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 글

영화 '고백'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인터뷰 (1)

Zigeuner 2013. 11. 2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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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고백'의 원서 문고판 권미에 실려있는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인터뷰를 심심풀이로 옮겨 봅니다-


영화 '고백'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인터뷰 (2)

영화 '고백'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인터뷰 (3)




여주인공 마츠 다카코와 감독


이번에 '고백'을 문고화하면서, 이 작품을 영화로 옮긴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님께 특별 인터뷰를 요청해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작품의 인상이나 영화 제작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등을 여쭤보고자 합니다. 먼저 어떤 계기로 이 책을 알게 되셨는지 알려주시겠습니까.


서점 앞에 놓인 진열대에서 발견했습니다. 아마 재작년 가을쯤이었을 거에요. 서점에 가서 휘적휘적 책을 돌아보고 다니는 걸 무척 좋아하는데, 소설 말고도 눈에 띄는 책은 보통 구입하는 편입니다. '고백'도 그런 책 중 하나죠. 책의 첫 부분을 후루룩 넘겨 읽고선 이거 참 흥미로워보이는걸, 하고 생각했던 게 기억납니다.


처음 읽었을 때 인상이 어땠습니까?


무척 빨리 읽혔어요. 일단 재미가 있었죠. 그리고 '참 용기있는 작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에 어떤 구원의 해결방법도 제시하지 않고 뚝 끝내버리는 점에서 특히.


처음부터 영화화를 염두에 두셨나요?


아닙니다. 꼭 그랬던 건 아니구요. 다만 다 읽은 후에도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 여교사 모리구치 유코는 물론 범죄를 저지른 소년 A와 B, 그들의 부모들 전부 머리에서 계속 떠나지 않더군요. 그래서 다음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그 등장인물들을 찍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올랐죠. 영화로 찍으면서 인물들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매우 흥미로운 인물들이니까요. 모리구치 선생 뿐만 아니라 죄지은 아이들도 모두 매우 고독하고 인간적이지 않습니까? 이 작품을 각색하고 배우들에게 연기를 시키는 동안 더 다양한 이야기가 떠오를테고, 처음 읽었을 때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들도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를 찍으면서 등장인물의 성격을 이해해간다는 점이 참 흥미롭게 들립니다. 나카시마 감독은 지금까지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작업을 해오셨는데요, 비슷한 관점에서 작품 선택을 하시는건가요?


역시 '인간'이 되겠죠. 등장인물이 매력적이군, 혹은 이 사람은 좀더 알고 싶은걸, 만나 보고 싶은걸, 같은 생각이 샘솟거든요. 그런 욕심이 작품 선택의 중심점이 된다고 봅니다.


그 말씀은 이 작품의 등장인물 역시 더 알아가고 싶은 사람이었다는 뜻이네요.


네, 물론입니다. 모두 강렬한 인상을 주지 않습니까? 게다가 멋대로 행동하는 인물이 많죠. 그것이 강함인지 유약함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정지해 있지 않죠. 다들 무언가 행동을 하니까요. 저는 그런 인물들을 좋아하는지도 모릅니다. 비슷한 시기에 다른 소설들도 많이 읽었는데요, 이야기가 아무리 뛰어나도 그저 재미있기만 했지 등장인물은 머릿속에서 금세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어요. 하지만 '고백'의 인물은 계속해서 머릿속에 남아있어요.


직접 각색을 하시고, 그 과정에서 원작을 계속 반복해서 읽는다고 들었습니다. 이 작품의 각색 과정에서 혹시 처음 읽었을 때와는 다른 점을 발견하기도 하셨나요.


각색할 때는 늘 '왜 이 인물들에게 관심을 쏟게 되었지'를 계속 물으며 작업합니다. 이번 작품을 각색하면서는 '결국 이 인물들이 무엇을 전하고 있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재미있는 거구나'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이 작품은 전체가 독백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모든 인물이 자신의 진심을 털어놓는 것 처럼 보이죠. 하지만 그들이 진실을 얘기하고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어요. 작가 역시 결정적인 것은 전혀 쓰지 않았죠. 처음에는 단순히 적혀 있는 말을 그대로 믿으며 읽어나갔지만, 다시 읽을 때는 '아, 이 부분은 거짓말이 아닐까' 라던지 '이 사람은 줄곧 핑계만 대고 있네' 같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런 식으로 생각하다보니 그들이 이야기하는 부분 중에 무엇이 믿을 만한지, 어느 부분이 거짓말인지 추리하며 읽게 됐죠. 모든 인물이 '그 때 나는 이랬다, 저랬다' 는 식으로 열심히 떠들고 있지만 그 와중에 일부러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자신도 모르는 새 거짓이 끼어들기도 하죠. 깊숙히 읽자고 작정하면 끝도 없이 할 수 있었어요. 너무 깊이 읽느라 수습이 안될 때도 있을 정도로.





... 너무 길어서 다음에 이어해야겠습니다.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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