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 엄마가 할머니의 몸무게를 쟀다. 31.8kg. 딱 봐도 뼈와 거죽뿐인 할머니의 몸은 그야말로 깃털 같다. 올해 할머니의 몸 여기저기에 이상이 발견됐다. 외가에 계실 땐 별 얘기 없었는데 거처를 작은 이모 댁으로 옮기신 후에 자꾸 아프다셔서 이모부가 병원에 모시고 갔더니 눈도 뱃속의 장기도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하지만 의사는 수술을 권하지 않았다. 몸에 기력이 없으셔서 자칫 수술을 했다간 오히려 돌아가실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지금 우리집에 머무시는 동안 할머니는 내내 소파에 누워계신다. TV가 켜져 있으면 TV를 보고, 안 켜져 있으면 주무시거나 그냥 누워계신다. 나는 눈도 침침하고 몸에도 힘이 없어서 마냥 누워 있어야 하는 24시간이란 어떤 것일까 궁금하다. 가끔 할머니에게 집밖으로 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