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독서는 만화로 시작했다. '만화'라고 해서 가볍게 여기실 분들이 이웃분들 중에 없으리라 믿지만 이 책은 물리적인 무게만큼이나 (크고 무겁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으며 글보다도 함축적이기 때문에 여러번 보아도 좋을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문자가 아닌 이미지 표현의 장점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책장을 차례로 넘겨가기 시작하다가 뒤늦게 앞뒤가 이해가 되어 책장을 서둘러 앞으로 넘겨 다시 읽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예를 들어 첫 장면에서 아스테리오스가 보고 있던 비디오 테이프. 책장을 가득 메운 날짜가 적힌 것의 실체는 뒤로 가야 드러나는데, 그 순간 갑자기 책 앞 부분이 오버랩 되면서 아스테리오스가 살아온 인생의 허무가 파도처럼 몰아치는 느낌을 받는다. (아,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구나!) 몇가지 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