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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클립 반복해서 보기

이번 주 내내 유튜브에서 뮤지컬 클립을 반복해서 봤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한지상. 작년 5월 충무아트홀에서 P와 '프랑켄슈타인'을 봤다. 외국 소설을 원작으로 국내에서 창작한 뮤지컬인데, 우리나라의 뮤지컬 역량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달까. 수입 뮤지컬 부럽지 않았다. 곡들도 좋았고. 내가 봤던 캐스팅은 이건명 빅터/ 한지상 앙리(괴물). 요새 한지상씨의 티비 출연이 잦은데 일단 주말극에서 이미숙 아들 역으로 고정출연 중이고 불후의 명곡에도 자주 나오는 걸로 안다. 엄마가 모든 드라마를 섭렵하시는 고로 간혹 같이 보는 경우가 있는데, 한지상 나올 때는 꼭 거든다. "엄마, 저 사람 원래 뮤지컬 배우야. 노래 진짜 잘해." 노래 실력도 실력이지만 음색이 매력적이다. 무대에서 연기할 때 들으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2014) My Love, Dont Cross That River 8.9감독진모영출연조병만, 강계열정보다큐멘터리 | 한국 | 85 분 | 2014-11-27 글쓴이 평점 부모님을 모시고 온 가족이 함께 영화를 보았다. 조용히 인기몰이 중이라더니 과연 극장안이 사람들로 빼곡했다. 영화 초반부터 눈물바람이라기에 걱정이 됐다. 휴지 챙기는 것을 잊은 것이다. 이러다 눈물보가 터지면 큰일이다 싶었다. 하지만 나는 영화를 보며 예상 외로 참 많이 웃었다. 할아버지의 장난끼에 시종일관 미소를 짓게 되었다. 낙엽이 쌓이면 낙엽을 뿌리고, 눈이 쌓이면 눈을 뭉치고, 물가에 가면 퐁당 돌을 던지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아니, 왜 이래요' 라며 성내듯 말해도 은근히 묻어나는 웃음기에 덩달아 ..

내일을 위한 시간

내일을 위한 시간 (2015) Two Days, One Night 8.3감독장-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출연마리옹 꼬띠아르, 파브리지오 롱지온, 필리 그로인, 시몬 코드리, 카트린 살레정보드라마 | 벨기에 | 95 분 | 2015-01-01 글쓴이 평점 새해 첫 영화. 다르덴 형제 영화 중에는 두번째인 듯 하다. 처음 봤던 게 '로나의 침묵' 이었던가.음악이 거의 흐르지 않는 영화다.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에도, 음악이 흐르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산드라가 말한 '행복'을 머릿속으로 계속 곱씹어보게 되었다. 어쩌면 절망스러울 수도 있는 상황에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 바로 그 이유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내가 산드라였다면.영화를 보고 나오자 P가 질문했다. 네르씨라면 어떻..

가죽 노트 커버 자작기

얼마전 P와 함께 가죽 노트 커버를 직접 만들었는데, 오늘은 그 후기를 간단히(가 아닐지도) 남겨볼까 합니다. √ 계기 2014년에 아이코닉에서 나온 플래너를 수첩으로 썼는데, 2015년에도 같은 걸 쓸까 하다가 할리스에서 주는 다이어리가 괜찮아 보여서 실물을 보러 갔었습니다. 그런데, P가 마음에 별로 안든다고.미도리나 탄조도 기웃거려봤는데 가격이 너무 부담돼서...원;; 네이버 모 카페에서 가죽 노트 커버를 자작해서 쓰는 분들의 글을 보고, '그럼 우리도 한번' 이라고 마음 먹은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 참고한 것들 - 미도리 트래블러스 노트 (밴딩 고무줄 매듭이 뒷면에 있어서 필기할 때 거슬린다는 평가가 있었음)- 탄조 (노트 고정하는 고무줄 매듭이 중앙에 있어서 역시 필기할 때 불편하다는 평가가 ..

전자책 읽기의 여정

책에 대한 소장욕구는 종이책이 전자책으로 바뀌어도 왜 달라지지 않을까. 아마도 첫 시작은 메키아에서 팔았던 펭귄클래식으로 기억한다. 얼만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어쨌든 저렴하다는 생각에 덥석 질렀었다. 자리 안 차지해서 좋네, 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게 벌써 몇년전 일이고 다 읽었냐고 물으신다면 뻔뻔하게 '아니요'라고 대답하겠다. 그리고 거기에 핑계를 좀 덧붙이자면 메키아 어플은 정말 "거지같습니다!!! =____= " 양심이 있으면 업데이트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몇년짼데 개선이 없는 걸 보니 그냥 내가 포기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득일 듯 싶고. 어차피 많이 안 읽은 건 마찬가지지만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잘 질렀다고 생각한다. 오픈파트너라서 끊임없이 책이 업데이트되는데 현재까지 업데이트된 책은 176권이다...

