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애호가적 생활

뮤지컬 [스핏파이어 그릴]

Zigeuner 2022. 2. 3.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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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2년 1월 5일 오후 8시
장소 :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 1관


호평이 많은 걸 보고 골랐던 공연이었다. 2022년의 첫 뮤지컬. 대강의 평들을 훑어본 바로는 힐링이 되는 극인 것 같았고 그런 극을 좋아하기도 해서 발걸음한 것이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좀 아쉬웠다. 

 

인물들간의 유대가 생기는 전개가 다소 촘촘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나와 퍼씨의 관계도 그렇지만, 퍼씨와 셸비의 관계가 제일 그랬다. 셸비는 처음 본 퍼씨에게 어떻게 그렇게 경계심이 없을 수 있었을까. 그냥 착한 성격의 인물이다라고 이해해보려고 해도, 너무 쉬운 전개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들의 전형성은 셸비에게 국한되지 않는다. 썽만 내다가 갑자기 쩌리(;)가 되어버린 케일럽도 너무 전형적이어서...부부가 나란히 참 전형적인 인물들이었구나.

 

1막이 지루해서, 아 이야기가 전개되느라 그러는가보다 했는데 왠걸 2막 역시 지루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눈물을 훔치는 관객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는데 나는 하품을 연거푸하느라 콧물을 훌쩍였다. 군중 속의 고독...

여주인공이 아름다운 새벽산을 보던 클라이막스 장면은 소문만큼 아름다운 장면이긴 했지만, 그 장면의 아름다움은 너무 찰나.

전체적인 극의 어수선함을 커버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순간이었다.

 

배우들의 연기가 모자랐다기 보다 대본 자체가 성긴 느낌. 영화가 원작이던데... 영화를 한 번 볼까?

 

스콘 2관의 2층석은 난방이 전혀 되지 않아서 덜덜 떨면서 보고 나왔는데, 귀가한 다음에도 발끝에 남은 한기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어쩜 그탓에 극에 집중하기 어려웠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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