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추석 소묘

Zigeuner 2020. 10. 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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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안은 추석에 차례를 세번씩 지냈다.
위 아래 당숙 두 분이 외아들이신 고로,
울 아부지 형제가 당숙들 차례도 같이 지냈기 때문이다.
동선은 자양동-둔촌동-불광동 이다가,
퇴계원-이문동-도화동 으로 바뀌었고
이제는 차례는 각자 따로 지내는데
차례 지내고 난 뒤에 우리 집에 모여서 점심을 드시곤 한다.
왜 넓지도 않은 우리 집에 모여서 회포를 푸시는지는 의문.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숙부님네(울 아부지와 친 형제인) 식구들만 우리집에 오셨다.
차례를 지내고 오늘 근무 당번인 아부지는 일터로 서둘러 떠나시고
남은 식구들끼리 이 얘기 저 얘기 하는데,
숙부님의 영혼론(?) 때문에 잠시 재미있었다.
생각보다 굉장히 과격(?)해서, 아니 지금까지 차례를 어떻게 지내오신 건가 싶었던 것이다.
무덤도 부질없고, 납골당도 부질없고, 제사도 차례도 다 부질없는 것이었어.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자니 현실의 고됨을 조상님 덕 못 봐서 그렇다고 불평하시는 것 같긴 했으나 어쨌든...
숙부님이 맏이였으면 차례가 진즉에 사라졌을텐데! 아쉽네...

숙부님도 최근 돈 공부에 열심이라고 하셔서 그얘기도 한참.
난 이제 관심이 생겨 책 좀 들춰보는 단계고,
숙부님은 본격적으로 이런 저런 강의를 들으시는 듯.
서로 좋은 정보는 공유하자고 결의를. ㅎㅎ

작은 집 식구들이 귀가한 후에는
잠깐 눈을 붙였다가
넷플릭스에서 《래치드》 1화와 《방구석1열》 두 편을 봄.
래치드는 대체 뭔 드라마인지?
화면 색상은 화려하고 분위기는 기묘했음.
재미있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사라 폴슨 주연이라 좀더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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