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전체 글 324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밑줄 긋는 남자'를 보고 로맹 가리의 책을 집어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진다. 아무래도...이름이 무신 알맹이(-_-) 이런것을 연상시키는 이 작가의 어느 곳이 여주인공의 마음을 빼앗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지. 단편 모음집인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읽고는 내가 소설을 읽었다기보단 우화집을 읽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솝우화'를 읽고난후에 느낌과 흡사한 느낌. 재미있게 읽히지만 뼈가 굵게 박힌 이야기들이었다. 다들 인상적이었지만, '류트'(!!!!!) '벽' (!!!!!!!) '도대체 순수는 어디에' '킬리만자로는 모든 게 순조롭다' 등이 기억에 남는다.

밑줄 긋는 남자

회사 가는 출근길에 요즘 읽던 책을 끝내버려서, 귀가길에 읽을 책이 없었던 관계로 환승역인 고속터미널 역사 안 서점에서 카롤린 봉그랑의 '밑줄 긋는 남자'를 샀다. 제목이 낯설지 않고, 얇았으므로. 지하철에서 읽기 시작해서 쭉쭉 읽다가 방금 마쳤다. 결말이 덜 극적이지만 그래서 수긍이 간다. 극적이었으면, 허무맹랑해! 라며 내던졌겠지. 다른 것보다 번역가 이세욱씨가 구사하는 우리 말이 맘에 든다. 모르는 순우리말 어휘가 간혹 튀어나와서 나의 무지를 탓했다. (물론 뜻은 짐작할 수 있지만.) 가령, '가리사니를 잡을 수 없었다' 의 '가리사니' 같은 어휘. '사물을 가리어 헤아릴 실마리.' 라는 뜻이다. ! 생소했던 어휘들 사전 찾아 ..

꽃피는 봄이 오면

2004. 09. 25 _ 명보 * 감독 : 류장하 * 출연 : 최민식, 김호정, 장신영, 윤여정 등. _ 현우는 가을에 옛연인의 결혼소식을 접하고 오디션도 재차 실패하자, 강원도 도계중학교의 관악부 임시교사에 지원한다. 현우는 그곳에서 유난히 독한 겨울을 겪는다. 이미 그 독한 겨울을 여러해 겪어온 사람들과 함께. 서울에 온 선생님이라고 무턱대고 좋아하는 재일이가 있고, 겨울눈길에 쓰러진 재일이 할머니가 있고, 케니지가 되고싶은 용석이가 있고, 옛연인과 어딘가 닮은 수연이 있고 (내가 이렇게 해석하는 이유는 수연의 이름과 그녀가 운영하고 있는 약국이름과 옛연인의 이름 '연희'가 모두 연장선에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수연이가 인생의 전부인 카센터 청년이 있다. 현우가 도피처로 택한 도계에는 현우보다..

러브 오브 시베리아

때때로 비(非)헐리웃 영화를 만나면, 숨통이 트이는 것만 같다. 빠르지 않고, 지나친 보여주기에 열중하지 않는 여유로움이 있어서일까. “러브 오브 시베리아”도 바로 그런 영화이다. 이 영화는 깐느 영화제 개막작이며, 총제작비 580억원이 들어간, 니키타 미할코프 감독의 조국 러시아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첫화면을 장식하는 러시아의 전경은 아름답고도 장엄하며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러시아 전통을 알려주는 듯한 장면들은 따뜻하고 정겹게 그려져 있다. 영화속 주인공 제인 역시 이런 모습에 반한 듯 "I love your country"를 연발한다. 영화의 원제는 '시베리아의 이발사'로 모차르트의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패러디했으며, 극중 미국인 발명가가 고안한 벌목기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