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마츠 다카코, 음악의 시간 [1]

마츠 다카코, 음악의 시간 [2]



자기 표현의 욕심이 없다. 자아가 넘치지 않기 때문에 어떤 곡이라도 깊이 들어갈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애초에 저 자신에게 흥미가 없어요. 내가 이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그런 생각도 없고. 연극을 하다보면 그런 집착이 없어지더라구요.매 순간 자신의 힘을 어떻게 끝까지 쏟아 부을 수 있을까, 그것만 생각하죠.

이 때 중요한 게 '귀'에요. 음악 뿐 아니라 연극에서도 자신의 귀를 믿어야 하죠. 가령 연출가가 연기를 지적할 때 같은 말을 들어도 듣는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거든요. 연출가의 진의를 듣는 사람도 있고, 못 듣는 사람도 있죠. 그래서 저는 무엇이 옳은가 보다 어떻게 듣고 받아들일까가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작가와 스탭의 이야기를 어떻게 듣느냐에따라 표현방법이 바뀌니까요. 어떻게 전달할까 보다 상대의 생각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모든 방향의 얘기를 분명하게 듣는건 어려운 일이겠지만 가능한 한 듣는 일에 더 집중하고싶어요.


작가나 청중의 생각을 깊이 소화한 후에 표현하겠다는 자세는 겸허해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 표현하는 사람으로서 꽤 야심이 크다는 생각도 들었다.


야심은 있지만, 제 자신을 전면에 내세우는 건 제게 어울리는 방법이 아니에요. 작업 과정에서도 내 감정에 취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은 적이 전혀 없구요. 배우 집안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타고난 환경이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지만 저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어요. 저에게 표현 가능한 영역이 주어졌다는 점에서는 확실히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그런 기회가 모처럼 주어진 만큼 함부로 하고 싶지 않다는 야심은 강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웃음) 제가 할 수 있는 바를 모두 하면서 표현에 몰두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관객과 청중은 물론 함께 작업하는 분들과도 즐거움을 공유하고 싶어요. 무엇을 어떻게 하든, 그 현장에 있는 사람이 즐길 수 있다면 충분하니까요.


늘 제 자신에게 흥미가 없긴 했지만, 음악을 하며 제 자신을 알아가게 되었어요. 저 자신을 알아가려는 노력을 한 건 아니지만 내면에서 솟아나는 감정에 형태를 입혀 목소리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마주해야 하니까요. 연령과 상관없이 음악가라면 모두 매번 자신을 마주하는 과정을 거쳐 피나는 노력 끝에 음악을 탄생시킨다는 것도 알았어요. 저도 10년이 지나자 그 과정을 즐길 수 있게 되었어요.


무언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것을 배워 익히는 것보다, 그것을 어떻게 덜어내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요. 지식이나 경험을 껴입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를 도려낸 후 곡 그 자체에 대면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최근엔 가급적 힘을 싣지 않으려고 해요. 무대위에서는 모르는 사이에 힘이 들어가니까 그 밖의 시간에는 될수 있으면 힘을 빼고 심플하게 있고 싶어요.


올해 이른 봄 마츠는 머리를 짧게 잘랐다. 멀리서 보면 소년 같은 모습, 화장기 없는 얼굴과 청바지 차림에서 쓸모없는 것은 덜어내려는 마음이 엿보인다. 마츠 다카코가 10년에 걸쳐 자아낸 그녀만의 음악 세계는 심플하면서 풍부하다. 아무리 세상이 빠르게 흐른다해도 결코 쓸려가지 않을 굳건한 심지가 느껴진다.


음악을 마주하며 10년을 지내보고서 결국 심플함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 정도는 알게되었네요.(웃음) 앞으로도 오랫동안 스탠다드를 노래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제 나름의 사명감이랄까. 음악이든 예능이든 아무리 훌륭해도 계속 해나가는 사람이 없으면 사라지니까요. 그런 소중함을 그곳에 있는 소중한 감정과 함께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면 행복할거에요.


(끝)



[Time for Music] 2010 발매


위 기사 이후 발매된 앨범으로, 데이비드 캠벨이 편곡자로 참여.

5곡의 팝음악 커버 수록.


카펜터스의 'Rainbow Connection' 커버가 반가웠다.






힘을 빼고 노래하는 마츠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클립인 듯. [Time for Music] 수록곡 '500 Miles'

함께 연주하는 기타리스트가 남편 사하시 요시유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 인천하늘 2017.11.27 15:42 신고

    잘보고 갑니다. 참 좋아 하는 일본 가수예요... 언제나들 들어도 설레네요.

    • 네르 2017.11.28 00:42 신고

      네 최근에 드라마 주제곡을 불러서, 며칠전엔 엠스테에도 나왔더라구요. 그 노래도 편하게 들을만 했어요. 함 찾아보세요. ^_^

차례


마츠 다카코, 음악의 시간 [1]

마츠 다카코, 음악의 시간 [3]


그 이후 10년, 배우를 하면서 동시에 음악인으로서 음반을 8장 냈고, 콘서트 투어도 3번 경험했다. 바쁜 와중에 뮤지션으로 이런 활동을 벌이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힘들었을 것이다.

물론 힘들었지만 역시 제가 하고 싶었어요. 음악이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돈을 내고 들어주는 청중이 있다는 사실이 큰 이유가 되죠. 전에 릴리 프랭키씨를 만났는데, 제가 초기에 발표한 'キミじゃなくてもよかった'를 고속도로 운전 중에 듣다가 눈물이 나는 바람에 차를 갓길에 세우고 우셨다는 거에요. 그 노래를 듣고 왜 울지? 하고 의아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기뻤어요. 데뷔 때 노래는 달달하고 귀여운 가사가 많아서 좀 부끄럽기도 하고 지금의 저와는 거리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콘서트에서 데뷔곡인 '明日、春が来たら'의 전주가 흐르면 관중석 분위기가 확 밝아지는 게 느껴지거든요. 10년이 지나도 사랑받는 곡이 있고 그걸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기쁩니다.


(이쯤에서 들어보는 'キミじゃなくてもよかった' 릴리 프랭키가 왜 울었는지 생각해봅시다...(?))


음악을 계속 하는 이유는 사람. 청중과의 만남도 있지만 동료 음악가와의 만남도 빠질수없다. 스키마스위치, GOING UNDER GROUND 등 동시대 음악가뿐 아니라 오다 카즈마사, 다케우치 마리야같은 선배 음악가까지 좋아하는 음악가들과 협업하면서 뮤지션으로서, 인간으로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제작할 때 부터 정해놓고 협업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대화 중에 요새는 이런 음악을 즐겨듣는다고 얘기를 꺼낸 것이 협업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평소에 즐겨 듣던 사람들고 같이 음악을 만들다니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어요. 남성과 협업한 경우가 많은데, 남자가 만든 노래가 여자가 쓴 것보다 로맨틱한 것 같아요. 제가 쓰는 가사는 현실적이거든요. '마츠 다카코가 쓰는 가사는 두줄만 보면 결론이 나온다'는 내용의 칼럼도 있었죠. 부끄럽지만 그 말이 맞아요. (웃음)
얼마전에 대담 건으로 와다씨(밴드'트리케라톱스'의 와다 쇼)를 만나서 함께 식사를 했는데, 그 다음날 머리 속에 멜로디가 막 떠오르는 거에요. 아마 와다씨와 얘기하면서 자극을 받았겠죠. 평소에 노래나 공연을 통해 뮤지션을 접히면서 많은 기와 영감을 받아요. 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죠.
10년동안 정말 훌륭한 음악인들을 많이 만났어요. 프로로서 일을 확실히 해내면서도 음악을 상품으로 삼지 않는다는 프라이드가 있죠. 음악을 하려면 그런 분들 중앙에 서야하는데, 정말 긴장되고 책임도 무겁다고 느낍니다. 한편으로 그분들이 있으니 다 괜찮을거라고 안심하게 되구요.

