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애호가적 생활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Zigeuner 2012. 3. 1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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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영화정보 :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87663

예전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필모를 보다 깜짝 놀랐다. 모르는 사이에 은근히 이 감독님 영화를 많이 봤더라.
<원더풀 라이프>,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 (공기인형을 끼어넣을까 하다가 뺀다. 제대로 집중해서 보질 않아서)
이전에 본 작품들도 좋았지만, <원더풀 라이프>가 기억이 오래되어 제외하면, 가장 보기 편하고 흐뭇했던 영화가 아닐까 싶다.
아이들은 기적을 빌며 변화한다. 가족의 화합을 원하는 아이가 범위를 넓혀 세계(!)를 생각하기 시작하고, 꿈을 키우는 아이는 자기의 실력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키우던 강아지가 다시 살아나길 원하던 아이는 ... 기적이 일어나지 않아도 담담하다(!)

강아지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던 아이가 내내 마음에 남았다. 죽은 강아지를 백팩에 담아간 몸집이 몹시 작던 아이. 
한걸음 한걸음이 버거워 보이던 그 아이가 신칸센 열차 교차지점까지 가서 기적을 빌고 마침내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가장 궁금했던 것이다.
울지나 않을까. 기적을 빌러 가자고 처음에 말했던 친구에게 짜증을 부리지나 않을까. 상처받지는 않을까.
아이는 무척 담담했다.
다시 집으로 향하는 길에도 꿋꿋이 무거운 강아지 시체를 메고 돌아와 마당에 묻어주겠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고 괜히 뭉클했다.
그야말로 순수하게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구나. 아이답구나.

아이들도 '기적'이 무엇인 줄 알고 있는게 분명했다.
일어나기 힘든 일. 신의 영역.
크게 실망하지도 않고, 크게 포기하지도 않는 아이들은 짧은 여행에서 조금씩 자랐다.
그렇게 어른들끼리 통하는 인생의 맛을 하나둘 알아간다.

사족. 고인이 된 하라다 요시오 할아버지 보고 괜히 짠.



(사진출처 :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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