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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48

삶을 사랑하기에 좋은 곳, 셰익스피어&컴퍼니

시간이 멈춰선 파리의 고서점 셰익스피어 & 컴퍼니저자제레미 머서 지음출판사시공사(단행본) | 2008-01-28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공산주의자, 삼류시인, 범죄자에게 쫓기는 기자 센 강변의 낡은 ... 삶을 사랑하기 좋은 곳, 바로 그 고서점을 스쳐간 관광객 중에는 나도 있었다. 2011년 5월의 빠리는 아름다웠지만, 그래서 외로운 장소이기도 했다. 루브르를 가득 채운 이국의 유적을 구경하는 일은 즐겁지 않았다. 그들이 약탈자임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증거였다. 모나리자 앞에만 빼곡한 관광객들 물결도 지겨웠다. 동행의 어리광에도 지쳤다. 식사를 하러 들른 레스토랑의 종업원들은 외국 손님들에게 무관심한 편이어서 (관광객 호객을 아주 잘 하던 생미셸의 어느 가게는 제외) 불어 한 마디 못하는 소심한 여행자..

유심히 살피고 최선의 일을

하지만 이 사실을 명심하십시오. 사회 내의 권력 가진 사람들은 이 모든 것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배울 수 있고 지난번에 잘 안 통했던 것을 더욱 가다듬어 다음번에는 통하게 할 수 있습니다. 또 그들은 다른 전략을 구사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풍부하게 갖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 쪽 사람들은 잘 잊어버린다는 겁니다. 운동을 조직하는 데에는 기술이 필요한데 그게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시위, 항의편지 쓰기, 모금 활동 등을 조직하는 데에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 기술이 사람의 이동과 함께 사라져버리는 겁니다. 이런 일이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그 일을 최초로 한 사람들은 열심히 일하여 요령을 터득하지만 그 후에 탈진하여 그만 다른 일로 넘어가 버리고 맙니다..

그리스인 조르바

그리스인 조르바저자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출판사열린책들 | 2009-12-2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그리스인 조르바]는 카잔차키스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 준 작... 네이버에서 연재하는 '지식인의 서재' 한켠에 보면 지금까지 참여한 명사들에게 추천을 많이 받은 책 TOP 10을 추려놓았다. 그 중 5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리스인 조르바]. 언제고 한번은 읽어봐야지 하고 사두고서는 늘 시작을 못하고 있었다. 책의 두께 때문이었을까? 아마 그럴지도 모르겠다. 작가에 대한 지식 없이 책을 읽다가 책에 붓다에 대한 언급이 많아 굉장히 놀랐다. 읽기를 중단하고 작가 약력을 잠시 훑었다. 아니나 다를까 작가는 불교에 깊이 심취하였고, [붓다]라는 책을 쓰기까지 했다. 조르바가 '책벌레' 혹은 '펜대 운전..

부조리의 시대에서 행복하게 살기

행복할 권리저자마이클 폴리 지음출판사어크로스 | 2011-04-25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한 이들을 위해 생각의 지도를 제시하다... M님 블로그에서 인용된 글들을 읽고 마음에 들어 읽기 시작했다. 좋은 책이었다. 마이클 폴리가 지적한 현대인의 심리가 너무 이해가고 공감이 가더라. 현대인의 심리란, 국적 불문 연령 불문인가 보다. 이 책을 요약하려고 찬찬히 생각해 보니 제일 처음 떠오르는 단어는 '책임 회피'이다. 현대인들은 책임을 회피하고, 모든 사태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며, 본인을 희생자의 위치에 놓으려한다. 그리고 한편으로 자기의 권리는 주장한다. 이 말은 마치 자기를 너무 아끼고 과보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달리 말하면 자기 자신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보인..

제임스 미치너 '소설'

소설(페이퍼북)저자제임스 미치너 지음출판사열린책들 | 2006-02-25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작가, 편집자, 비평가, 독자 등 네 명의 화자를 통해 소설의 ... (제일 오른쪽은 예전 판형, 현재는 왼쪽 처럼 상/하권으로 나온다.한 권으로 나오는 게 좋은데 쩝.) 제임스 미치너의 '소설'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읽었다. 모처럼 즐거운 소설 독서였다. 등장하는 주요 인물 4명이 하나의 장의 화자로 등장한다. 작가 루카스 요더, 편집자 이본 마멜, 비평가 칼 스트라이버트, 독자 제인 갈런드. 각 장의 분량이 그 중요도와 관계가 있다면, 분량상 눈에 띄는 두명은 작가 루카스 요더와 비평가 칼 스트라이버트이다. 이 둘은 같은 배경을 공유하고 있지만, 문학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 이본 마멜과 제인 갈런드 역시 각자 ..

