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5000원으로 한끼 식사를 하다

Zigeuner 2024. 10. 25. 08:53

일본어 신문 강독 수업 장소가 광화문에서 신촌으로 바뀌었다. 사무실에서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라 슬슬 걷다가 끼니를 하고 수업 장소로 가면 딱이다. 신촌 근처에서 매번 저녁을 먹는다고 했더니 센세가 친히 밥값이 저렴한 식당이 몰려있는 건물을 알려주셨다. 하지만 그 곳에서 식사를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저렴한 만큼 줄을 서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나는 왠만하면 줄을 서지 않는 인간이다. 특별히 식도락가도 아니어서 줄 서서 먹은 맛집들이 특출났던 기억이 별로 없고 일단 시간이 좀 아깝다.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운 날엔 더더욱 절.대. 줄을 설 수 없다. 그 건물에 모여있는 식당들은 돈까스, 라멘, 김치찜, 설렁탕 등을 파는데 가격이 4000원에서 6000원 정도다. 서울에서 이런 가격에 식사하기는 쉽지 않다. 어제 먹은 김치찜은 5000원. 현금만 받는다. 김치찜은 좀 달큰한 편이었다. 김치를 들춰보면 고기도 꽤 실하게 들어있다. 반찬이 부실해보이나? 얼마전에 어떤 중화퓨전식당에서 볶음밥에 베니쇼가만 찬으로 나온 음식을 12000원 주고 먹은 적 있다. 국물만 있으면 참 좋았을텐데…하고 아쉬웠다. 이 5000원짜리 김치찜을 먹고는 그런 아쉬움은 남지 않았다. 적당했다. 아니, 오히려 감사하지. 5000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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