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애호가적 생활

이승환 콘서트 914 시리즈 [딱] 그 두번째

Zigeuner 2022. 3. 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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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2년 3월 1일
장소 : 구름아래소극장


G13번 자리의 뷰. 정중앙의 위엄

와, 공연 당일에 후기를 정리한다. 정말 애정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셋리스트를 정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승환 음악 중 조금이라도 일렉 기타가 징징징징 울리는 노래는 다 나온 것 같은 공연이었다. 아, 물론 이번 공연은 상급자용 공연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어서 센 곡들 중에서도 조금은 덜 알려진 곡들이 주로 선곡되었고 그래서 만족감을 주는 공연이었다. 환느가 너무 정중앙으로 보여서 눈을 마주치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사실 첫 번째 딱 공연 예매할 때 이선좌를 연거푸 4번 당하고 미끄러졌기 때문에 이번 예매때는 처음부터 아예 뒷자리를 공략했었는데 G열 13번 자리는 앞 열과 살짝 어긋나있어서 시야에 걸리는 것도 하나 없고 소극장이라서 무대와도 무척 가까웠기 때문에 공연을 즐기기에 무척 좋은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 중간중간 흥이 너무 올라서 무대 안 보고 (작은) 헤드뱅잉과 함께 즐긴 것은 안 비밀. 정말 자리에 붙박이로 앉아서 상반신만 들썩거리려니 너무 힘들다!!!! 작은 공연장에서도 소리가 무척 입체적으로 들려서 중간중간 눈을 감고 악기 연주소리만 들어보기도 했다. 

 

토크는 세 번 있었다. 각각 주제가 달라서 그때마다 스탭분이 이젤과 토크판때기를 들고 나오심 ㅋㅋㅋ 주제는 각각 '연애 징크스' '논쟁거리' '밸런스 퀴즈' 였고, 각 항목을 가린 종이를 떼어내는 역할은 베이시스트 지인킹. 오늘 지인킹 활약이 대단했다. ㅋㅋㅋ 종이 떼어낼때마다 '떼겠습니다!!' 라고 쌩목으로 열심히 복창하는 것도 귀여웠음. 물론 제일 귀여웠던 것은 붕어빵 토크때 횡설수설 끝에 뱉은 해시태그 용두사미 였고. ㅎㅎㅎ 

 

'연애 징크스'에는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 헤어진다' '신발 선물하면 도망간다' '닭날개 먹으면 바람핀다' 류의 얘기들이 나왔는데, 거...너무 예시가 낡은 것 아니오. ㅜㅜ 공장장의 한 마디 "교촌윙 최곤데" 교촌윙이 취향이시군요. 잘 알겠다. 신발 선물 얘기나왔을 때는, '신발 선물 받으면 단돈 100원이라도 줘야하잖아요' 라는 멘트가 나왔는데 지인킹이 그런 말 처음 들어봤다고 눈 커짐. 근데 나도 첨 들어봤다. 지갑 선물할 때 돈 넣어서 줘야한다는 말은 들어봤는데... 동네 차이가 있는 걸로 합시다. ㅎㅎ

 

'논쟁거리'와 '밸런스퀴즈'는 컨셉이 비슷해서 지금 기억이 뒤섞였다. '밥도둑은 간장게장인가, 양념게장인가' 환옹은 양념게장이래. 췌, 뭔소리에유. 간장게장이지. 아~ 나랑 취향 안 맞네 ㅎㅎㅎ '밥 먼저 먹나, 국 먼저 먹나' 논쟁은 드러머 기웅씨가 종지부를 찍었는데, 국을 먼저 먹는 게 예의랍니다. 차린 게 많군요, 라는 의미라고. 나 이것도 몰랐잖아. 밥 먼저 먹는 닝겐이라서... 콘서트가 세상에 이렇게나 유익하다. ㅎㅎ 가장 임팩트 있엇던 밸런스 퀴즈는 '50억 받고 코딱지라는 이름으로 살기 vs 500만원 받고 자기 이름으로 살기' 였는데, 관객 중 다수가 '50억 코딱지'를 선택해서 졸지에 코딱지씨라고 불렸다. 저기.... 먼저 50억을 주고 난 다음에 부르셔야 하는 게 아닌지요? ㅎㅎ 왜 코딱지로 불리우고도 내 수중에 50억이 없는가, 몹시 억울합니다.

 

오늘 진짜 셋리스트가 너무 내 취향이라 아직도 흥이 사라지지 않았는데, 내 멋대로 세트로 맺어준 '어둠 그 별빛''사랑일 뿐이야' 중에 한 곡만 들었다는 점은 아쉽다. '사랑일 뿐이야'도 불러줬어야죠, 옹... 

 

마지막으로 오늘 공연은 상급자 공연이라 레어곡들이 많았지만 4월에는 1,2집 수록곡을 오리지널로 부르는 공연이 예정되어있다. 장소는 한전아트센터. 90년대 초반에 '내가 이승환 좀 들었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확실한 '응답하라' 같은 공연이 될 거라고 자신한다. 그러니까, 많! 관! 부! :)

 

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200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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