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애호가적 생활

국악을 사랑하는 소리꾼의 진심이 느껴지던 시간, 고영열 콘서트 [내 인생의 춘하추동_달빛 마중(여름)]

Zigeuner 2021. 11. 1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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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1년 11월 5일 오후8시
장소 : 서울돈화문국악당


중앙에서 내려다보며

셋리스트

아름이
달빛 마중
흘러간다
한오백년
가야금산조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
넘어가세
해월
(앵콜) 뱃노래


4일 연속 공연에 임하는 나의 자세... 금요일 휴가를 냄 ㅎㅎ 그렇다고 쉬다가 공연을 간 건 아니고, 부모님 모시고 가을산책을 다녀오는 바람에 상당히 피곤한 상태였지만 말이다.

 

공연 2일째여서인지 객석과의 가까운 거리도 적응이 된 눈치. 첫공 때는 무대에 나왔는데 객석이 너무 가까워서 토할 뻔했다고 ㅎㅎㅎ 오늘은 좀 괜찮다며, 침튈수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너스레도 :) 봄 공연에 이어 여름 공연에서도 왜 노마이크 공연을 기획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했다. 코로나 전인 2019년에 홍대 앞의 작은 공간에서 했던 미니콘서트에서 정말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고, 그래서 그런 공연을 꼭 다시 하고 싶었다고. (그 공연 얘기할 때마다 나는 왜 이 소리꾼을 2020년부터 따라다니게 된 건지 너무 아쉽다는...미니콘 공연했던 그 장소가 나의 직장에서 5분거리이기 때문이다. 그때 알았으면 정말 얼마나 좋았을까! 부질없는 후회로다 ㅎㅎ ) 마이크 없는 공연이라고 소리 안내려고 다들 긴장하면서 보시는데, 자기가 멘트 치는 시간에는 편하게 스트레칭도 하시면서 편히 들으시면 좋겠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어제에 이어 오늘의 게스트는 가야금 연주자인 추현탁. 자기들 끼리는 '가야그머' 라고 부른다고 한다 ㅎㅎㅎㅎ 게스트와 함께 부른 곡은, 고영열의 새앨범에 실린 '흘러간다'와 '한오백년', 마지막으로는 '가야금산조'. '가야금산조'는 고영열이 고수로 함께 하고 추현탁의 가야금 연주가 메인인 무대였다. 소리꾼 공연을 따라다니다보니 가야금 산조를 듣게 되는 날도 오는구나. 사실 예전에 외국인 손님 모시고 국악공연 보러 다니기도 했으니 분명 어디선가 접했을지도 모르는데, 기억은.... 휘발되는 것이니까... 처음인 걸로 치자... ^^ 산조의 뜻풀이도 해주고(흩어질 산! 가락 조!), 점점 빨라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고 설명해주고, 마지막에 정말 빠르게 연주하는 주법을 말발굽이라고 한다는 것도 알려주고... 상식을 늘려갈 수 있는 유익한 공연이 아닌지 ㅎㅎ 판소리뿐 아니라 다른 국악 장르에 대해서도 앞으로 차근차근 알려드릴테니 자주 찾아달라고 말하는 이 소리꾼은 정말 찐국악러버인 것이다. (당연한가?) 

 

오늘도 대부분 자작곡으로 꽉꽉 채운 한시간 반의 공연. 이제 익숙해질만도 하건만, 무슨 소리꾼이 작곡도 이렇게 잘하고 피아노도 이렇게 잘치고 무엇보다...어떻게 재즈가 이렇게 찰떡일까. 예전에 온라인 라이브때였나, 누군가 재즈꾼이라고 부른 적이 있는데,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 재즈꾼, 피아노꾼, 소리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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