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39

210426

- 윤여정 배우가 아카데미에서 상을 탔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의 그의 수상수감을 기대했을 것 같은데, 역시나 인상적인 소감을 남겨주었다. 다른 후보들보다 자기가 운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지만, 그의 아들들에게 말한 것처럼 열심히 일해왔기에 그런 운도 결국엔 결과로서 따랐을 것이다. 백스테이지에서 남긴 소감도 너무나 인상깊은 것들이 많았다. T와 우린 저런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겠지, 일단 열심히 살지를 않았고...라는 대화를 나눴다. ㅎㅎ - 창덕궁 음악회에 고영열이 나온다고 하여 티켓팅을 했는데. 아무래도 이번 달에 티켓팅 신이 나를 돌봐주고 있는가보다. 지난 주 다녀온 이승환 돌발콘도 84명만 예매 가능해서 설마 되겠어, 라는 마음으로 티켓팅하다가 자리를 잡았고, 오늘 창덕궁 음악회는 정원 50명인 무..

잡담 2021.04.26

추석 소묘

우리 집안은 추석에 차례를 세번씩 지냈다. 위 아래 당숙 두 분이 외아들이신 고로, 울 아부지 형제가 당숙들 차례도 같이 지냈기 때문이다. 동선은 자양동-둔촌동-불광동 이다가, 퇴계원-이문동-도화동 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차례는 각자 따로 지내는데 차례 지내고 난 뒤에 우리 집에 모여서 점심을 드시곤 한다. 왜 넓지도 않은 우리 집에 모여서 회포를 푸시는지는 의문.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숙부님네(울 아부지와 친 형제인) 식구들만 우리집에 오셨다. 차례를 지내고 오늘 근무 당번인 아부지는 일터로 서둘러 떠나시고 남은 식구들끼리 이 얘기 저 얘기 하는데, 숙부님의 영혼론(?) 때문에 잠시 재미있었다. 생각보다 굉장히 과격(?)해서, 아니 지금까지 차례를 어떻게 지내오신 건가 싶었던 것이다. 무덤도 부질없고, ..

잡담 2020.10.01

백야를 반복해서 듣다

https://youtu.be/QjNb2J9TH6E 어제 자려고 누워 있는데 J에게서 카톡이 왔다. 박원의 키스더라디오에서 환옹의 앨범 '폴투플라이 후'를 전곡 틀어주고 있다고. 아, 듣고 자야겠다, 하고 바로 KBS 라디오 어플을 켰다. (이제 라디오도 어플로 듣는 것이 더 익숙...) 다행히 첫 트랙부터 안 놓치고 다 들을 수 있었다. 디제이 박원씨가 이 방송을 준비하며 인터뷰 기사등도 새삼 다시 읽어보았다며, 환옹 특유의 가사와 음향에 대한 집착과 고집, 그리고 TV '놀면뭐하니'에서 부른 '백야' 무대등을 짚어주어서 고마웠다. 여자가수들 노래만 반복해서 듣던 자신이 '백야'를 반복해서 들었다는 부분에서 피식 웃었다. '폴투플라이 후'가 공개되었을 때 '백야'가 왜 타이틀이 아닌지 의아했다. 그 정..

잡담 2020.04.13

코로나 19 사태를 바라보며

처음에는 잘 수습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대구를 중심으로 모 종교집회 참석자들이 매개가 되어 폭발적으로 감염자 수가 급증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이제는 여러 가지 걱정이 싹튼다. 다니던 수영교실도 연기하는 것이 좋겠다 싶고. 감염자 수의 급증과 함께 불안도 날로 커지는데, 4월에 총선을 앞두고 있는 탓인지는 몰라도 이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모습들이 보이면 눈살이 절로 찌푸려진다. 페친이 페이스북에 "전염병에 무슨 피해자와 가해자가 있나. 협조자와 비협조자가 있을 뿐"이라는 말을 남겼다. 공감한다. 좀더 냉정하게 사태를 바라보고 더 이상 전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협조자가 되는 것이 나와 가족, 나아가 사회의 건강을 회복하는 길일 것이다. 이럴 때,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것도 중요하겠다. 대한감염학회의 권..

잡담 2020.02.23

어머니는 미역국 두 냄비를 끓였다

10년을 넘게 살았어도 동네친구 하나 없는 나와 달리 엄마에겐 친한 동네친구가 몇 있다. 그 중 비교적 최근에 생긴 관계가 캣맘 동지 양양이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 길냥이 밥을 챙겨주다가 어느날 마주쳤는데 엄마가 아파트 단지 안에서 밥을 준지 오래됐다는 걸 알자 양양은 아파트 단지 밖을 돌보기로 했단다. 양양이 주는 사료를 냥이들이 더 좋아하는 거 같아서 브랜드를 물었더니,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던 양양은 우리집으로 사료를 배달시켰다. 송장에 “착한이모”라고 적혀 있었다. 양양은 우리와 한 동에 산다. 한국말을 아주 능숙하게 하는 중국인이다. 남편도 한국어를 잘 한다고. 장사를 한다고 들었다. 울 신여사님을 만났을 무렵에 이미 배가 상당히 불러있었는데 예정일이 이번달이라고 했다. 출산을 도우려고 친정 어머..