최근엔 싱어송라이터를 더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마츠는 직접 만드는 것 만큼 다른 사람의 곡을 노래하는 것도 소중한 일이라고 말한다.

직접 곡을 쓰고 부르는 것, 다른 사람에게 곡을 받아 부르는 것 모두 어렵고 재미있는 일이에요. 어느 한쪽이 더 가치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실제로 마츠는 가수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많은 뮤지션이 만든 개성적인 곡들을 자기 색으로 바꿔서 부르는 것이 아니라, 그 개성을 그대로 감싸안으며 표현해낸다.


자작곡이든 다른 분께 받은 곡이든 편곡을 거치고 난 다음에는 다 같은 위치에서 받아들이게 돼요. 완전히 다른 개성의 곡들을 어떻게 하면 담담하게 부를 수 있을까 고민하죠. 노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감정이 높아지는 건 괜찮지만 감정이입을 하면서 노래를 불러야지라는 의도를 갖는 건 좀 다른 것 같아요. '마츠 다카코'로서 어떻게 노래를 부를까, 이런 문제에는 관심 없어요.


(기사는 다음에 계속)




[Harvest Songs] 2003.10.


오다 카즈마사가 만들어준 'ほんとの気持ち' 가 화제를 모았던 앨범





[僕らがいた] 2006.04.


스키마스위치, 트리케라톱스 등 동시대 뮤지션들과의 협업이 돋보이는 작품

그들에게서 영향을 받은 마츠 다카코의 자작곡 '僕らがいた'도 감동적.






[Cherish You] 2007.04


10주년 기념으로 데뷔곡 '明日、春が来たら' 재수록

다케노우치 마리야, 오다 카즈마사의 개성있는 음악 세계를 노래하는 동시에

자신도 3곡을 직접 만들었다.




'ほんとの気持ち' 라이브. 오다 카즈마사가 만든 곡. 제 페이보릿이기도 합니다!

공식 PV는 예전 포스팅을 참조.


드라마 '배우혼'의 주제곡이었던 'みんなひとり' 다케우치 마리야의 작품. 가사도 좋고, 곡도 좋고. 여러번 반복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가사가 궁금한 분들은 예전 포스팅을 참조.


앨범 [Cherish You] 마지막 트랙이 실린 'おやすみ' 오다 카즈마사가 준 곡, 코러스에 깔리는 오다 아즈씨 목소리가 정말 좋다.

오다+마츠 조합은 무척 잘 어울림.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동계 올림픽 선수들 영상에도 한결같이 'Let it go'가 울려퍼지고, 사람들이 집에서도 '레리꼬'를 불러제끼는지 자기 집 대문에 '레리꼬 좀 그만 부르세요. 다 들려요' 라는 포스트잇이 붙었다는 글도 올라왔을 정도. 앞으로 한동안 오디션에서도 다들 '레리꼬'를 부르는 거 아닐까.


얼마전 일본 디즈니에서 일본어 더빙판 'Let It Go'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덕분에 마츠 다카코가 엘사 목소리를 연기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25개국어 버전 'Let It Go'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엘사 보컬은 대부분 파워가 넘친다. 그에 비하면 마츠 씨의 목소리는 여리여리한 편.



이 영상이 올라온 모 커뮤니티에 마츠가 노래를 이렇게 잘하는지 몰랐다는 반응이 있었다. 알고보면 곧 데뷔 20년을 맞는 가수인데 말이다. 정규 앨범도 9장 정도 된다. 마지막 앨범 Time for music 이 2010년에 나왔는데, 다음 앨범 소식은 언제일지 궁금하다. (왜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은 다 앨범을 띄엄띄엄 내는지도 궁금하다, 증말!)


'마츠도 어엿한 가수랍니다!' 라고 주장하는 마음으로 '가수 마츠 다카코'를 조명한 기사를 소개한다. Papyrus 2007년 12월호에 실린 기사로 당시 데뷔 10주년이었던 마츠에게 음악에 대해 물었다.


※ 전문을 다 옮기지 않고, 요약하여 소개합니다. 이점은 양해를.

※ 스피츠 기사와 마츠 기사 만으로도 참 알찬 잡지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스피츠 기사 일부와 마츠 기사의 사진은 이미 이 블로그에 공개했습니다. 스피츠 기사 목록 링크 / 마츠 사진 

※ 이전 링크를 비롯, 글과 사진이 문제가 될 경우 내립니다. 기사의 출처는 위에 적은 대로 papyrus 2007년 12월호 vol. 15입니다.




97년 데뷔 이래 정력적으로 음악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마츠 다카코. 노래하는 음색이 매력적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있지만, 그녀가 직접 곡을 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여배우로서도 호평을 받는 그녀가 음악을 계속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음악이 그녀에게 둘도 없이 소중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음악에 눈을 뜬 것은 아주 어렸을 때입니다. 피아노를 배우는 언니, 오빠를 따라 저도 배우기 시작했고, 언니와 오빠가 그만 둔 뒤에도 전 계속했죠. 선생님이 아주 엄한 분이어서 훈련을 호되게 했는데, 소학교 2학년 때는 레슨후에 피를 토할 정도였어요. 그때 잠시 피아노를 그만 두고 중학생이 된 후 다시 시작했습니다. 음악이 가진 힘과 즐거움을 무의식적으로 느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스티비 원더가 피아노를 치며 'Part-time Lover'를 부르는 모습을 티비로 봤는데, 가사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뛰었죠. 저도 악보를 보면서 연주하는 것보다 들어서 외운 멜로디를 자유롭게 연주하는 게 더 즐거웠어요. 언니가 좋아하던 오브코스나 마츠다 세이코를 저도 즐겨들었어요. 마츠다 세이코의 노래는 연주와 가사, 노래가 모두 하나로 잘 어우러진 느낌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노래'를 좋아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죠.


CD를 내고 데뷔한 것이 97년 19살 때 일입니다. 처음으로 출연한 연속극 '롱 배케이션' 을 마친 후였어요. 그때만 해도 곡을 쓴다던가, 노래를 부르고싶다는 의사가 별로 없었어요. 제의가 들어왔을 때 연기나 노래 둘다 어중간한 상태가 되어버릴까봐 무서웠죠. 디렉터가 '무리하지 말고 괜찮으면 한번 해보자'라고 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처음엔 주어진 것만 따라가기도 벅찼어요. 프로듀서가 LA에 살고 있어서, 곡을 받으면 노래를 녹음해서 LA로 보내고, 다시 수정받는 과정을 거쳤죠. 부분 부분 수정을 이어가는 과정은 마치 몸이 너덜너덜해지는 기분이기도 했지만, 음악이 태어나는 과정이 흥미로웠기 때문에 좀더 할 수 있는게 없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주위에서도 이제 곡을 써 봐, 가사를 붙여봐, 하며 과제를 건내주었기 때문에 마치 계단을 하나씩 오르는 것처럼 제작에 관여하게 되었습니다.


