는 상당히 차별화된 작품을 내놓을 거라 예상이..

20100819-20 제5회 이승환이 꿈꾸는 음악회

제목의 날짜를 보시면 알겠지만, 콘서트를 이틀 연속으로 보았다. 이승환 팬질 여러해 (아마 90년이후;; 줄곧;;) 했지만 같은 타이틀의 공연을 두번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음. 19일은 10집 전곡을 불러주기로 한 '목요일' 이어서 꼭 보고싶었고, 20일은 자리가 두번째 줄이라서 공장장을 좀 가까이서 보고 싶은 마음에 (허허 -ㅂ-;;;;) 포기할 수 없었다. 각각 다른 레퍼토리로 공연했기 때문에 이틀 공연은 완전 다르게 느껴졌고, 따라서 좋았다. 다만... 2번째줄에서 보니, 승환옹이 프롬프터 흘깃 거리는게 넘 노골적으로 보여서, 아니 저 사람이 프롬프터를 그렇게 사방에 배치해두고도 19일 공연에 가사를 씹었더란 말인가!! 라며 살짝 (비)웃어주게 되었다는... 히힛 :) 히트곡 보다는 숨은 곡들을 큐..

승환옹의 새앨범 [Dreamizer]

인생이 꾸질꾸질해지고 있는데 승환옹이 새앨범을 내주어 위안을 삼고 있다. 이 사람, 타이밍 좋다니께. (뭐 갖다붙이기 나름이지만) 실은 선공개했던 '이별기술자'가 그냥 그래서 기대 안하고 있었더랬다. 씨디 배송 오길 기다리며 음원으로 먼저 접한 느낌으로는, 항상 타이틀로 넣는 발라드곡의 느낌이 예전 앨범에 비해 강렬하지 않다는 거. (그래도 어느새 '반의 바안~' 하며 흥얼거린다만) 9집 [Hwantastic 9] 의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손' '울다' 등이 그의 슬픔을 절절히 녹여냈던 것에 비하면, 이번 앨범은 전체적으로 '슬픈' 분위기의 곡이 확실히 적다. 적은 정도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이 난다. 확실히 신나고('롹스타되기' '단독전쟁' '개미혁명'...), 말랑하고 ('이별기술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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