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 글

Spitz 쿠사노 마사무네 20년째의 사랑 (4)

Zigeuner 2013. 6.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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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잡지 [papyrus] 2007년 12월호 (vol.15) 에 실린 쿠사노 마사무네 인터뷰를 옮김. 틀린 부분도 많겠지만.
혹시 문제가 될 경우, 내립니다.

Spitz 쿠사노 마사무네 20년째의 사랑 (1)
Spitz 쿠사노 마사무네 20년째의 사랑 (2)
Spitz 쿠사노 마사무네 20년째의 사랑 (3)


록과 연애는 어딘가 닮았다
 
스핏츠 인기의 비밀을 딱 꼬집어 얘기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록에 대한 변하지 않는 열정일 것이다. 쿠사노가 만드는 노래는 팝적인 요소와 멜로 요소 등 폭이 넓으면서도 록밴드 스핏츠 다운 노래를 만드는 데 공을 들여왔다. 왜 하필 록일까.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할 가능성은 없었을까. 질문을 던져보았다. 쿠사노는 이 질문에 "록이 아니면 안 했을거에요"라고 곧바로 대답했다.
 
"십대라면 다들 그랬을 것 같은데, 뭔가 엇나가고 싶은 부분이 있잖아요. 저한테는 그게 록이었던 것 같아요. 당시 시대가 그렇기도 했겠지만, 저한테  하드록의 날카로운 음악이 아니었으면 몰두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십대때 느끼게 되는 왠지 모른 반항심이나 튀쳐나가고 싶은 알듯말듯한 기분. '엇나가고 싶다'는 쿠사노의 말에 그런 십대 젊은이라면 누구나 느꼈을 법한 말로 하기 어려운 감정이 담겨있지 않을까.
 
쿠사노는 "반체제적인 것, 불건전한 부분을 지닌 록음악이 아니면 믿을 수 없다"고 이어 말했다.
 
"스핏츠가 하고 있는 음악에 불건전한 부분이 얼마나 있나 따진다면 좀 미묘해지지만 제 속에는 그런 마음이 늘 있답니다. 멤버 모두 그럴 거에요. '체리'가 교과서에 실린다는 소식을 듣고 참 복잡한 기분이 들었죠. 우리도 그 세계에 들어가는거야? 라며. (웃음) 스핏츠는 늘 반대의 입장에 있고 싶다고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랑 노래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덧씌워 공감한다. 그런 스핏츠 노래의 일반적인 이미지에 록이 지닌 '반체제', '불건전'이라는 단어가 그리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하지만 스핏츠의 음악에 맞춰 생각해보면 '비주류', '굴절', '비뚤어짐' 이란 단어의 거리가 가까운 것도 같다. 스핏츠의 음악에 빠진 사람들 마음에도 어딘가 그런 마음이 있는 건 아닐까 물어보았다.
 
"록의 정신과 사랑노래를 부르며 빠져드는 기분은 서로 연관이 있는 것 같아요. 연애에도 불건전함, 꿀리는 기분같은 게 끼어들잖아요. 게다가 불건전한 연애가 타오르는 법이죠. '꿈에 그리던 너를 만나게 되어 행복해!' 로 끝이 아니죠. 행복해 보이지만 그녀의 마음은 멀어지고 있다, 라던지. 그런 어두운 부분이 없으면 사랑 노래의 감정이 고조되지 않아요."
 
어둠이 있으니 비로소 빛이 환히 비춘다. 실연의 절망이 있기 때문에 마음이 통했을 때 하늘에서 내려준 행복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움직이는 것이다. 연인들의 마음이 언제까지나 하나일 거라고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연애가 사람사이의 일인 만큼 드라마틱하고 잔혹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아름답다.
 
쿠사노 마사무네는 록밴드 '스핏츠'로서 지금부터 사랑노래를 어떤 마음으로 써나갈까?
 
"사랑 노래를 만드는 것을 넘어서 빛과 어둠을 어떻게 조율하면 좋을까 늘 생각합니다. 어둡기만한 노래를 만들어서, 들어보면 죽고 싶어지는 노래는 짓고 싶지 않구요. 빛을 잔뜩 머금은 듯한 밝기만한 노래도 왠지 거짓말같아서 노래하고 싶지 않아요. 밝음을 어떻게 나름대로 조절할 지가 과제네요. 저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진다면 좋겠어요."
 
쿠사노에게 사랑 노래를 부르는 것은 하나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듣는 사람의 마음에 화학반응을 일으켜 저마다의 이야기로 탈바꿈한다. 그것이 스핏츠 음악을 듣는 즐거움이지 않을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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