(계속)



마츠 다카코의 첫앨범 [空の鏡]


드라마 '롱 배케이션'의 음악을 맡았던 히나타 다이스케가 프로듀스.

데뷔곡인 '明日、春が来たら'의 가사는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가 썼다.

화려한 작가진의 참여로 화제를 모은 앨범




1집 수록곡 중 '空の鏡' 와 'I stand alone' PV. 4월이야기 시절의 마츠는 정말 진리!





계속 읽기


마츠 다카코, 음악의 시간 [2]

마츠 다카코, 음악의 시간 [3]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1]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2]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3]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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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지막편입니다. :)


[일]


코바야시 사토미: [안경] 이야기 속에서 나랑 카세군은 일단 상사와 부하? 선배와 후배? 같은 느낌이네요. 늘 찰싹 붙어서 사이좋게 지내는 건 아니지만 서로 통하는 부분은 있고, 그렇다고 사생활까지 잘 아는 건 아닌 그런 관계.


카세 료: 뒷이야기야 여러가지 있겠지만 대본에는 써있지 않으니까, 관객이 자유롭게 상상해주길 바란다는 느낌이랄까요.


여기 온 지 10일 정도 됐나요?


최근에 줄곧 일이 바빴던 터라 여기 온 다음부턴 느긋하게 지내고 있어요. 처음 이틀 동안은 그저 마냥 잠만 잤어요. 저녁에 일어나고.


밥 먹고.


다시 자죠. (웃음) 도쿄에서 못 잔 잠을 만회하겠다는 듯이 충전을 했죠. 이런 현장도 있구나 싶어요.


한번 섬안으로 들어오면 나가지 못하는 스케줄이어서 완전히 스위치를 내려버리게 된 거 같아요. 오늘은 무슨 요일이지, 며칠이지, 그런 거 모르게 되구요.


글자도 못 읽게 되고. (웃음) 책도 일단 들고 오긴 했는데, 펼쳐 봐도 글자가 눈에 안 들어오는 거에요. 대본도 못 읽겠고. 이런 현장은 처음이에요.


십수년전쯤 여행으로 여기 왔을 때도 '사색하며 물들다 (たそがれる)'라든지 센티멘탈한 감정 까진 아니지만 마냥 멍하니 편하게 지냈어요. 휴식이 편치 않은 배우도 있을 것 같은데 (웃음), 카세 씨는 어때요?


요새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기 때문에 너무 오래 쉬어서 불안해지는 일은 전혀 없어요. 오히려 좀 더 쉬고 싶어요. (웃음) 물론 처음에 일을 시작할 때는 그런 때가 있었죠. 소속사에 막 들어갔을 때 1년 정도 오디션 얘기도 없어서 이대로 괜찮을까 생각했죠.


그때가 몇 살?


24살 즈음. 소속사 들어가면 '이제 시작이야!'라는 기분이 들잖아요. 좀처럼 일은 정해지지 않고. 그러다 한번 일이 정해지니까 이후로는 운 좋게 계속 일이 들어오더니 페이스가 빨라지더라구요.


그런 것 치고는 느긋한 분위기에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그렇구나. 그렇게 열심히 일하고 있군요. 그 말을 들으니 왠지 난 전혀 일을 안하고 있는 느낌이 드네. 계속 쉬고 있나봐. 참 감사한 일이네요. (웃음)



[자유]


자유라... 자유가 없다는 생각을 평소에 해보지 않아서.


상당한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이 아니라면 자유에 대해서 의식하게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제 경우 자유롭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 때는, 내 맘대로 생활을 꾸릴 수 없을 때. 아마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죠. 직장 생활을 해보지 않았으니 잘 알진 못하지만, 난 그래도 자유롭게 해온 편이려나.


네. 아마 회사 생활은 무리겠죠.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되고.


그 생활이 맞는 사람은 회사 다니면서도 자유롭게 생활할테지만 말이죠.


사토미 씨는 절대 회사원엔 안맞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의외로 내가 멀쩡하다우- (웃음) 하면 할 수 있을걸요. 그 대신 회사 사람들하고는 별로 어울리지 않고 혼자 어딘가로 놀러가버리곤 할 거 같지만.


회사원이 된 사토미 씨는 일을 착착 한 다음 탕비실에 들어가 혼자 커텐 치고 과자 먹거 차 마실 것 같은 이미지에요.


그게 뭔 이미지지?


(웃음) 전 회사원이 되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대학 마칠 때까지 줄곧 상사에 들어갈 생각이었으니까요.


그러다가 왜 배우가 됐어요? 한 백만번은 질문 받았겠지만..


회사에 지원해서 합격 통지를 기다리던 무렵 연극을 처음 보게 됐어요. 고향 선배가 나오는 작은 연극이었는데 감동을 받아버렸죠.


호오~ 역사가 많았군요. 자유라고 하니 생각났는데, 로케이션이 길어지면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이번엔 모두 어른스런 분들 뿐이라 즐거웠어요. 자유로운 분위기고.


맞아요. 평소에도 그리 신경쓰진 않지만 이번엔 특히 모든 사람이 편한 마음가짐으로 즐기고 있는 것 같아 정말 즐겁네요.


-끝-




긴 시간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두 사람의 뒷모습처럼 유쾌한 수다였죠? ㅎㅎㅎ

역시 사토미 아줌만 귀여워! 하지만 모두들 카세 료로 검색해서 이 글을 보신다는...

  1. 따즈 2013.12.20 16:41 신고

    마지막 뒷모습! 어쩔거야. 너무 발랄해! 저도 저 섬에 가고 싶어요. 가서 랍스터구이에 맥주 먹고 싶어요.

  2. 시은 2014.01.02 04:34 신고

    정말 정말 잘 봤습니다!!
    코바야시상이 좋아져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우연히 이 잡지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카세상과 코바야시상 케미가 정말 장난아니라서
    어디서 나온 사진이지 하고 찾아다녔습니다. 파피루스 2007 10월호 인걸 알아냈는데 사는 것도, 찾는 것도 힘들어서 포기 상태였는데
    이렇게 풀~로 사진 올려주시고 번역까지 해주시다니!!!
    정말 정말 정말 감사해요!!
    사토미상 진짜 귀여우신 것 같아요 ㅠ.ㅠ

    • 네르 2014.01.02 10:50 신고

      제가 당시에 일본에서 지내서 간혹 잡지를 사곤했는데 그중 한권이었어요! 파피루스는 국내엔 잘 안 알려진거 같아요. 읽고 즐거우셨다면 제게도 큰 기쁨입니다 >_<

  3. 논비리야 2017.08.22 14:51 신고

    안녕하세요, 3년 전에 올려주신 글이라 이 댓글을 보실지 모르겠지만... 귀엽고 사랑스러운 코바야시 여사님 검색으로 이 글을 보러 들어왔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댓글을 남깁니다! 번역해주셔서 편하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_^

    • 네르 2017.08.24 00:31 신고

      안녕하세요! :)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설픈 번역이지만 올려둔 보람이 있네요. 코바야시 상은 정말 너무나 귀엽습니다. 흡!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1]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2]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3]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5]




[음식]


카세 료: 기본적으로 밥, 된장국, 낫토만 있으면 괜찮아요. 집 근처에 주먹밥도 파는 쌀가게가 있어서 소금주먹밥이란 걸 먹어봤더니 그게 엄청 맛있는 거에요. 무슨 브랜드가 있었는데.


