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 글

온다 리쿠 인터뷰 _ papyrus 2005년 8월

Zigeuner 2008. 5. 1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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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들른 교보문고에서 잡지 판타스틱을 들춰보던 따즈가 온다리쿠의 인터뷰가 읽고싶었는데 놓쳐버렸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구입했던 papyrus 에 온다리쿠 인터뷰가 실려있던 게 기억났는데, 짐 줄이려고 분철을 했던 터라 버렸는지 취했는지 기억이 가물하여, 있으면 주겠다고 했다. 내가 구입했던게 2007년 여름이랑 가을이었으니 온다리쿠 인터뷰도 그 중 하나에 있었을 것이고, 그래서 최근 인터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북오프에서 헐값에 구입한 2005년 창간호에 실린 거였다. 이걸로나마 따즈가 갈증을 해소하기 바라며 어설픈 짐작이 난무하는 해석글을 올려본다.

   작년 7월에 출판된 [밤의 피크닉]으로 제 2회 서점대상과 제26회요시가와에이지문학신인상을 수상한 작가 온다리쿠. 이미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지만 더블수상으로 팬층이 한층 확대된 듯 하다. 데뷔14년째인 올해도 소설의 단행본화, 첫 에세이집 간행등 정력적인 활동엔 변화가 없다. SF, 미스테리, 호러, 청춘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발표해오고있는 작가가 쓰는것의 원점으로 되돌아가 "이야기"가 품고있는 큰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온다씨가 어린시절부터 종류를 가리지않는 책벌레였다는 사실은 유명한 이야기다. 월1회 우송돼오던 福音館의 그림책 시리즈 [어린이의 친구]를 시작으로, 아버지가 갖춘 문학전집, 오빠가 좋아했던 미스테리나 SF등 집에는 책이 넘치고넘쳤다. 학창시절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대던 긴 시간을 지나 작가할동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도 한해 200권은 읽는다고 한다.
   어린시절부터 아동서의 목록에서 자유롭게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영화의 예고편에서 이야기를 상상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스스로 이야기를 만드는' 습관은 작가로서 없어서는 안될 소양과 연결된 것이 아닐까.
   "흠.. 그저 망상벽이 있었을 뿐이에요" 라며 온다씨는 조용히 웃었다.
   "소양이라고 할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부모님의 전근으로 이사가 잦아, 그 장소에 얼마나 머물게 될지 알수 없어서, 이사한 그날부터 이미 이별의 예감을 품곤했었어요. 그 탓에 관찰하고, 상황을 지켜보고, 제3자적인 Passenger 적인 시점이 비교적 소설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지 모르겠네요. 또,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고 기억에 남는 흥미로운 세계를 체험해보고 싶다라는 기분이 무척 강했다고 생각해요."
   그녀의 작품은 과거의 명작들에게 오마쥬를 표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체험'에의 바람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이미 이세상에 오리지날 스토리라는 것은 없고, 모두 연출이 다른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연출방법이 새롭고 참신하기만 하다면 그 작품을 재미있다고 느끼는 독자는 있겠죠. 제가 존경하고 있는 작품은 이거에요, 라고 전달하고 싶어요. 거기서부터 독자가 그 책에 흥미를 가져준다면 기쁠것입니다."
   반면, 올해의 서점대상을 수상하고 현재 20만부를 넘어선 [밤의 피크닉]은 오마쥬 작품은 아니다. 철야로 80킬로를 행보하는 고교생활 마지막 이벤트 '보행제'의 하룻밤을 무대로 등장인물 각각의 생각, 응어리, 고민이 교차하는 청춘소설이다. '보행제'는 작가의 고교시절에 실제로 행해졌던 행사로, 작품 구상은 데뷔 당시부터라고. 많은 지지를 모은 이 작품, 독자의 목소리를 듣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10대도 50대도 감상이 비슷하다'라는 것이다.
   "모두 '그리운 마음이 생겨요'라고 말해주세요. 그리움이라는 건, 나이가 들은 후의 감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은 상당히 근원적인 감정이라는 거겠죠."
   실제로 온다씨의 작품으로부터 늘 노스탤지어를 느낀다는 목소리도 있다.
   "제 취지가 '그리우면서도 새로운'이라서.. 굳이 향수를 느끼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그런 반응을 많이 얻고 있긴 합니다."
    데뷔 이후 14년, 전업작가가 된지 6년, 그간 단행본으로 29편의 소설과 2편의 에세이집이 출판되었다. '지속력도 아이덴티티의 하나'라는 말도 있지만, 온다씨 자신이 '되는 것은 간단하지만,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なるのは簡単、続けるのは困難)' 라며 힘주어 말했다.
   "鴻上尙史씨의 에세이에, 100점만점을 한번 받는것보다 70점 수준을 계속 유지해가는 것이 프로 작가다 라는 글이 무척 인상에 남아있어요. 역시 그 시점에서의 최선을 다해나가는 것이 프로의 조건이 아닐까라고 스스로도 경계하고있습니다."

