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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35

임순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아테네올림픽 여자핸드폴 결승전이 있던 날, 대학선후배들이 모여 야구를 보았다. 야구가 끝난후 후배 둘과 의기투합하여 맥주 한잔 하며 결승전을 보려고 호프집엘 갔다. 애틀랜타 올림픽 결승때 올림픽 3연패가 물거품이 되는 것을 눈물로 지켜보았었다. 그냥 눈물을 훔치는 정도가 아니라 꺽꺽 목놓아 울었기때문에 "누가 죽었냐!" 라며 엄마에게 핀잔도 무지 들었더랬다. 아테네에서의 결승전에서는 하필 '그때 그' 덴마크랑 붙게 되었으니 기왕이면 속시원하게 이겨주길 바랐는데, 몇번의 연장전을 거쳐 결국 패했을 땐, 마음이 너무 아팠는지 주위의 시선때문인지 눈물도 나지않았다.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흔히 그러는데, 아테네에서의 경기가 특히 그 말에 잘 어울렸던 승부였던 것 같다. 척박한 핸드볼 환경을 보아도, 선..

눈물이 주룩주룩 (涙そうそう)

당연빠따 사토시군때문에 본 영화. 사토시군은 이 영화에서 힘든 환경에서도 웃음을 잃지않는 캐릭터를 맡았는데, 정말 신파에 어울리는 캐릭터가 아닐수가 없다. -_-;; 영화 제목 그대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영화인 만큼 (게다가 잘 울어대는 네르인 만큼) 마지막에 눈물 좀 떨구었다. 영화 자체로 보자면, 스토리도 구성도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숱하게 보던 거라 실망스러웠고, 왠만하면 사토시군 주연 영화 중 맘에 드는 작품은 dvd로 갖추는 중인데 이 작품은 "탈락" 되시겠다. 뭐 어쨌든 사토시군은 이쁘게 나온다. 녀석.

바벨

이 영화가 보고 싶었다기 보다는 점심 약속과 저녁 약속 사이에 할 일이 없었기때문에 킬링 타임용으로 보게 되었다. 물론, 바벨과 같은 영화는 킬링 타임용으로는 매우 부적절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시간이 맞는게 얘밖에 없어서. 바벨은 그 제목에서부터 아주 강하게 소통부재의 문제를 소재로 하고 있음을 내비치는데, 영화를 보기 전에 예상했던 대로 아주 갑갑한 심정이 되어버렸다. 미국/멕시코/모로코/일본의 네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그 이야기 속에는 정말 복장터지는 상황이 가득하다. 신은 하늘에 도전하여 바벨탑을 쌓는 인간을 벌하고자 언어를 혼잡하게 하여 혼돈과 단절을 만들었다. 사실 혼돈과 단절의 원인이 비단 언어의 차이때문만은 아니다. 내가 이 영화에서 가장 갑갑했던 부분은 앰뷸런스를 애타..

미스 리틀 선샤인 Little Miss Sunshine

참말로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폭소를 터뜨리며 영화를 보았다. 얼마나 웃었는지 막 눈물이 찔끔찔끔 나왔다. 울었던 건지 웃었던 건지 모를 정도로. 억지스럽게 유발된 웃음이 아니었기 때문에 웃고 난 후에도 참 개운함을 느꼈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했다. 세상사 살아가는 희노애락을 가장 잘 공유해줄 수 있는 사람들, 바로 가족이겠지. (뭐 물론 아닌 경우도 있을테지만) 싸우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하지만 좋으나 싫으나 한 버스를 밀고 나가야 하는 사람들. 아웅다웅하는 모습이 어딘가 낯익고 정겹고 귀여웁다. 제일 귀여운 인물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깜찍한 올리브를 꼽겠지만 나는 드웨인. 그리고 한명 더 꼽으라면 프랭크 삼촌. 이 영화의 완소 커플이다. 두 사람이..

허니와 클로버

To make a prairie it takes a clover and one bee. 초원을 만들고 싶으면 클로버 한잎과 꿀벌 한마리면 돼요. - 에밀리 디킨슨 드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소리를 칠때 다케모토는 주저하지 않고 '청춘 최고' 라고 소리쳤다. '청춘'에 빠져있는 사람은 청춘이 최고라고 잘 말하지 않던데 .. 흔히들 빨리 안정적인 30대가 되었으면 좋겠어 등등의 바람을 말하면서 청춘의 불안을 버거워하지않던가-? 다케모토는 정말 순수하게 젊구나. 그 순간, 다케모토가 멋지게 느껴졌다. 저런 부러운 청춘이라니. "허니와 클로버" 의 젊음들이 반짝이는 이유를 세가지로 요약하자면, 열정, 용기, 솔직. 생각해보면 이제껏 내가 가져보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시간동안 한껏 부러워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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