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자는 어떤 사람이야?" 나는 흔히 생각하는 기자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읊던 대사를 멈추고 연출자를 보았다. "네?" "이 사람의 부모는 어떤 사람이었어? 어떤 집안에서 자랐지? 꿈은 뭐야? 학창 시절은 어땠어? 어쩌다 기자가 되었지?" 어리둥절했다. 우연한 기회에 아마추어 직장인 극단에 들어갔고, 마침 연습중이던 극에서 첫 장면에만 잠깐 등장하는 기자 역을 맡게 되었는데 처음으로 대사를 외워 연습하던 날 연출자가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던진 것이다. "지금 대사만 줄줄 외웠잖아. 그 기자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봐. 그럼 말투도 달라지고 행동거지도 달라지고 머리 모양, 옷차림 설정도 다 달라질테니까." 그때의 경험을 통해 배우가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대본의 지문을 뛰어넘어 디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