코바야시 사토미: 브랜드 쌀이라는 건가요? 코시히카리?


아뇨, 코시히카리는 아니었어요.


아키다코마치?


그것도 아닌데... '하나..' 뭐였는데. '이 주변에 이걸 파는 건 우리집밖에 없어요'라고 아줌마가 말씀하셨어요. 차지고 맛있는 밥이었어요.


(창밖으로 '이~시야키이모~' (돌에 구운 고구마) 라는 소리가 들리자)


앗, 저거 진짜 맛있는 군고구만데! 카세 씨 없을 때 나미 씨(푸드 스타일리스트인 이이지마 나미)가 사왔었어요. A 코프 앞에서 팔았다고 하더라구.


(프로듀서, '어이~ 군고구마 사와' 라고 외침)


저 우메보시도 무지 좋아해요. 본가에서 어머니가 마음에 드는 것을 늘 보내주세요. 달마다 한번씩 정기우편같이 오는데, 대부분 우메보시나 김 같은 게 들어있죠.


멋지네요.


그리고 또 늘 들어있는 게 ANA의 기내지 '날개의 왕국'이에요. 좋아하거든요.


좋지요. 나도 좋아해요.


이번 촬영에서, 식탁에 늘 유자후추가 있어서 그것도 기뻤어요.


어머니 고향이 아키타인데요, 그 지방에 '이부리갓코'라는 게 있어요. 어릴 적에는 '이게 뭐야' 싶었는데 어느 날 그 맛에 눈을 떠서 지금은 진공팩에 든 이부리갓코가 본가에 도착하면 좀 덜어와서 잘 먹곤 하죠. 


그게 뭐에요?


훈제한 야채절임


무?


단무지를 훈제한 거죠. 화롯불 향이 나는 달달한 단무지.


소박하네요.


식탁에 이부리갓코가 올라오면 왠지 기분이 좋아요. 그거랑 밥만 있으면 좋은 기분. 이부리갓코는 낫토랑도 잘 어울려요. 이런, 이부리갓코 얘기만 잔뜩 떠들어버렸네. (웃음)


(군고구마 도착)


오오 이것봐, 몽글몽글.  보세요~ 몽~글.


맛있어보여요.


뜨거워요.


우아. 진짜다. 맛있어요.


그쵸? 모닥불에 고구마 구울 때 처음에는 호일을 씌웠는데 그것보다 안 씌우고 그냥 넣는 게 속이 촉촉하고 부드럽다는 걸 알았어요.


전 항상 감자를 구워요. 소금이랑 버터랑 같이. 집에서도 구워먹어요.


집에서 요리하는군요.


요리라고 해봤자 밥은 쌀씻어서 삑- 안치면 그만이니까요. 낫토 먹을 때는 양념이나 겨자 없이 차조기 잎, 오쿠라, 우메보시를 잘게 썰어 넣고 100번 정도 섞어서 먹어요. (웃음) 그 정도는 합니다.




다음 편이 마지막입니다~ 마지막 편에 만나요~ 너무 쪼개서 스미마셍... :)

미숙한 발번역을 읽어주시는 숨은 독자분들께(!?!) 죄송함과 감사를 전하며 3편 나갑니다.

코바야시 사토미 아줌마 말을 반말로 쓸까 하다가, 왠지 나의 여사님은 처음으로 함께 공연한 젊은이에게 반말로 말하지 않을꺼야! 라는 심정으로(?) 존대로 옮겼습니다. ㅋㅋㅋ 실제로 신중한 성격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런데 원문에 쓰여있는 어투는 굉장히 편한 어투에요. 감안하고 읽어주시길. 제가 그런 것까지 반영할 깜냥이 안됩니다. ^^;;;


기사와 함께 실린 사진이 넘 마음에 들어서 다 스캔을 하긴 했는데 혹시 문제가 될까 염려가 되는군요.

출처는 모두 잡지 papyrus 입니다. 문제가 될 경우 모두 내리겠습니다.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1]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2]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4]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5]



(아 정말 두사람 귀여워서 미추어버리겠군요... ㅎㅎ)

[일상의 즐거움]


코바야시 사토미: 싫증을 잘 내는 성격이라는 얘기도 들어본 적 있는데, 지금은 원예에 빠져서 그런지 시간이 나면 산에 가서 땅을 경작한다던지, 나무를 심는다던지 해요.


카세 료: 뭘 기르시나요?


꽃.이.요. (웃음) 핀란드에서 산 구근식물이나 동네 꽃집에서 산 모종을 심으면서 봄의 사전준비를 확실히 해두죠. 사실은 '겨울에도 산에 가자!' 라며 스테인레스 타이어를 채웠는데요, 같이 가준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포기. (웃음) 개랑 둘이서 설산을 가는 건 무서워서. 미끄러지거나 빠진다거나 했다간 목숨을 거는 일이 돼버리니까요.


원예는 나만의 취미같은 건가요? (マイ・ブーム 라는 단어를 쓰네요, 사전 참고;;)


아뇨, 실은 예전부터 좋아했던 건데요. [카모메 식당] 찍으러 핀란드에 갔을 때도 그랬지만, 이렇게 로케이션이 길어질 때 화분을 몇 개 사서 방에 두면, 뭐랄까 마음이 따뜻해진다고나 할까. 지금까지는 땅을 일굴 만큼의 힘은 없었지만.


본격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는 뜻인가요?


넵. 간신히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웃음) 화분 같은 걸 집 구석구석에 놓아두는건 예전에도 했던 건데, 지금은 고지에 밭을 경작하고 있으니, 끝이 없죠.


제 경우는 뭐랄까, 해보고 싶은 건 찌낚시인 듯.


미끼를 끼우는 거 말이죠?


다마가와(多摩川) 하류 등지에서 가끔 루어낚시는 했었는데, 유료낚시터에서 했던 것 같은 찌낚시가 성격에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번 영화에 낚시 장면이 있어서 기뻤어요. 사토미 씨는 바다가 싫다고 하셨었죠?


맞아요. 너무 커서 무서워. (웃음) 하지만 여기의 고요한 바다라면 괜찮을지도.


바다하면, 왠지 멍-한 이미지가 있는 거 같아요. 전 윈드서핑을 오래 해왔어요. 집돌이처럼 보이는 이미지지만.


그럼, 서퍼 영화도 가능하겠네.(웃음)


대학 다닐 때 바람이 불면 윈드서핑, 안 불면 그냥 서핑. 윈드서핑이 지금이야 자리를 확고히 잡았지만, 그때만해도 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일본은 강한 바람이 부는 때가 겨울 정도라 전국대회도 겨울에 열려요. 너무 추운 나머지 대회에서 죽는 사람도 생기고.


에- 떨어져서 심장마비라도 걸리는거에요?


네. 뉴질랜드에서 같은 학생이 따뜻한 곳에서 여유롭게 윈드서핑 하는 걸 보고, 일본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총 7개의 주젠데, 지금까지 4개 나왔네요. 이제 3개 남았습니다. 나머지도 기대해주시길.


  1. 따즈 2013.12.16 09:28 신고

    숨은 독자입니다. 기대하고 있어요.
    마이붐, 같은 단어는 정말 애매하지. =) 재밌어요. 크으다란 화면에서 메가네 다시 보고 싶네.

