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애호가적 생활

愛がなんだー角田光代

Zigeuner 2008. 1. 22.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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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쿠다 미츠요(角田光代)의 이 소설은 [공중 정원] [핑크 버스] [키드냅 투어] 이후 네번째 접한 건데,
읽다가 책을 집어던지고 싶은 욕망이 불끈불끈 솟았지만 일단 끝까지 읽었다. (번역서도 나와 있다. [사랑이 뭘까])
모든 책을 원서로만 접했기 때문에 내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성질을 내고 있는 걸꺼라고 애써 정당화해보기도 했지만,
사실 모르는 단어가 뜨문뜨문 있어도 대강의 내용은 이해가 가는 법이니,
그냥 속시원하게 내 느낌을 내뱉어보자면 "정말 이 책 짜증난다!"

이 책이 짜증나는 이유는 단적으로 말해서 짝사랑의 찌질한 모습을 몽땅 모아놓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테루짱은 남자 하나때문에 직장에서 잘릴 정도로 스스로의 생활이 뒤죽박죽이 되는 것도 개의치않고
맹목적인 짝사랑에 매달리고 있는 여자다. 그녀가 보여주는 짝사랑 행각들은 순애보라고 하기엔 어이없고,
스토커라고 하기엔 그다지 폭력적이지 않으며 오히려 스스로 상처받고 있는 꼴이 "찌질하다" 는 말이 딱 어울린다.

그녀의 생활이 짝사랑으로 인해 어떻게 무너져 가는지,
특히 직장생활에서 어떤 꼴불견을 보이는지에 대한 묘사에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는데,
이는 그녀가 내 직장동료라면...이라는 가정을 무심결에 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너무 빨리 직장인 모드를 가동시킨 나로서는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을지도.
그 외에 그 대상남에게 보이는 갖가지 모습들은 짜증나는 한편으로 연민도 동시에 느꼈는데,
상대방의 행동 하나하나에 영향을 받는 그녀에게서 예전의 내 모습을 일부 발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그녀가 결국 그 대단하고 미련한 짝사랑을 아프게 겪고 난 후 훌훌 털고 나아진 모습이 되길
책장을 넘기는 매 순간마다 간절히 원했건만, 미츠요 작가님은 그녀를 미련한 그대로 남겨두고는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버리고 말았다.
거 참.
미츠요 작가님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어쩜 이렇게 속마음과 다르게 행동하시는지,
구질구질하다가도 불쌍했다가 또 다시 구질구질한 마음이 되어버려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내가 산 문고본 표지. 표지는 이뿌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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