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 글

츠마부키 사토시, 한국 영화 출연 경험에 대해 말하다

Zigeuner 2014. 1. 3. 15:47

제목을 이렇게 달아 놓으니까 되게 거창한 느낌인데요, 그리 거창하진 않공 ㅎㅎ


키네마 준보의 액터스 파일 시리즈 중 하나로 출간된 '츠마부키 사토시' 편에

한국 영화에 대해 문답 주고 받은 게 있어서 그 부분만 올립니다.




[노보이즈,노크라이(한국 제목:보트)]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악인]으로 이어지는 전단계였다는 느낌이 드네요.


이작품 역시 와타나베 아야씨의 각본에 넘어가서 하게 됐습니다. 남자들 사이의 우정을 뛰어넘은 형언불가능한 요소가 각본에 묘사되어 있었죠. 이 영화를 하면서 하정우씨를 만나게 된게 무엇보다 큰 수확이었습니다. 한국의 영화인들과 처음으로 일해보는 거라 기대가 큰 만큼 불안함도 컸죠. 그런 불안은 이내 사라졌어요.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하나로 뭉칠 수 있구나, 깊은 관계로 연결될 수 있구나, 하고 느꼈죠. 이 영화를 하면서 알게 된 한국인들은 모두 정열적이고 좋은 분들이었습니다. 모두 영화를 사랑하고 있었구요. 그곳에서 국경같은 건 상관없구나, 생각하면서 영화 만드는 일의 훌륭함을 새삼 느끼게 되었죠. 문제도 여러가지 있었고, 간단하게 진행되지 않은 것들도 있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여러 이문화를 접하며 새로운 부분을 쌓아올릴 수 있으니 좋다고 생각했어요. 직접 부딪치고 이야기 나누면서 새롭게 이해하게 된 것이 많았으니까요. '영화'를 매개로 인연이 생기는거죠.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그런 만남을 모두와 공유하고 싶어요.


츠마부키씨는 한국에서도 매우 인기가 있잖아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한국에서도 대히트해서 영화인들도 모두 츠마부키씨를 알고 있다고.


참 이상하게도 만나게 된 배우분들이 모두 [조제...]를 봤다고 말해주셨어요. 지명도가 높아서 놀랐습니다. 감독분들도 봤다고 말씀하셨고. 그래서 목을 길게 뽑고 영화 제의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죠..(웃음)


그 이야기를 더 해보자면, 프로듀서가 한 사람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한국 영화를 좀 더 접해보고 싶어요. 그 속에서 제가 어떤 표정을 하는지도 보고 싶구요. [보트]를 하면서 알게 된 건데, 한국은 여러 사람들이 촬영현장에 격려차 방문하더군요. 신뢰 관계나 인연을 그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인거죠. 진짜로 불쑥불쑥 놀러오더군요. 한국에서는 윗 연배의 사람을 '형' '오빠'라고 부르는데요, '오빠, 함 보러 와봤어' 하고 말하면서 오는거죠. 2011년에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김하늘씨나, 배우 지진희씨가 왔었어요. 지진희 씨는 이후에 한국에 갔을 때 식사대접을 해주시기도 했어요.


(제가 보트에서 좋아하는 장면은 노래 장면;;)


하정우씨랑 사이가 좋았죠. 그는 어떤 사람이던가요.


[악인]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갔을 때, 그는 [추적자]의 나홍진 감독과 [황해]를 촬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도 저를 만나러 부산까지 직접 운전해서 와주었어요. 영화 촬영 중인데 말이에요! 4시간이 걸려서 운전을 해서 왔다구요. 아, 진짜 뭐 이렇게 좋은 사람이 다 있지!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습니다. 얘기하면서 이렇게 잘 맞는 사람은 드문데다가, 그런 사람이 한국에 있다는 게 무척 기뻤어요. 국적은 상관없죠. 평생 소중하게 이어가고 싶은 친구중 하나입니다.


그 작품의 마지막 키스신이 잊히지 않아요. 하정우씨가 연기한 형구를 구하기 위해 인공호흡을 하는 신이었죠. 목숨을 구하려고 하는 장면이긴 하지만 남자들 사이의 키스신이 관능적이었고, 애정의 농도도 짙어보였어요.


각본에도 정신적인 사랑의 느낌이 있었지만, 그리 의식하진 않았어요. 어떻게 보일지는 관객의 상상에 맡기자고 생각했습니다.



아시다시피 발번역이구요.

느낀 점은, 하정우는 정말 좋은 사람이구나? ㅋㅋㅋ

지진희를 일본에서는 チ ジニ라고 표기하는구나... 울나라 발음으로 하면 '치 지니'라서 막 소원을 들어줄 것 같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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