    • 네르 2013.12.16 18:48 신고

      얼마나 커다란 화면을 원하시는지 모르겠사오나 제게 빔프로젝터가 있지말입니다. ㅋㅋㅋ 흰벽이 있는 곳이면 꽤나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지 말입니당~^^

    • 따즈 2013.12.17 16:33 신고

      흰 벽은 어디서 구하지? MT 라도 가야하나; ㅋㅋ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1]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3]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4]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5]



[여행]


코바야시 사토미: 도시는 도쿄로 충분한 것 같아서 시골로 가는 경우가 많은 듯. 20대 시절엔 도회지가 즐겁다는 생각도 들었었는데 지금은 일부러 도쿄 아닌 곳을 찾아갈 의미를 모르겠어요.


카세 료: 얼마 전, 촬영 일로 뉴욕에 갔었는데 정말 놀랐어요. 부모님이 5년 정도 거기 사셨기 때문에 가끔 오갔던 곳인데 말이에요. 해마다 지루해지는데, 그건 뉴욕이 변해서가 아니라 제가 변해서일지 모르죠. 하지만 이제 더 가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일본에서 휴식을 취할 때는 대개 캠프같은 걸 가죠.


혼자서 캠프? 혼자서 작은 텐트에 들어가있고 그런다구요? 곰이 덮칠까봐 무섭지 않아요?


아뇨, 여럿이서 오쿠타마 같은 곳에 가요. 중2때쯤부터 쭉 하던 거에요.


밥도 해먹고요?


모닥불이 좋아요. 마음이 차분해지고.


정말? 내가 '여자모닥불부' 대장이잖아요! 여러사람들이랑 멀리 떠나 모닥불을 지피곤 했죠. 불을 피우고 있으면 타오르는 모양만 보고 있어도 잡념없이 편하게 있을 수 있죠. 감자 같은 것도 구우면서, 아직 덜 익었나, 아직 멀었나 하면서 멍하니 보고 있고 그래요.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게 뭘까요.


글쎄, 역시 감동 아닐까요. 우아, 감동이라니,부끄러워라. (웃음) '꽃이 곱구나'도 좋고 '이 방 경치가 참 멋지네' 같은 것도 좋고.


지금은 장기간 스케줄이 빌 경우엔 해외에 가는 경우가 많네요. 잡지에서 발견한 사진 한 장이나 다른 경로를 통해 뇌리에 남는 나라나 지명이 계속 쌓이고, 또 국내의 경우엔 매니저한테 바로 전화가 오니까 일단 해외로.(웃음) 특별히 목적을 정하고 가는 건 아니어도, 왜 맘속에 바람이 통하잖아요. 그게 왠지 좋지 않나요.


가보고 싶은 곳은 잔뜩 있지만, 당장 지금 외국 중에 꼽으라면 러시아에 가고 싶네요. 예카테리나 궁전 같은 곳.


저도 러시아 완전 가고 싶어요. 러시아 소품들도 굉장히 좋아하고. 구소련 국가들도 가보고 싶어요. 아제르바이잔 쪽이요.



[휴식]


1개월 휴가가 있으면 꼭 여행을 가요.


나도 혼자라면 반드시 가겠지만, 집에 애완동물이랑 남편이 있으니 한달 내내 집을 비우는건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하지만 그녀는 2011년 이혼을 했죠 - 네르 주)


해외도 물론 좋지만 요즘엔 일본이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해외 나가서도 결국엔 그런 생각을 하며 돌아오곤 하는 것 같아요. 늘.


응. 일본 좋죠. 국내에도 가본 적 없는 곳이 많구요.


아무래도 밥 문제가 클지도요. 베니스영화제 때 아사노 타나노부 씨랑 식사를 하면서 '역시 일본이 좋아' 같은 얘기만 계속 늘어놨더니 주변에서 '너희들 이제 그만 돌아가' 같은 눈빛으로 쳐다보더라구요.


하지만 '요론섬에 오니 양식이 먹고 싶어졌어' 라고 말하지 않았어요?


제가 심술을 부렸나요. (웃음) 도쿄에 있으면 '모주쿠, 모주쿠' 하고 노래를 하는데요. (모주쿠는 실말이라는 해초입니다)


난 요론섬에 온 뒤로 거의 쉴 틈이 없어서 오늘이 처음으로 쉬는 날이에요. 시간이 빌 때는 동네 A 코프(슈퍼 이름)에 물건을 사러 가거나 빨래를 하거나... 호텔에 있는 세탁기요, 2조식이에요. 끝내줌-


재밌네요. 2조식 세탁기라니.


물의 양부터 이런저런 것들을 직접 붙어서 해야하니까, 맨처음에 평소대로 세제를 넣으면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거품이 안 없어지거든요.(웃음)


전 사토미 씨한테 얘기를 듣고 난 다음에 빨래를 해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웃음) 옛날엔 다 그런 세탁기를 썼던 거죠?


94년 제품이었나 그랬어요. 얼마전만해도 이렇게 생활했었구나, 생각하다가 막 빨래가 끝난 옷에서 나는 냄새도 맡고.


신선한 기분이죠, 정말. 전자동 보다 더 알기 쉽다는 느낌이 들어요.


어째 전자동이 쓸데 없는 것 같네요. 세탁 시간도 탈수도 3분 정도면 되는데, 드럼식 같은 건 건조가 끝날때까지 4시간 정도 돌아가고 그러잖아요?


세탁기가 있는 공간의 분위기도 왠지 좋아요. 여기 오고나서부터 이것 저것 빨래를 하고 모두 모여 저녁 식사한 다음 호텔에서 키우는 강아지를 보러 가곤 했잖아요. 그런 느낌이 너무 좋았어요. 꿈에 그리던 휴일의 느낌이랄가.


치유의 시간! 같은 거. 그 강아지들의 어미개가 안아주는 게 너무 좋아서 꼭 꼬마애처럼 안긴 채 있었죠.


강아지 3마리도 너무 귀엽구요.



일본잡지 [papyrus] 에 실렸던 인터뷰(?대담?잡담?ㅎㅎ)를 옮깁니다. (vol. 14 / 2007년 10월)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2]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3]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4]

코바야시 사토미 X 카세 료 [5]




몹시 귀여우십니다! 사토미 여사가...


남쪽의 섬에서 나눈 7가지 이야기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곳... 요론섬을 방문한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높고 푸른 하늘, 한층 더 투명한 공기, 잔잔한 파도 소리, 짙게 풍겨오는 풀냄새. 방문하는 사람의 마음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이 남녘의 섬에서 영화 [안경]이 촬영되었다. 촬영이 없는 어느날, 처음으로 함께 연기하게 된 코바야시 사토미와 카세 료, 두 사람이 영화에서 연상되는 7가지 테마를 두고 한가롭게 잡담을 나눴다.


[안경]

코바야시 사토미 : 난 근시라서 평소엔 안경을 써요.


카세 료: 아, 그래요? 대여배우시라서 안경을 쓰신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웃음) 저는 보통은 아무것도 쓰지 않아요. 눈은 좋은 편이구요.


오. 드문 일인데요.


요새는 좀 자막이 잘 안보이기 시작해서 동경해오던 안경을 한번 써볼까 하고 안경점에 갔었어요.


