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 글

Spitz 쿠사노 마사무네 20년째의 사랑 (3)

Zigeuner 2013. 6. 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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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잡지 [papyrus] 2007년 12월호 (vol.15) 에 실린 쿠사노 마사무네 인터뷰를 옮김. 틀린 부분도 많겠지만.
혹시 문제가 될 경우, 내립니다.

Spitz 쿠사노 마사무네 20년째의 사랑 (1)
Spitz 쿠사노 마사무네 20년째의 사랑 (2)



작사는 몽상에 형태를 입히는 것

록키드 쿠사노는 록밴드 [스핏츠]를 결성. 처음엔 블루하츠 같이 '솔직한 가사를 저돌적인 멜로디에 실어보내는' 록을 목표로 했다.

"스핏츠는 블루하츠를 동경하며 시작한 밴드였기 때문에 당연히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이 닦아놓은 길을 걷는 것이 편하다는 생각도 있었겠지요. 거기서 발전하려면 형식부터 벗어나야만 합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한테 그렇게 끌어낼 부분이 있을까 되돌아보니 어렸을 때 열중했던 가요곡이 떠올랐습니다."

팝음악에서 끌어온 멜로디와 록음악을 한데 묶으면 어떻게 될까. 쿠사노의 독자적인 음악 만들기는 그 지점에서 시작되었다.

"먼저 멜로디가 바뀌었습니다. 8비트 리듬에도 얽매이지 않게 되었구요. 다른 밴드음악과 차별을 둔다는 의미에서도 '틀에 박힌 록음악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록'에 신경을 썼습니다. 곡조에 좀더 멜로디가 풍부해지고 나니, 가사가 꾸밈없고 평범해 보였지요. 그래서 멜로디와는 반대로 이번엔 가사가 점점 초현실적인 느낌으로 변화했습니다."

하지만, 스핏츠의 히트곡을 짚어보면 교과서적이라고 할만큼 솔직한 가사의 사랑노래가 그 중심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초현실적인 요소는 사랑노래에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되는 가사'라는 말을 들을 때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생각하는 방법에 따라 한번 들어서는 초현실적이라고 생각되지 않다가도 자주 들어보면 어딘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에 담고 듣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단, 지금 일본에서 유행하는 노래의 가사들은 긍정적이면서 이해가 쉬운 것들이 대부분이다. 쿠사노는 그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저는 제가 만드는 노래에 남들과 다른 정수를 담고 싶습니다. 늘 남들과 다른 오리지날로 남고 싶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확실히 쿠사노가 쓴 사랑 노래의 가사를 귀기울여 들어보면 일반적인 방법과는 다른 유니크한 표현이 곳곳에 새겨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심정을 토로하는 형태의 흔한 사랑 노래의 형식과는 달리, 곡들마다 하나의 세계가 정성스레 세워져 있고 배경이며 등장인물도 달라서 듣는 사람이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즐거움이 담겨 있다.

"어쩌면 시나리오 작가와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노래 속에서 드라마를 전개해가고 있다는 느낌이 비슷하달까요. 하지만 듣는 분들은 노랫속 이야기가 작사가의 실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3월 너의 생일에'라는 가사가 있다면 '마사무네상 여자친구는 3월생이구나'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어요.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미스테리 시나리오를 쓰시는 분들은 사람을 여럿 죽인 식이 되어버리죠. (웃음)"

쿠사노 자신이 겪은 일을 반영한 노랫말은 없는 것일까?

"없다고는 못 하겠죠. 사회 상황이나 당시 제 사적인 기분을 포함해 심리 상태를 간접적으로 가사에 담은 경우는 많다고 생각해요. 애인의 생일이 3월이니까 '3월의 생일'이란 식으로 쓰지는 않구요. 그런 건 오히려 피하겠죠. (웃음)

결국 저한테 작사라는 건 몽상에 형태를 입히는 작업인 것 같아요. 그러니, 현실과 닿아있는 요소도 한번 걸러내서 허구의 이야기로 표현할 수 있어야 가사로 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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