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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아테네올림픽 여자핸드폴 결승전이 있던 날, 대학선후배들이 모여 야구를 보았다. 야구가 끝난후 후배 둘과 의기투합하여 맥주 한잔 하며 결승전을 보려고 호프집엘 갔다. 애틀랜타 올림픽 결승때 올림픽 3연패가 물거품이 되는 것을 눈물로 지켜보았었다. 그냥 눈물을 훔치는 정도가 아니라 꺽꺽 목놓아 울었기때문에 "누가 죽었냐!" 라며 엄마에게 핀잔도 무지 들었더랬다. 아테네에서의 결승전에서는 하필 '그때 그' 덴마크랑 붙게 되었으니 기왕이면 속시원하게 이겨주길 바랐는데, 몇번의 연장전을 거쳐 결국 패했을 땐, 마음이 너무 아팠는지 주위의 시선때문인지 눈물도 나지않았다.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흔히 그러는데, 아테네에서의 경기가 특히 그 말에 잘 어울렸던 승부였던 것 같다. 척박한 핸드볼 환경을 보아도, 선..

도리스 레싱 '다섯째 아이'

모닝365에서 연말에 10000포인트의 마일리지를 주는 행사가 있었는데, 그걸 이용해 책 2권을 구입했었다. 주문이 밀려있었는지 책 재고를 제대로 확보를 못했는지 구체적인 이유가 알 수가 없지만, 느려터진 배송을 감내하며 손에 넣었던 두 권의 책은 모두 도리스 레싱의 책이었다. '다섯째 아이'와 '런던 스케치' 도리스 레싱을 구입한 이유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작품을 읽어보고자 했던 것이 전부다. 허울만 좋은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이야기는, 여러 차례 가족에게 갑갑함을 느껴왔던 나에게도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 다만 해리엇과 데이빗이 처음에 가졌던 이상적인 가족관이 꼭 나쁘다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그들은 그들이 꾸려나갈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았다. 문제는 거기서부..

마츠 다카코 '時の舟’

今日も松の歌を聞きながら仕事をしましょう~。:) 드라마 '도망자'의 주제곡으로 쓰인 '시간의 배'라는 노래다. 그전까지 마츠의 노래는 그저 귀엽기만 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노래를 듣고 '가수' 마츠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내가 처음으로 샀던 앨범[僕らがいた]에도 수록된 곡. 이 앨범을 시작으로 마츠의 앨범을 모으기 시작했는데, 북오프가 눈에 띌때마다 들어가서 뒤진 결과, 라이브와 베스트를 제외한 정규앨범를 전부 모을 수 있었다 :) 내 일본 생활을 뿌듯하게 만들어주는 것 중에 하나.^^ 현재까지 발표된 마츠의 노래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즐감!

마츠 다카코 'ほんとの気持ち’

마츠 얘기 나온 김에. '가수' 마츠의 노래중에 무척 좋아하는 노래. 코러스로 깔리는 오다 카즈마사 아저씨와의 앙상블이 좋다. 일본 가 있는 동안 오다 카즈마사 아저씨가 주제곡을 맡은 드라마가 두개나 방영됐었는데, 주제곡을 들을때마다 '어떻게 아저씨의 목소리가 이리 맑을수가!!!'라며 감탄에 감탄을 거듭했었다. 역시 베스트 앨범을 사왔어야 했는데, 아쉽다. 마츠 얘기하다가 오다 아저씨 얘기로 새버리고 -_-;; 하여튼 ... 마츠 노래중 내가 뽑는 베스트5에 드는 노래. PV도 맘에 들고.

마츠 다카코 papyrus vol. 15 07/12

일본 여배우 중에 누가 제일 좋으냐고 묻는다면 언제나 마츠 다카코라고 대답한다. 노래와 연기 모두 열심히 하는 모습도 좋고, 무엇보다 외모에서 풍기는 낙천적인 분위기가 맘에 든다. '러브 제너레이션'의 마지막 장면에서 "난 귀여운 할머니가 될거야" 라고 외치던 그녀의 표정도 참 좋았었다. 일본에서 들춰봤던 잡지 중에 [PAPYRUS]라는 잡지가 있는데 대중문화 인물들의 대담이나 낯익은 이름의 소설가들의 연재가 실려 있어서 유심히 보았었다. 격월로 발행되는데 지난 12월에 발행된 15호에서 마츠의 이름을 발견하고 샀다. '배우' 마츠 다카코가 아닌, 97년 데뷔앨범 발매 이후 10주년을 맞는 '가수' 마츠 다카코의 인터뷰와 동료음악인과의 대담이 실려있다. 내용을 소개하고 싶지만 아직 그만한 깜냥이 안되어 ..

