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팔꿈치까지 우유가 나올 일이 없어서 좋구나

Zigeuner 2013. 11. 15.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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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남산을 산책했다. 서울 도심 어디서나 쉽게 눈에 띄는 곳이고 심지어 우리집 거실에서도 보이지만 좀처럼 가지는 않는 남산. P는 이번이 첫 남산행이라고 했다. 역시 수원 사람!??!?!? 먼저 남산도서관에 들러 책을 좀 읽다가 정상에 올라 야경을 구경했다. 공부할 거리를 준비해 가지 않아서 신착코너에서 아무 책이나 골라서 조금 읽었다. 정말 조금 읽어서 100쪽도 채 못 읽었지만, 재미있는 문구를 발견했다. 



프리모 레비의 '멍키스패너' 62쪽에 나오는 표현.


도서관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에 누군가가 낙엽으로 하트 장식을 해 두었다.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이랑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누군가는 통행에 방해가 된다며 투덜대고, 누군가는 삐뚤어질거라고 외쳤다. 이 사람들이... 일상이 지겨운거지? 팔꿈치에서 우유가 나올거 같은 마음인거지? 



회사생활을 안하니 좋은 점은 타인으로 인해 지겨울 일이 확실히 줄었다는 것이다. 나쁜 점은, 음... 자칫하다간 자기 자신에게 지겨워하기 쉽다는 것일까? 그러지 않으려면 열심히 사는 것 밖에 답이 없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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