밥벌이의 지겨움

김훈의 수필이 좋다는 얘기는 들은지가 오래되었는데 예전에 읽은 [자전거 여행] 2권이 썩 와닿지 않았던 기억이 있어서 읽지 않았다가 이번에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었는데 좋았다. [자전거 여행]도 다시 읽으면 새로울 것 같다. 아마 그땐 문장에 적응을 못 했었는지도. 김훈은 주관적이면서도 객관적이다. 자기 주관은 확실하지만 남에 대해서는 섣불리 얘기하려고 하지 않는 느낌이랄까.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말하지만 그걸 강요하는 수준은 아니랄까. 뭐 그런 느낌이었다. 요새 하도 셜록을 봐서 그런지 셜록 대사가 생각나는데 '보다'와 '관찰하다'의 차이랄까. 영어로 따지자면 see 와 observe 의 차이. 김훈은 시시각각 모든 걸 관찰하는구나. 산책하며 걸음을 한 발자국씩 뗄 때도, 앞서 걷는 강아지의 뒷모습을 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퇴사 전의 일이다. 어느날 후배가 자기가 요즘 읽고 있는 책을 내게 꼭 권해 주고 싶다는 거다. 어떤 책이길래 그렇게 '강추'하나 싶어서 나중에 빌렸는데 그게 바로 요새 베스트셀러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였다. 우선은 그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협상의 6원칙과 12개 전략을 여기 적어둔다. ※ 6 원칙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라. 감정에 휘둘리면 협상을 망칠 뿐이다. 주어진 시간이 단 5초밖에 없다 해도 반드시 준비를 하고 말하라. 협상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협상의 결정권을 쥐고 있는 의사결정자를 찾아라. 누가 옳은지 따지지 말고 목표에 집중하라. 인간적으로 소통하라. 사람과의 관계는 협상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큰 부분이다. 상대가 가진 ..

아스테리오스 폴립

새해의 독서는 만화로 시작했다. '만화'라고 해서 가볍게 여기실 분들이 이웃분들 중에 없으리라 믿지만 이 책은 물리적인 무게만큼이나 (크고 무겁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으며 글보다도 함축적이기 때문에 여러번 보아도 좋을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문자가 아닌 이미지 표현의 장점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책장을 차례로 넘겨가기 시작하다가 뒤늦게 앞뒤가 이해가 되어 책장을 서둘러 앞으로 넘겨 다시 읽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예를 들어 첫 장면에서 아스테리오스가 보고 있던 비디오 테이프. 책장을 가득 메운 날짜가 적힌 것의 실체는 뒤로 가야 드러나는데, 그 순간 갑자기 책 앞 부분이 오버랩 되면서 아스테리오스가 살아온 인생의 허무가 파도처럼 몰아치는 느낌을 받는다. (아,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구나!) 몇가지 키워..

읽지 못한 책에 대한 죄의식

혹시 우리가 책의 홍수 시대를 맞이하여 안타까워해야 한다면, 그것은 우리의 지능과 감수성을 발달시키는 최선의 방법은 단순히 더 많은 책을 읽는 것보다는 오히려 몇 권의 책을 여러번 숙독하는 것임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아직 읽지 못한 책들에 대해서 죄의식을 느끼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아우구스티누스나 단테보다도 이미 더 많은 책을 읽었음을 그만 간과하고 있다. 즉 우리는 책을 얼마나 많이 소비하느냐가 아니라, 오히려 책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라는 것을 너무 무시하고 있다. , 알랭 드 보통, P.152 ~ P.153 읽지 못한 책들에 대해 죄의식을 갖지 않도록 하자. 근데 사실 같은 책을 여러번 읽지도 않잖아. 이건 죄의식을 가질 일인가? 어느새 올해 읽은 책 목록을 정리해야 ..

월든 중 발췌문

야금야금 읽고 있다. 나는 박애 정신이 받아야 할 찬양을 조금이라도 깎아내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자신의 생애와 업적을 통하여 인류에게 축복을 가져왔던 모든 사람들을 공정하게 대접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내가 사람에게서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그 사람의 정직성과 자비심이 아니다. 이것들은 식물로 말하면 줄기와 잎사귀 같은 것들이다. 푸르름이 시든 식물은 병든 사람의 차를 끓이는 것 같은 천한 용도에나 쓰이며 주로 엉터리 의사들의 애용품이 되어버린다. 나는 사람의 꽃과 열매를 원한다. 나는 사람에게서 어떤 향기 같은 것이 나에게로 풍겨오기를 바라며, 우리의 교제가 잘 익은 과일의 풍미를 띠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의 '착함'은 부분적이거나 일시적인 것이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끊임없이 흘러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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