愛がなんだー角田光代

가쿠다 미츠요(角田光代)의 이 소설은 [공중 정원] [핑크 버스] [키드냅 투어] 이후 네번째 접한 건데, 읽다가 책을 집어던지고 싶은 욕망이 불끈불끈 솟았지만 일단 끝까지 읽었다. (번역서도 나와 있다. [사랑이 뭘까]) 모든 책을 원서로만 접했기 때문에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성질을 내고 있는 걸꺼라고 애써 정당화해보기도 했지만, 사실 모르는 단어가 뜨문뜨문 있어도 대강의 내용은 이해가 가는 법이니, 그냥 속시원하게 내 느낌을 내뱉어보자면 "정말 이 책 짜증난다!" 이 책이 짜증나는 이유는 단적으로 말해서 짝사랑의 찌질한 모습을 몽땅 모아놓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테루짱은 남자 하나때문에 직장에서 잘릴 정도로 스스로의 생활이 뒤죽박죽이 되는 것도 개의치않고 맹목적인 짝사랑에 매달리고 있는 여자다..

눈물이 주룩주룩 (涙そうそう)

당연빠따 사토시군때문에 본 영화. 사토시군은 이 영화에서 힘든 환경에서도 웃음을 잃지않는 캐릭터를 맡았는데, 정말 신파에 어울리는 캐릭터가 아닐수가 없다. -_-;; 영화 제목 그대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영화인 만큼 (게다가 잘 울어대는 네르인 만큼) 마지막에 눈물 좀 떨구었다. 영화 자체로 보자면, 스토리도 구성도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숱하게 보던 거라 실망스러웠고, 왠만하면 사토시군 주연 영화 중 맘에 드는 작품은 dvd로 갖추는 중인데 이 작품은 "탈락" 되시겠다. 뭐 어쨌든 사토시군은 이쁘게 나온다. 녀석.

바벨

이 영화가 보고 싶었다기 보다는 점심 약속과 저녁 약속 사이에 할 일이 없었기때문에 킬링 타임용으로 보게 되었다. 물론, 바벨과 같은 영화는 킬링 타임용으로는 매우 부적절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시간이 맞는게 얘밖에 없어서. 바벨은 그 제목에서부터 아주 강하게 소통부재의 문제를 소재로 하고 있음을 내비치는데, 영화를 보기 전에 예상했던 대로 아주 갑갑한 심정이 되어버렸다. 미국/멕시코/모로코/일본의 네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그 이야기 속에는 정말 복장터지는 상황이 가득하다. 신은 하늘에 도전하여 바벨탑을 쌓는 인간을 벌하고자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혼돈과 단절을 만들었다. 사실 혼돈과 단절의 원인이 비단 언어의 차이때문만은 아니다.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갑갑했던 부분은 앰뷸런스를 애타..

미스 리틀 선샤인 Little Miss Sunshine

참말로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폭소를 터뜨리며 영화를 보았다. 얼마나 웃었는지 막 눈물이 찔끔찔끔 나왔다. 울었던 건지 웃었던 건지 모를 정도로. 억지스럽게 유발된 웃음이 아니었기 때문에 웃고 난 후에도 참 개운함을 느꼈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했다. 세상사 살아가는 희노애락을 가장 잘 공유해줄 수 있는 사람들, 바로 가족이겠지. (뭐 물론 아닌 경우도 있을테지만) 싸우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하지만 좋으나 싫으나 한 버스를 밀고 나가야 하는 사람들. 아웅다웅하는 모습이 어딘가 낯익고 정겹고 귀여웁다. 제일 귀여운 인물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깜찍한 올리브를 꼽겠지만 나는 드웨인. 그리고 한명 더 꼽으라면 프랭크 삼촌. 이 영화의 완소 커플이다. 두 사람이..

허니와 클로버

To make a prairie it takes a clover and one bee. 초원을 만들고 싶으면 클로버 한잎과 꿀벌 한마리면 돼요. - 에밀리 디킨슨 드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소리를 칠때 다케모토는 주저하지 않고 '청춘 최고' 라고 소리쳤다. '청춘'에 빠져있는 사람은 청춘이 최고라고 잘 말하지 않던데 .. 흔히들 빨리 안정적인 30대가 되었으면 좋겠어 등등의 바람을 말하면서 청춘의 불안을 버거워하지않던가-? 다케모토는 정말 순수하게 젊구나. 그 순간, 다케모토가 멋지게 느껴졌다. 저런 부러운 청춘이라니. "허니와 클로버" 의 젊음들이 반짝이는 이유를 세가지로 요약하자면, 열정, 용기, 솔직. 생각해보면 이제껏 내가 가져보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시간동안 한껏 부러워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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