솔직한 글의 미덕 『최초의 한입』

언제부터 분 열풍인지는 모르겠지만 또래 사이에, 혹은 블로그 서평에 마스다 미리라는 작가의 만화가 자주 언급됐다.그렇게 좋은가? 궁금은 했지만, 왠지 그림이 성의없어 보여서 (하하!) 보지는 않았는데,우연한 기회에 만화가 아니라 에세이로 마스다 미리의 작품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되었다. 최초의 한입 - 마스다 미리 지음, 이연희 옮김/라미엔느 우선은 아이디어가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추억 속 음식에 대한 이야기라.읽으면서는 좀 실망했는데, 그건 내용에 대한 실망은 아니었고 글의 스타일에 대한 실망이었다.아마도 만화를 먼저 봤다면 괜찮았겠지. 에세이스트라기 보다는 만화가이니까.문장이나 문단이 엉성해서, 문장 자체를 읽는 기쁨은 없는 편이었다.작가 혼자 삼천포에 빠졌다 돌아오기도 해서 정신없는 글도 있..

얼큰한 닭칼국수 국물이 땡길 때! 만재닭칼

날이 부쩍 추워졌다. 오늘은 유독 칼바람이 불어 어깨를 잔뜩 움추리고 다녔다. 이런 날은 따뜻한 국물이 끌리는 법이라 점심을 짬뽕으로 해결했는데 뭔가 좀 아쉽더라. 얼마전에 먹었던 닭칼국수 생각이 간절... 애인 P님 집 근처에 새로 개업한 닭칼국수 전문점에서 먹은 닭칼국수인데,베이스 국물이 닭한마리 먹을 때 같은 맑은 육수가 아니고, 닭개장이다. 정갈한 상차림.칼국수 밑반찬으로는 겉절이만 나오는 경우가 흔한데 피클이랑 샐러드가 함께 나와서 특이했다.수북하게 얹힌 닭고기.... 육해공 모든 꼬기 중에 닭꼬기를 제일 사랑하는 지라, 행복했지. 다만 걱정이 되는 게 있었다면, 매울까봐.매운 걸 못먹는 저주받은 혓바닥이라 (-_-) 걱정을 했는데, 딱 맛있는 정도로 얼큰했다. 옆테이블에 한 아줌마가 아이들을 ..

잘가요 마왕

마왕의 부재로 그의 노래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었는지 알게되었다.이건 팬을 자처하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마찬가지다. 우리 또래 중 그의 노래를 스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정도. 그의 죽음이 마치 내 친구나 지인의 일, 나아가 나 자신의 일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런 영향때문이 아닐까. 마왕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내 나름의 방식으로.부디 편히 쉬시길. 명복을 빕니다.

기분이 이상하다,

라고 지난 포스팅의 마지막 문장을 끝맺었다.지금은 그때보다 더 기분이 이상하다. 가장 최근 포스팅 두 개에서 연거푸 외할머니 이야기를 적었고, 이 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글 이후에 또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적게 될지는, 알 수 없다. 9월 22일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음력으로 1918년 1월에 집안의 맏이로 태어났다. 시집 가서는 시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고 한다. 동네에서 젤로 예뻤기 때문이다. 슬하에 네 남매를 두었고, 그 중 셋째가 우리 엄마다. 고향도 그곳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할머니가 남편을 잃고 홀로 자녀들을 길러낸 곳은 목포에서도 배를 타고 한참 들어가는 장산도였다. 할머니는 유난히 꼼꼼한 일처리 탓에 밭일은 남들보다 느린 편이었다고 한다. 막내 시누였는지, 동네 이웃이..

잡담 2014.10.02

또, 할머니 이야기

지난 주 목요일쯤이었다. 우리 엄마가 줄줄이 보는 아침드라마 시리즈 '모두 다 김치' '청담동 스캔들 '순금의 땅' 중 '순금의 땅'에서 순금이의 엄마가 죽었다. 백혈병인가 뭐 그런거. 나는 전날 늦게 잠든 탓에 늦잠을 거하게 자고 '순금의 땅'이 끝날 때 쯤 방에서 기어나와 할머니에게 아침 인사를 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손을 덥석 잡고 흔들며. 평소에는 "오냐, 너도 잘 잤냐" 로 대꾸하던 할머니였는데 그날 따라 '저그 테레비에서 젊은 사람이 죽었어. 육십도 안된거 같은데. 부럽다'라고 말씀하셔서 나를 놀래켰다. 타인의 죽음이 부러운 노년의 하루. 가슴에서 쿵 하는 소리가 울렸다. 일주일 동안 누굴 만나건 할머니를 화제로 얘기했다. 할머니가 하루 동안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고, 이왕이면 할머니..

잡담 2014.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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