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애호가적 생활

어서와~ 노마이크 공연은 처음이지? 고영열 콘서트 [내 인생의 춘하추동_꽃잎이 내리던 그 시절(봄)]

Zigeuner 2021. 11. 1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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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1년 11월 4일 오후8시
장소 : 서울 돈화문 국악당


셋리스트

전통소리 ‘사철가’
나비의 꿈
꽃잎이 내리던 그 시절
단오놀이
전통판소리 ‘춘향가’ 중 한 대목
함양양잠가
춘몽
(앵콜) 너영나영


11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동안 서울돈화문국악당에 출석도장을 매일 찍고 왔다. 왜? 고영열 콘서트가 있어서.

이 콘서트 기획이 알려졌을 때부터 무척 고영열이 원망스러웠는데!! 나흘간 2가지 기획으로 공연이 올라가는데 그 중 한가지 기획은 춘하추동 콘셉트의 공연이라 셋리스트가 다 다를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하.... 올콘을 부르는 마성의 기획력. 이런 기획인 줄 몰랐을 때에는 나흘 중에 하루만 공연을 볼 생각이었는데 말입니다요. ㅜㅜ 나한테 왜 그래.... 정말... 거기다 왜 티켓팅은 다 같은 날이냐고. 머리를 아무리 써도 올콘은 불가능 미션일 것 같아서 안절부절했다.

그러던 중 들려온 또 하나의 소식 '춘/하/추/동' 콘셉트의 공연은 패키지로 판다고. 30명한테... 티켓팅 똥손이지만 이 패키지를 사야만 그나마 올콘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 정말 온 우주의 기를 모아(ㅋㅋ) 티켓팅에 임했는데! 결과는 장렬히 실패... 아 이런 티켓팅 실력이면 이번 돈화문 공연은 아예 다 포기를 해야하나보다 라고 크게 낙담했다. 30분쯤 지나서 일하다가 별 기대없이 패키지 예매창을 새로고침했는데 갑자기 매진이란 글자가 없어지면서 패키지 티켓 매수를 선택할 수 있게 된 화면!! 손을 벌벌 떨면서 무통장 입금을 지나 예매확인 페이지 화면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팔을 꼬집어 봤다. 어머, 내가 패키지를 잡았네 ㅎㅎㅎ

패키지를 끊었다고 끝이 아니긴 했다. 4회 공연의 자리 지정까지 마무리해야 완료. 남들보다 30분 정도 늦게 들어간터라 좋은 자리는 모두 나간 상황이었지만 이상하게 한 공연만 3열 정 가운데가 비어 있었다. 그 공연이 바로 첫 공연인 봄 공연. 와…. 나 이승환 공연도 이렇게 좋은 자리에서 본 적 없잖아 ㅋ 1,2 열 잡아본 적은 있는데 다 사이드였다고. 정중앙이라니. 그것도 실제로 공연장을 다녀와보니 3열이 정확히 무대에 오른 사람의 눈높이와 맞는 높이여서 눈맞춤했다고 착각하기 아주 딱 좋은 자리였다. ㅋㅋㅋ(아니 눈이 맞은들 그게 뭐 ㅋ)

무대에 오른 고영열이 처음 뱉은 말은 “어우 너무 가까워!” 였다. 정말 코앞에서 보는 듯한 거리감. 돈화문 국악당은 처음 와봤는데 정말 오붓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자리였고, 고영열의 기획한 노마이크 공연에 적합한 곳이었다. 너무 가까워서 더 떨린다면서 처음 부른 노래는 전통 소리 ‘사철가’. 그동안 밴드와 함께한 ‘사철가’는 여러번 무대에서 보았는데, 고수의 북장단에 맞춘 전통소리 ‘사철가’는 또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게스트 연주자였던 정부교는 학교 1년 후배라고. 고영열은 학교 다닐 때 하는 거 열심히 하는 선배였다고 한다(? 기억 쫌 휘발 ㅎㅎ) 그동안에 보러 다녔던 공연들은 대부분 밴드나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공연이었고, 고수와 맞추는 무대는 온라인 공연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오프라인으로 ‘사철가’ 뿐 아니라 ‘춘향가’의 한 대목도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 두번째달 춘향가 앨범에 ‘좌우도로’라는 제목이 붙은 대목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소리꾼들이 빠른 박자로 내지르는 부분은 랩퍼 저리 가라~ 딕션도 굉장히 정확한 게 인상적이다. 내가 이 소리꾼 공연을 계속 보다보면 언젠가는 전통판소리 완창하는 걸 볼 날도 …. 오겠지? (소리꾼 고영열은 완창을 언젠가 해낼 것 같은데, 내가 관객으로 있을 자신이 좀 없네 ㅎㅎ.. 내가 이승환 빠데이도 함께 한 사람인데 그거 벌써 2년전이자녀… ㅜㅜㅜㅜ)

처음 접해본 노마이크 공연은 믹싱의 개입없이 가창자가 의도한 소리의 강약과 질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새롭게 다가왔다. 그런데 얘들아, 이건 시작이야…아직 나에겐 다섯 번의 공연이 더 있어….(그래서 행복하다구.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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