동경했던 안경이군요. (웃음)


검사를 처음했는데.


응.


'눈이 나쁘지 않은데요' 라고..


실망했겠다.


분한 기분에 도수없는 안경을 만들어 왔어요. 프레임이 크고 좀 우스꽝스러워보이는 안경이에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같은 작품을 계속 했더니, 취재오시는 분들이 자꾸 어려운 질문만 잔뜩 주셔서 좀 부드럽게 해볼까 하고. 제 기분 전환에는 효과가 있었어요.


설마 [안경]을 염두에 두고 배역 준비를 할 겸 했던 거? '저 녀석 꽤나 의욕을 부리는걸' 같은 느낌? 카세 군,따냈네~(웃음)


네, 지금까지 열심히 힘낸 보람이 있었습니다. (웃음) 안경을 쓰면 왠지 그것만으로도 배역에 빠져든 느낌이 들어서 더이상 아무것도 안해도 좋은 듯한 느낌이었어요. [허니와 클로버]도 그저 안경을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기분이었죠. 그때 바다에 안경을 빠트리는 바람에 카메라 위치로 대충 장면을 얼버무린 적도 있었어요.


이번엔 안경을 여러 개 준비해둔 것 같아요. 감독님은 [안경]이라는 제목에 대해서 아무것도 설명해주질 않으셨죠?


없었어요. 하지만 맨처음 매니져한테 '[안경]이라는 작품 얘기가 들어왔는데 말야, 일단 배우 전원이 안경을 쓴다는 것 같아' 라는 말을 듣고 곧바로 '할게!' 라고 말한 기억이 나네요.[안경]이라는 제목만으로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보러 오는 관객분도 있지 않을까요


사토미 아줌마!!!! (사진은 누르면 커집니다.ㅎㅎ)


 * 일본 잡지 [papyrus] 2007년 12월호 (vol.15) 에 실린 쿠사노 마사무네 인터뷰를 옮김. 틀린 부분도 많겠지만.
혹시 문제가 될 경우, 내립니다.

Spitz 쿠사노 마사무네 20년째의 사랑 (1)
Spitz 쿠사노 마사무네 20년째의 사랑 (2)



작사는 몽상에 형태를 입히는 것

록키드 쿠사노는 록밴드 [스핏츠]를 결성. 처음엔 블루하츠 같이 '솔직한 가사를 저돌적인 멜로디에 실어보내는' 록을 목표로 했다.

"스핏츠는 블루하츠를 동경하며 시작한 밴드였기 때문에 당연히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이 닦아놓은 길을 걷는 것이 편하다는 생각도 있었겠지요. 거기서 발전하려면 형식부터 벗어나야만 합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한테 그렇게 끌어낼 부분이 있을까 되돌아보니 어렸을 때 열중했던 가요곡이 떠올랐습니다."

팝음악에서 끌어온 멜로디와 록음악을 한데 묶으면 어떻게 될까. 쿠사노의 독자적인 음악 만들기는 그 지점에서 시작되었다.

"먼저 멜로디가 바뀌었습니다. 8비트 리듬에도 얽매이지 않게 되었구요. 다른 밴드음악과 차별을 둔다는 의미에서도 '틀에 박힌 록음악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록'에 신경을 썼습니다. 곡조에 좀더 멜로디가 풍부해지고 나니, 가사가 꾸밈없고 평범해 보였지요. 그래서 멜로디와는 반대로 이번엔 가사가 점점 초현실적인 느낌으로 변화했습니다."

하지만, 스핏츠의 히트곡을 짚어보면 교과서적이라고 할만큼 솔직한 가사의 사랑노래가 그 중심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초현실적인 요소는 사랑노래에도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되는 가사'라는 말을 들을 때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생각하는 방법에 따라 한번 들어서는 초현실적이라고 생각되지 않다가도 자주 들어보면 어딘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에 담고 듣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단, 지금 일본에서 유행하는 노래의 가사들은 긍정적이면서 이해가 쉬운 것들이 대부분이다. 쿠사노는 그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저는 제가 만드는 노래에 남들과 다른 정수를 담고 싶습니다. 늘 남들과 다른 오리지날로 남고 싶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확실히 쿠사노가 쓴 사랑 노래의 가사를 귀기울여 들어보면 일반적인 방법과는 다른 유니크한 표현이 곳곳에 새겨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심정을 토로하는 형태의 흔한 사랑 노래의 형식과는 달리, 곡들마다 하나의 세계가 정성스레 세워져 있고 배경이며 등장인물도 달라서 듣는 사람이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즐거움이 담겨 있다.

"어쩌면 시나리오 작가와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노래 속에서 드라마를 전개해가고 있다는 느낌이 비슷하달까요. 하지만 듣는 분들은 노랫속 이야기가 작사가의 실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3월 너의 생일에'라는 가사가 있다면 '마사무네상 여자친구는 3월생이구나'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어요.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미스테리 시나리오를 쓰시는 분들은 사람을 여럿 죽인 식이 되어버리죠. (웃음)"

쿠사노 자신이 겪은 일을 반영한 노랫말은 없는 것일까?

"없다고는 못 하겠죠. 사회 상황이나 당시 제 사적인 기분을 포함해 심리 상태를 간접적으로 가사에 담은 경우는 많다고 생각해요. 애인의 생일이 3월이니까 '3월의 생일'이란 식으로 쓰지는 않구요. 그런 건 오히려 피하겠죠. (웃음)

결국 저한테 작사라는 건 몽상에 형태를 입히는 작업인 것 같아요. 그러니, 현실과 닿아있는 요소도 한번 걸러내서 허구의 이야기로 표현할 수 있어야 가사로 쓸 수 있습니다."

 * 일본 잡지 [papyrus] 2007년 12월호 (vol.15) 에 실린 쿠사노 마사무네 인터뷰를 옮김. 틀린 부분도 많겠지만.
혹시 문제가 될 경우, 내립니다.

 Spitz 쿠사노 마사무네 20년째의 사랑 (1)


마음을 뒤흔드는 음악과 사랑에 빠지다

듣는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음악을 만드는 쿠사노 자신은 어떻게 음악과 마주치게 된 것일까.

"어릴 때부터 가요가 정말 좋았어요."

그 시절 티비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멜로디가 풍부하고 어딘가 어른스러운 음악은 유치원에서 부르던 아이들 음악과는 달리 소년 쿠사노의 마음을 움직였다.

"선생님이 오르간으로 연주해주던 '개구리 합창'은 곡만 들어도 건반을 치는 선생님이 모습이 생생히 떠올랐어요. 하지만 티비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가요들은 어떻게 해야 이런 음악이 만들어지는지 전혀 알수가 없었지요.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거지? 그런 생각이 들었죠. 한참 시간이 지나 기타를 치게 되면서 '멜로디가 이런식으로 만들어지는구나'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었지만, 어린 시절에는 그런 걸 몰랐습니다. 어떤 소리가 기타고, 베이스고, 신디사이저인지 모르는 채로 하나의 덩어리로 음악을 들었던 거죠. 따지지 않고 음악을 듣던, 감상자로서 그저 행복했던 시절이었네요. 요리로 말하자면 숨겨진 맛을 모르는 채 '맛있네'라고 먹는 게 감동이 있잖아요. '이건 두반장인가?' 이런거 생각하면서 먹으면 재미없죠? (웃음)"

가요를 듣는 즐거움에 눈 뜬 쿠사노. 그런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록음악과는 어떻게 만났을까.