잡담 2019.11.23

기분이 이상하다,

라고 지난 포스팅의 마지막 문장을 끝맺었다.지금은 그때보다 더 기분이 이상하다. 가장 최근 포스팅 두 개에서 연거푸 외할머니 이야기를 적었고, 이 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글 이후에 또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적게 될지는, 알 수 없다. 9월 22일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음력으로 1918년 1월에 집안의 맏이로 태어났다. 시집 가서는 시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고 한다. 동네에서 젤로 예뻤기 때문이다. 슬하에 네 남매를 두었고, 그 중 셋째가 우리 엄마다. 고향도 그곳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할머니가 남편을 잃고 홀로 자녀들을 길러낸 곳은 목포에서도 배를 타고 한참 들어가는 장산도였다. 할머니는 유난히 꼼꼼한 일처리 탓에 밭일은 남들보다 느린 편이었다고 한다. 막내 시누였는지, 동네 이웃이..

잡담 2014.10.02

또, 할머니 이야기

지난 주 목요일쯤이었다. 우리 엄마가 줄줄이 보는 아침드라마 시리즈 '모두 다 김치' '청담동 스캔들 '순금의 땅' 중 '순금의 땅'에서 순금이의 엄마가 죽었다. 백혈병인가 뭐 그런거. 나는 전날 늦게 잠든 탓에 늦잠을 거하게 자고 '순금의 땅'이 끝날 때 쯤 방에서 기어나와 할머니에게 아침 인사를 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손을 덥석 잡고 흔들며. 평소에는 "오냐, 너도 잘 잤냐" 로 대꾸하던 할머니였는데 그날 따라 '저그 테레비에서 젊은 사람이 죽었어. 육십도 안된거 같은데. 부럽다'라고 말씀하셔서 나를 놀래켰다. 타인의 죽음이 부러운 노년의 하루. 가슴에서 쿵 하는 소리가 울렸다. 일주일 동안 누굴 만나건 할머니를 화제로 얘기했다. 할머니가 하루 동안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고, 이왕이면 할머니..

잡담 2014.08.27

할머니와 지내는 나날

오늘 낮, 엄마가 할머니의 몸무게를 쟀다. 31.8kg. 딱 봐도 뼈와 거죽뿐인 할머니의 몸은 그야말로 깃털 같다. 올해 할머니의 몸 여기저기에 이상이 발견됐다. 외가에 계실 땐 별 얘기 없었는데 거처를 작은 이모 댁으로 옮기신 후에 자꾸 아프다셔서 이모부가 병원에 모시고 갔더니 눈도 뱃속의 장기도 수술이 필요한 상태였다. 하지만 의사는 수술을 권하지 않았다. 몸에 기력이 없으셔서 자칫 수술을 했다간 오히려 돌아가실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지금 우리집에 머무시는 동안 할머니는 내내 소파에 누워계신다. TV가 켜져 있으면 TV를 보고, 안 켜져 있으면 주무시거나 그냥 누워계신다. 나는 눈도 침침하고 몸에도 힘이 없어서 마냥 누워 있어야 하는 24시간이란 어떤 것일까 궁금하다. 가끔 할머니에게 집밖으로 나가..

잡담 2014.08.20

잡담

*며칠동안 밤마다 잠을 설쳤다. 더위 때문이었다. 여태 안 꺼냈던 선풍기도 틀어봤지만 별 소용없었다. 늦게 잠들었는데, 새벽엔 엄마가 과일을 갈아서 그 소리에 깼다. 깨다 자다를 반복하고 나서 잔 것도 아니고 안 잔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기가 일쑤. 너무 지치다 어제는 그나마 달게 잤다. 날이 좀 서늘해졌다고 바로 티가 나네. 몸이 지칠 대로 지친 탓도 있겠지만. *아이폰 3gs를 탈옥하고 일본 라디오를 틈틈히 듣기 시작. 일어 까먹을까봐서. 츠마부키 사토시가 3분기 드라마에 캐스팅한 걸 드라마 시작 전에 마침 알게 되어 1화를 봤다.제목은 '젊은이들 2014'인데 예전 드라마 리메이크라 그런지 몰라도 드라마가 굉장히 구식이다. 배경의 문제가 아니라 인물 설정이나 기타 정서의 문제인 듯...

잡담 2014.07.13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