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애호가적 생활

210903 [고영열 콘서트 with 이스턴모스트] 후기

Zigeuner 2021. 9. 6. 22:37

일시 : 2021년 9월 3일 오후 7시반
장소 : 경기아트센터


셋리스트

항해
풍년가+고향역
사랑가
이별가
애수의 가을밤
사철가
Still Warm
Reste (Guest 고은성)
Musica (Guest 고은성과 듀엣)
Oblivion
토끼화상
좌우나졸
이룰 수 없는
앵콜 : 메들리 (범내려온다/멋진 헛간/붉은 노을/뱃노래)
앵앵콜 : 흘러간다


1층 B구역 5열에서 관람. 중앙에서 살짝 왼쪽으로 치우친 좌석이었다. 피아노가 정면에 있어서 피아노를 연주할 때 고영열의 표정이 잘 보이는 위치였지만, 이스턴모스트가 연주할 때는 건반과 브라스 파트를 볼 수 없는 자리이기도. 위 사진이 공연 앞뒤로 내려온 반투명한 막에 투사된 고영열 콘서트 이미지인데, 그 위로 보이는 영문 고영열♡ 이 몹시 귀여운 포인트이다.

이번 콘서트는 '전설의 이스턴모스트'와 함께 하는 공연이라는 점이 가장 각별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팬텀싱어3 출연 이전에도 두번째달과의 콜라보라든가 불후의 명곡 출연 등으로 익히 알고 있던 소리꾼이었지만, 팬텀싱어를 계기로 '입덕'을 한 후 조사해보니 여러 가지로 독자적인 크로스오버 활동을 해온 뮤지션이었다. 그 크로스오버 활동 중 하나가 월드뮤직 오케스트라 이스턴모스트 활동이다.

 

이스턴모스트로 활동하면서 발표한 앨범은 총 2개.  1집은 [On Voyage], 2집은 [수궁가] , 그리고 리더인 서호연과도 카운드업이라는 팀으로 활동하면서 앨범을 발표했다. 앨범 제목은 [Kind of]

고영열의 크로스오버 활동들

뒤늦게 이 앨범들을 구해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든 감정은 아쉬움. 이제 활동을 안하는 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라이브 연주를 들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이룰 수 없는 꿈이겠구나, 했었다. 그런데 9월 공연 제목이 [고영열 콘서트 with 이스턴모스트] 인 것을 알고 얼마나 놀랐던지. 이룰 수 없는 꿈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세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라이브로 들을 때 정말 특별한 기분을 맛볼 수 있었다. 첫곡인 '항해'와 중간에 소리꾼의 노래 없이 순전히 오케스트라 연주로만 구성되었던 'Still Warm', [수궁가] 앨범의 대표적인 두 곡 '토끼화상' '좌우나졸'과 카운드업 버전의 '사철가'. 지금은 개인적인 활동도 왕성하고 모이기 힘든 멤버들이지만 그게 언제가 되었든 자주는 아니더라도 기회가 생길 때마다 의기투합해주길 바라게 되는 무대들이었다. 이들이 계속 의기투합해주어야만 이번 앨범에서 못들은 다른 곡들도 들을 수 있다. 가령 내가 좋아하는 'A Little Tipsy' 같은.

 

첫날 게스트로 나온 고은성은 팬텀싱어 올스타전에서 보여준 고영열 성대모사 뿐 아니라 갈고닦은(?) 새 개인기까지 선보이며 큰 웃음을 주었다. 사실 그것보다 'Reste' (일명 메뚜기송) 가 너무 멋있었다. 부를 때마다 더 잘 부르게 되는 듯. 고영열과는 'Musica' 를 함께 불렀는데 고영열이 무아지경에서 불렀던 그 편곡이 후렴부에 살아있어서 너무 좋았다. 언젠가 무아지경 버전의 'Musica'도 꼭 듣고 싶은데 그 네 명을 어떻게 모을 수 있지? -___-

 

방송과 온콘에서 불렀던 노래들은 흥을 돋우기에 아주 좋았다. 불후의 명곡에서 불렀던 '풍년가'X'고향역' 무대와 앵콜 무대들. 하지만 나는 고향역이 빠진 풍년가가 훨씬 좋다는 건 안 비밀. 싱글로 발표했던 '이룰 수 없는'과 새 앨범에 실릴 '흘러간다'는 고영열의 서정성이 극대화된 곡들로 각각 본 무대와 앵콜 무대의 마무리 곡으로 맞춤인 선곡이었다. 어떻게 멜로디 라인도 그렇게 잘 짜는 건지 공연이 끝난 후 며칠 동안 '흘러간다'의 멜로디가 머리에서 안 빠지고 있다.

 

간절하게 그리웠던 무대, 최근 방송에 나와 익숙한 무대들까지 여러가지 구성으로 만족 Max 를 찍은 금요일 밤의 공연. 공연장이 수원이어서 도저히 퇴근 후에 갈 수 없는 거리인지라 연차를 내고 공연을 봤는데 스스로의 선택에도 매우 만족했다. 공연 끝나고 집에 가는 것이 아니라 근처에 숙소를 잡았는데 그 이유는 다음날 공연도 예매를 해두었기 때문. 원래는 토요일 공연만 보려다가 금요일 공연을 즉흥적으로 잡은 거였다. :) 모름지기 올콘이 진리라고 했느니....

 

그래서 다음 날에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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