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애호가적 생활

장사익X고영열 콘서트 [꾼]-성남

Zigeuner 2022. 7. 1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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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전 공연이라 기억이 날리 없지만 기록 차원에서 써보려고 한다. (기록차원이면 진작했어야지! 자책)


일시 : 2022년 1월 2일 오후 4시
장소 :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꾼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어떤 일,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일에 능숙한 사람’ 이라고 나와있다. 2022년의 첫 공연은 ‘꾼’이라는 제목 아래 열린 두 소리꾼의 무대였다.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1부는 젊은 소리꾼 고영열이 고영열 밴드와 함께 무대를 꾸몄고, 2부는 장사익 선생의 무대. 앵콜도 장사익 선생의 무대로 이어졌고 커튼콜때 고영열도 함께 나와 인사를 했다. 즉, 합동무대는 없었다. 두 사람의 합동무대를 기대했던 사람들에게는 아쉬울 부분(=그건 바로 나)

1부 무대에 등장한 고영열은 쓰리피스 정장에 넥타이까지 제대로 갖춘 차림. 장사익 선생님과 함께 서는 무대라서 특별히 갖춰입었다고 했던가. 소리꾼이 이렇게 갖춰입고 부른 노래는 풍년가+고향역. 불후의 명곡 국악인 특집에서 부른 노랜데 개인적으로 풍년가는 좋지만 고향역은 그냥저냥. ㅎㅎㅎㅎ 풍년가로만 불러주면 참 좋으련만, 관객 연령대가 높아 고향역도 굉장히 신나게 들어주시는 분위기. 공연 관객층에는 어울리는 선곡이었다. 호흡 차력쇼를 벌이는 ‘방아타령’으로 계속해서 분위기를 띄우고는 힘이 들었는지 넥타이를 풀어버림. (여러분 유튜브에서 고영열 방아타령 꼭 찾아보세요. 호흡 차력쇼만 봐도 재미있음 ^^;; 소리꾼 잔망도 보통 아니랍니다.) 다른 노래들이 정확히 생각나지 않는데 새앨범이 나온지 얼마되지 않아서, 타이틀곡 ‘천명’도 부르고 풍류대장에서 부른 곡들도 불렀다. 그런데 풍류대장에서 부른 노래 중에 ‘어느 60때 노부부 이야기’는 이상과 함께 해야 완성되는 노래여서 언젠가 완성된 버전으로 듣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 (그리고 그 바람은 훗날 이루어짐)

고영열의 무대에 이은 장사익 선생의 2부 무대는 사실 곡목을 거의 모른다. 유명한 ‘찔레꽃’ 정도. 아부지가 장사익 선생을 좋아하시는터라 모시고 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가 공연을 다녀오고 한달 후엔가 불후의 명곡에서 장사익 선생 특집쇼가 있었는데 대부분 그 공연에서 부른 레퍼토리였던 것 같다. 처음 듣는 노래인데 유난히 마음을 먹먹하게 때리던 곡이 있었는데 아마도 ‘꽃구경’이라는 곡인 듯. (확실한 기억은 아니다. 그런데 이 곡은 확실히 먹먹한 곡) 함께 연주하는 분들이 모두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오신 듯 합이 잘 맞는 연주와 노래여서 인상적이었다. 장사익 선생 공연을 계속 찾으시는 골수팬분들이 계신 것 같았는데, 우리 젊은 소리꾼도 더도말고 덜도말고 장사익 선생만큼만 오래오래 무대위에 서줬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그럼 나도 관객석을 늘 메꾸는 팬이 되리라. (오래 팬질하는 건 내 전문이지, 또)

 

 

앞서 언급한대로 두 가인의 합동무대가 없는 것이 매우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장사익 선생의 무대를 직접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남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어서 성남까지 멀리 찾아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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