"그땐, 라디오 방송국마다 가요 베스트 10곡을 틀어주고 나서 바로 서양 팝음악 베스트 텐을 방송해주었죠. 어딘가 참 멋있었어요. 팝이 뭔지 록이 뭔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듣다 보니 어느새 70년대 록음악을 깊이 듣게 되었습니다."

이후 쿠사노가 일렉트릭 기타를 손에 들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이다. 그때부터 자작곡을 만들어왔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옛날부터 나만의 것을 만들어야겠다는 이상한 고집이 있었어요. 소학교에 다니던 무렵 모두 도라에몽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다른 애들이랑 똑같이 그리는 게 왠지 싫어서 도라에몽에 멋대로 기다란 귀를 붙여 나만의 '토끼 캐릭터'를 만들고는 흐뭇해했죠. 귀 빼면 전부 도라에몽이었지만요. (웃음) 이왕 할거면 나만의 요소를 첨가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던 거죠. 물론 기타 연주는 카피부터 시작했지만, 결국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지 않으면 만족스럽지가 않았어요. 작곡은 둘째치고 작사가 어려웠습니다. 가사라면 사랑 노래를 써야겠다고 약속처럼 생각했지만 지어 보려고 해도 아직 10대 중반이라 대단한 연애 경험도 없으니 연애에 대한 동경을 가사로 어떻게 옮겨야 할지 몰랐어요. 그러면서도 록음악의 가사에는 작법이 있다고 생각해서 '멋진 그녀와 밤새도록' 같은 가사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 일본 잡지 [papyrus] 2007년 12월호 (vol.15) 에 실린 쿠사노 마사무네 인터뷰를 옮김. 틀린 부분도 많겠지만.
혹시 문제가 될 경우, 내립니다.


「사랑」
스핏츠의 노래를 듣고 
이 단어를 머릿 속에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록밴드이면서 사랑을 노래하고 
사랑을 노래하면서도 록을 잊지 않는다.
그런 스피츠의 음악을 만들고 노래하고 있는
쿠사노 마사무네에게 「사랑과 록」 사이의
알듯말듯한 관련성과 그 매력에 대해 물었다.


쿠사노 마사무네 인터뷰
스핏츠 풍의 사랑 노래를 만드는 법

밴드 결성 20년.
지금까지 150곡이 넘는 노래를 작사/작곡하고 노래해온 쿠사노 마사무네에게
사랑노래와 음악, 그리고 록은 어떤 의미일까.

연애라는 요소가 들어간 편이 만족스럽다.  

스핏츠라는 이름을 들으면 유명한 사랑 노래가 여럿 떠오른다. '로빈슨' '체리' '나기사(渚,물가)' '카에데(楓,단풍)' '스타게이저' '마사유메(正夢,현실에 들어맞은 꿈)'  일본어 가사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멜로디의 곡은 들으면 금방 입으로 흥얼거리게 될 정도로 쉽게 익숙해진다. 자기가 겪은 사랑 경험과 맞물려 잊지 못할 노래로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올해로 결성 20년을 맞은 스핏츠. 새롭게 발매한 [사자나미(잔물결)CD]는 열두 번째 정규앨범이다. 지금까지 작사,작곡가로 150곡 이상을 만들고 직접 노래해온 마사무네에게 사랑 노래는 어떤 의미일까.  

"사랑 노래는 노래하고 있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노래에는 사랑 노래 말고도 여러가지가 있지요. 풍년을 기원하는 노래나, 노동요처럼요. 저도 한때는, 그런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것도 괜찮을까 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우리가 농작물을 기르거나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러니 연애 말고 평소 일상을 노래에 담아봤자 재미없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오늘 먹은 점심 식사에 대해 노래한다고 즐거워질리도 없구요. (웃음) 역시 노래하는 순간 제일 빠져들게 되는 것도 사랑 노래지요."  

사랑 노래를 부를 때 그 정도로 빠져들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사랑 노래 자체가 연애와 닮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연애는 제약이나 장애가 있으면 더 타오르죠. 그런 절실함과 기쁨을 담고 있는 사랑 노래 역시 노래하는 것 만으로 기분을 극적으로 달아오르게 하는 힘이 있죠.  

연애가 아닌 주제로 만든 곡도 있어요. 하지만 그런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메인 디쉬가 야채야!' 같은 뭔가 부족한 기분이 남아요. 어딘가 연애라는 요소가 들어간 노래에 더 만족하게 됩니다."  

노래하는 사람만 사랑 노래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 노래는 듣는 사람의 마음에도 남는다. 그중에서도 특히 마사무네가 만든 곡들에는 청중이 제각기 자신의 연애경험을 되살리게 하는 힘이 있다.  

"신기하네요. 10대 시절에 어떻게 하면 여자아이와 사귀면 좋을지도 모르면서 망상만 부풀려서 만들기 시작했던 게 제 작곡의 시작이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태어난 곡을 들은 여자 아이들이 '어떻게 이렇게 날 잘 알아?' 같은 말을 하는 걸 보고 참 이상한 생각이 들었죠. 제가 상상한 여자 아이를 노래한 곡에 현실의 여자아이가 자신을 투영해서 공감을 해주다니. 하지만 그게 바로 노래의 재미난 점이겠지요."


  1. cooleun 2013.06.17 21:19 신고

    스피츠- 아이시떼루요!

함께 들른 교보문고에서 잡지 판타스틱을 들춰보던 따즈가 온다리쿠의 인터뷰가 읽고싶었는데 놓쳐버렸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구입했던 papyrus 에 온다리쿠 인터뷰가 실려있던 게 기억났는데, 짐 줄이려고 분철을 했던 터라 버렸는지 취했는지 기억이 가물하여, 있으면 주겠다고 했다. 내가 구입했던게 2007년 여름이랑 가을이었으니 온다리쿠 인터뷰도 그 중 하나에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최근 인터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북오프에서 헐값에 구입한 2005년 창간호에 실린 거였다. 이걸로나마 따즈가 갈증을 해소하기 바라며 어설픈 짐작이 난무하는 해석글을 올려본다.