뿌리가 되는 것은 '세상을 의심하는' 것

   온다씨의 작풍은 뭐니뭐니해도 자유다. SF, 미스테리, 호러, 청춘소설을 아우르는 장르로 독자를 매료시킨다. 소설, 영화, 만화, 아니메등 모든 표현형태를 섭렵한 세대에 속하는 그녀는, 자신을 특정 범주의 작가가 아닌 '엔터테인먼트 작가'라고 자리매긴다. 그런 엔터테인먼트적인 세계를 관통하고 있는 것은 '세계를 의심한다'라는 시점(視点)이 아닐까.
   -- 그때부터 나는 의심하고 있다. 세계가 아무래도 보이는 그대로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던 것이다. 어딘가 다른 세계가 있는 것이 틀림없고, 분명 가까이에 그곳에 갈 수있는 입구가 있을거라고 믿고 있었다. (에세이집 [소설이외 小説以外]에서)
  어린 시절 양복장이나 우체통, 공터에 방치된 드럼통에 다른 세계로의 입구를 찾아내려고 했던것은 아닐까. 세계는 수수께끼로 가득하고, 그래서 사람은 모험을 떠난다. 세계를 의심하는 시점은, 수수께끼를 풀려고 하는 시점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온다씨의 막대한 독서량과 많은 망상에 의해 배가된 무언가가 그런 시점을 '이야기'로 전환시켰던 것일지도 모른다.
   "소설가뿐 아니라, 표현을 하는 사람에게는 필터랄까 상자같은 것이 있어서, 그곳에 잠재워놓은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거기서 표출된 것이 제게 있어서는 '쓴다'라는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같은 것을 보거나 듣고 저장을 한데도, 필터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니까, 표출될 때에는 다른 색이나 음을 내지요. 이 세상에 각양각색의 작품이 있는 것은 그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른 이의 작품을 접하는 것을 의식적으로 신경쓰고 있다고 하는 온다씨. 그것은 표출(output)만을 염두에 둔 저장(input)행위는 아니다. 그것은 아이때부터 '별세계'에 데려다준 '이야기'를 사랑하고, 그 위력과 영향력을 알아버리고, 또 믿고있기때문일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저는 이야기의 패턴을 잘 알고있는 소설가가 좋아요. 자기가 좋아서 자기를 소설에 쓰는 것 같은 작가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되고싶지도 않아요. 이야기라고 하는 형태를 좋아하는 작가로서 있고싶다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지이야기]나 [해리포터], 그리고 이번에 [나니아 연대기]가 영화화되었지만, 현대에 들어 판타지가 어째서 이렇게 인기가 있는가하면 역시 질서가 요구되고있기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판타지, 즉 '이야기'야말로 세계의 질서를 회복해주는 것은 아닌가하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읽히고 회자되는 여러 '이야기'. 우리들은 그 속에서 수수께끼와 모헙과 성장을 보고, 또 무질서한 현대를 재구축하기 위한 비밀을 찾는다. 온다씨가 그리는 '그리웁고 새로운' 이야기는, 그러한 과거의 유산을 계승하여 한층 더한 불가사의를 제시한다. 그녀의 책의 덮개야말로 다른 세상으로의 입구인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해석 엉망. -_-)v 그래도 이거한다고 시간 훌렁 갔네.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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