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츠 다카코와 사카모토 유지가 다시 만난 작품, 드라마 [오마메다 토와코와 세 명의 전남편]을 다 봤다.
7화를 보면서 진짜 펑펑 울었는데 한편으로 굉장히 위안을 받기도 했다.
*** 드라마 내용 언급 있음 주의 ****** 드라마 내용 언급 있음 주의 ****** 드라마 내용 언급 있음 주의 ***
토와코가 아침 체조에서 만난 남자에게 친한 친구의 죽음을 털어놓는다. 일년 전에 죽은 친구의 이야기. 사라진 친구는 지금 어디로 가버렸을까. 혼자 어디에 있는 걸까. 외롭진 않은 걸까. 1년이 지나 일상을 보내며 즐겁게 웃거나 할 때면 문득 자신이 친구를 잊고 있구나, 외롭게 만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를 들은 남자가 이렇게 말한다.
과거라든지 미래라든지 현재라든지 그런건 누군가가 멋대로 만든 거라고 생각해요.
시간은 딱히 흘러 지나가는 게 아니라
장소라고 해야하나
다른 곳에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현재만을 사는 게 아니에요.
5살, 10살, 20살,...
매 순간 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는데,
그건 흘러지나가 버리는 게 아닌 거죠.
당신이 웃고 있는 친구를 본 적 있다면
친구는 지금도 웃고 있는 거예요.
5살의 당신과 5살의 친구는 지금도 함께 손을 잡고 있어요.
지금부터라도 언제든 마음을 전할 수 있어요.
인생은 소설이나 영화가 아니니까요.
행복한 결말도 슬픈 결말도 미처 이루지 못한 것도 없어요.
존재하는 것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 뿐입니다.
그러니까 인생에는 두 가지 규칙이 있어요.
죽은 사람을 불행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산 사람은 행복을 목표로 해야 한다.
사람은 때때로 외로워지지만 인생을 즐길 수 있어요.
즐기는 게 좋은 건 당연해요.
이 부분에서 마츠도 울고 나도 울었는데, 무엇보다 시간을 공간으로, 흘러지나가버리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한 지점처럼 설명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게 무척 큰 위안이 되기도 했다. 죽음으로 인해 지나가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나는 기억하지 못할지라도 과거의 나는 지금도 그와 함께이다.
최근 주위에 슬픈 소식들이 여럿 있었다. 누군가는 가족을 잃었고, 누군가는 반려동물(물론 이 역시 가족이지만)을 떠나보냈다. 애도의 시간, 위로의 시간을 지나왔지만 그 상실감은 쉽게 채워지지 않을 것이다. 채워질리가 없다. 작년에 집에 들인 고양이 두 마리를 보고 있으면 문득 인간보다 수명이 짧은 저 아이들이 어느샌가 곁에서 사라질 때를 떠올려보게 된다. 참 부질없는 상상인데도 문득 절로 그런 생각이 떠오른다. 상상만으로도 마음 한 켠이 에이는 듯 하지만, 그런 상상 따위 접어두고, 즐거운 순간, 행복한 순간,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을 콕콕, 어쩌면 공간일지도 모르는 이 시간 속에 콕콕 찍어두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