   작년 7월에 출판된 [밤의 피크닉]으로 제 2회 서점대상과 제26회요시가와에이지문학신인상을 수상한 작가 온다리쿠. 이미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지만 더블수상으로 팬층이 한층 확대된 듯 하다. 데뷔14년째인 올해도 소설의 단행본화, 첫 에세이집 간행등 정력적인 활동엔 변화가 없다. SF, 미스테리, 호러, 청춘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발표해오고있는 작가가 쓰는것의 원점으로 되돌아가 "이야기"가 품고있는 큰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온다씨가 어린시절부터 종류를 가리지않는 책벌레였다는 사실은 유명한 이야기다. 월1회 우송돼오던 福音館의 그림책 시리즈 [어린이의 친구]를 시작으로, 아버지가 갖춘 문학전집, 오빠가 좋아했던 미스테리나 SF등 집에는 책이 넘치고넘쳤다. 학창시절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대던 긴 시간을 지나 작가할동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한해 200권은 읽는다고 한다.
   어린시절부터 아동서의 목록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영화의 예고편에서 이야기를 상상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스스로 이야기를 만드는' 습관은 작가로서 없어서는 안될 소양과 연결된 것이 아닐까.
   "흠.. 그저 망상벽이 있었을 뿐이에요" 라며 온다씨는 조용히 웃었다.
   "소양이라고 할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부모님의 전근으로 이사가 잦아, 그 장소에 얼마나 머물게 될지 알수 없어서, 이사한 그날부터 이미 이별의 예감을 품곤했었어요. 그 탓에 관찰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제3자적인 Passenger 적인 시점이 비교적 소설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또,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기억에 남는 흥미로운 세계를 체험해보고 싶다라는 기분이 무척 강했다고 생각해요."
   그녀의 작품은 과거의 명작들에게 오마쥬를 표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체험'에의 바람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이미 이세상에 오리지날 스토리라는 것은 없고, 모두 연출이 다른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연출방법이 새롭고 참신하기만 하다면 그 작품을 재미있다고 느끼는 독자는 있겠죠. 제가 존경하고 있는 작품은 이거에요, 라고 전달하고 싶어요. 거기서부터 독자가 그 책에 흥미를 가져준다면 기쁠것입니다."
   반면, 올해의 서점대상을 수상하고 현재 20만부를 넘어선 [밤의 피크닉]은 오마쥬 작품은 아니다. 철야로 80킬로를 행보하는 고교생활 마지막 이벤트 '보행제'의 하룻밤을 무대로 등장인물 각각의 생각, 응어리, 고민이 교차하는 청춘소설이다. '보행제'는 작가의 고교시절에 실제로 행해졌던 행사로, 작품 구상은 데뷔 당시부터라고. 많은 지지를 모은 이 작품, 독자의 목소리를 듣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10대도 50대도 감상이 비슷하다'라는 것이다.
   "모두 '그리운 마음이 생겨요'라고 말해주세요. 그리움이라는 건, 나이가 들은 후의 감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은 상당히 근원적인 감정이라는 거겠죠."
   실제로 온다씨의 작품으로부터 늘 노스탤지어를 느낀다는 목소리도 있다.
   "제 취지가 '그리우면서도 새로운'이라서.. 굳이 향수를 느끼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그런 반응을 많이 얻고 있긴 합니다."
    데뷔 이후 14년, 전업작가가 된지 6년, 그간 단행본으로 29편의 소설과 2편의 에세이집이 출판되었다. '지속력도 아이덴티티의 하나'라는 말도 있지만, 온다씨 자신이 '되는 것은 간단하지만,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なるのは簡単、続けるのは困難)' 라며 힘주어 말했다.
   "鴻上尙史씨의 에세이에, 100점만점을 한번 받는것보다 70점 수준을 계속 유지해가는 것이 프로 작가다 라는 글이 무척 인상에 남아있어요. 역시 그 시점에서의 최선을 다해나가는 것이 프로의 조건이 아닐까라고 스스로도 경계하고있습니다."

뿌리가 되는 것은 '세상을 의심하는' 것

   온다씨의 작풍은 뭐니뭐니해도 자유다. SF, 미스테리, 호러, 청춘소설을 아우르는 장르로 독자를 매료시킨다. 소설, 영화, 만화, 아니메등 모든 표현형태를 섭렵한 세대에 속하는 그녀는, 자신을 특정 범주의 작가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작가'라고 자리매긴다. 그런 엔터테인먼트적인 세계를 관통하고 있는 것은 '세계를 의심한다'라는 시점(視点)이 아닐까.
   -- 그때부터 나는 의심하고 있다. 세계가 아무래도 보이는 그대로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던 것이다. 어딘가 다른 세계가 있는 것이 틀림없고, 분명 가까이에 그곳에 갈 수있는 입구가 있을거라고 믿고 있었다. (에세이집 [소설이외 小説以外]에서)
  어린 시절 양복장이나 우체통, 공터에 방치된 드럼통에 다른 세계로의 입구를 찾아내려고 했던것은 아닐까. 세계는 수수께끼로 가득하고, 그래서 사람은 모험을 떠난다. 세계를 의심하는 시점은, 수수께끼를 풀려고 하는 시점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온다씨의 막대한 독서량과 많은 망상에 의해 배가된 무언가가 그런 시점을 '이야기'로 전환시켰던 것일지도 모른다.
   "소설가뿐 아니라, 표현을 하는 사람에게는 필터랄까 상자같은 것이 있어서, 그곳에 잠재워놓은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거기서 표출된 것이 제게 있어서는 '쓴다'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같은 것을 보거나 듣고 저장을 한데도, 필터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니까, 표출될 때에는 다른 색이나 음을 내지요. 이 세상에 각양각색의 작품이 있는 것은 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이의 작품을 접하는 것을 의식적으로 신경쓰고 있다고 하는 온다씨. 그것은 표출(output)만을 염두에 둔 저장(input)행위는 아니다. 그것은 아이때부터 '별세계'에 데려다준 '이야기'를 사랑하고, 그 위력과 영향력을 알아버리고, 또 믿고있기때문일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저는 이야기의 패턴을 잘 알고있는 소설가가 좋아요. 자기가 좋아서 자기를 소설에 쓰는 것 같은 작가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되고싶지도 않아요. 이야기라고 하는 형태를 좋아하는 작가로서 있고싶다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지이야기]나 [해리포터], 그리고 이번에 [나니아 연대기]가 영화화되었지만, 현대에 들어 판타지가 어째서 이렇게 인기가 있는가하면 역시 질서가 요구되고있기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판타지, 즉 '이야기'야말로 세계의 질서를 회복해주는 것은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읽히고 회자되는 여러 '이야기'. 우리들은 그 속에서 수수께끼와 모헙과 성장을 보고, 또 무질서한 현대를 재구축하기 위한 비밀을 찾는다. 온다씨가 그리는 '그리웁고 새로운' 이야기는, 그러한 과거의 유산을 계승하여 한층 더한 불가사의를 제시한다. 그녀의 책의 덮개야말로 다른 세상으로의 입구인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해석 엉망. -_-)v 그래도 이거한다고 시간 훌렁 갔네. -ㅁ-
  1. 따즈 2008.05.12 18:45 신고

    고맙!!! 요즘 온다리쿠에 홀딱 빠져지네지. 내 주된 취향이 이런 쪽이라는 걸 확고히 깨닫게 됐달까. 그냥 환타지엔 관심이 적은 편이지만. 몇가지 광분 아이템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 M, V,,,,ㅋㅋㅋ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라고 부르는 온다리쿠의 소설도 재미있엄. 구성도 착착 들어맞고. 요즘 구성이 착착에 집착해서 미스터리만 손이 가는 단점이 생겼지만. ㅎㅎ

    • 네르 2008.05.15 12:58 신고

      엉터리 옮김글이지만 고맙다 해주니 나도 고맙군.
      나도 온다리쿠꺼 사놓은 거 있는데...
      상/하권으로 되어있어서 언제 읽을수나 있을라나. 호호

  2. 임♡ 2008.07.20 23:29 신고

    앗, 원문 인터뷰도 보고싶어용 ♡

  3. 키쿠치 2008.08.20 13:15 신고

    아, 온다리쿠에 관한 서평 같은거 쓰고 있었는데 도움이 많이 됬어요. 감사합니다. 내용 담아가요 ^^

    • 네르 2008.08.20 16:53 신고

      ^^ 그 서평 저도 읽어보게 해주심 안될까용? 무리한 부탁인가요? 궁금해서...
      미흡한 글이나마 도움이 됐다니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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