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애호가적 생활

20181026-1029 규슈여행 (2) 활짝 핀 벚꽃 나무 아래

Zigeuner 2020. 3. 14.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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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키루>를 봤을 때, 줄거리를 거의 모르고 가서 재미가 있지만 그 재미를 다는 느낄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왔는데, 이번에는 그런 일을 조금은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나름의 준비로 원작인 사카구치 안고의 <활짝 핀 벚꽃 나무 아래>와 노다 히데키의 <위작 활짝 핀 벚꽃 나무 아래> 대본을 미리 읽었다.

사타구치 안고 원작 <활짝 핀 벚꽃 나무 아래> : 아오조라, 아마존 재팬
노다 히데키 <위작 활짝 핀 벚꽃 나무 아래> : 아마존 재팬

그럼 캐스팅의 면면을 볼까.

https://youtu.be/7wKbPq7ap7E

포스터에 등장하는 츠마부키 사토시, 후카츠 에리, 아마미 유키, 후루타 아라타 외에 조연진들도 드라마와 예능, 영화등에서 익히 보던 눈에 익은 배우들이 많았다. 부키는 너무 당연하고 주연진이 모두 좋아하는 배우들이라 캐스팅 소식이 들린 순간부터 굉장히 보고 싶었던 작품.

내가 앉은 자리는 오른쪽 뒤였다. 단차가 없어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보긴 했는데 시야가 나쁘진 않았다. 끈과 종이 시트를 이용한 장면 묘사가 탁월하고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압권은 마지막에 등장하는 벚꽃이 휘날리는 거대한 벚나무였다. 몽환적이고 압도적인 무대였다.

배우들은 뭐 너무 유명해서 평하는 게 의미가 없다 싶지만, 가장 인상적인 배우를 뽑자면 후카츠 에리. 규모가 꽤 있는 극장이었는데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서 좀 놀랐다. 국내에선 왠만한 규모에선 다 마이크를 썼던 것 같았는데...물론 나의 관극 경험은 제한적이니까 다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마이크를 안 쓰니 혹시나 대사를 더 못 알아들을까 싶어 귀를 더 쫑긋 세웠다. (그래서 피곤했지...) 그런데 후카츠 에리의 연기는 다양하게 목소리를 바꾸는 와중에도 정확히 귀에 날아와 꽂히더라. 놀라운 대사 전달력에, 놀라운 연기였다. 드라마에서는 절대 느끼기 힘든, 무대이기에 드러나는 연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연극은 파리에서도 상연되었는데, 당시 프랑스 관객의 반응을 취재한 영상이 아래. 벚꽃 무대가 잠시 나온다.

 

프로그램북

기념으로 구매한 프로그램북에는 연습 장면 사진과 배우들 인터뷰 등이 실려있다.
나중에 시간을 내어 다시 여기에 소개해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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