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애호가적 생활

230107 존노X고영열 <CANTAR> 앵콜콘서트

Zigeuner 2023. 1. 10. 22:09

셋리스트
사랑가 - 고영열
The Prayer - 존노
Tú Eres la Música Que Tengo Que Cantar
To Treno Fevgi Stis Okto
No Sé Tú
Águas de Março
(밴드 연주곡)
Isn’t It Romantic - 존노
Another Star - 존노
Spain - 고영열
Yellow Light - 고영열
Luci
Volaré
La Bamba
-앵콜-
하늘이여
Move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영열이 나오는 공연으로 공연 관람 스타트를 끊었다. 작년엔 장사익과의 조인트 공연으로 세대가 다른 두 소리꾼의 소리를 즐길 수 있었다면, 올해는 같은 팀(라비던스) 멤버인 존노와 함께 한 월드뮤직 콘서트로 흥이 넘치는 공연이었다.

팬텀싱어3 준우승팀인 라비던스의 역사는 1:1 장르미션에서 우리말로 부를 수 있는 장르를 바란다던 소리꾼 고영열이 당당하게 똥손을 자랑하며(😅) 월드뮤직을 뽑았던 순간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고영열은 대결 상대로 존노를 뽑았고, 대결이라기 보다는 함께 멋진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임하여 레전드 무대를 남겼더랬다.

이쯤에서 한 번 봐줘야지

고영열의 월드뮤직 행보는 이 노래에서 그친 것이 아니다. 그 이후로 그리스, 스페인, 이스라엘 곡까지 소화해내면서 ‘세계음악여행 가이드’라고 불릴 정도. 팬텀싱어 방송 준비를 하면서 정말 많은 노래를 후보곡에 올렸다고 하는데 당시 최종선택을 받지 못했던 노래들 중에 좋은 곡들이 많았는지 존노와 함께 월드뮤직 앨범을 발표하고 콘서트까지 열었다.

앨범과 콘서트 타이틀은 모두 <Cantar>. ‘노래하다‘ 라는 뜻이다. 존노와 고영열이 처음 함께 올린 무대의 노래에도 들어가는 단어. 참고로 그 노래의 제목은 ’넌 내가 노래해야할 음악이야‘ 그들의 듀엣 무대를 보고 응원을 시작해서 이 콘서트까지 찾게된 팬들에겐 각별하고 또 각별한 단어. 아아 전율.. 아아 소름. 앨범에도 당연히 그 노래가 실려있다. 팬텀싱어 때와는 좀 다른 편곡으로.

그럼 또 안 들어볼 수가 없지. 비교해서 들어보자 :)

기본적으로는 지난 11월 6일의 첫콘때와 마찬가지로 앨범 수록곡 전곡이 공연 셋리에 들어갔지만, 이번 앙콘은 완전 다른 공연이라는 느낌. 지난번엔 신보 발표회에 가까웠다면 이번엔 진짜 콘서트랄까. 음악이 더 풍성해졌다. 솔로무대가 늘었는데, 앨범과 공연에 모두 참여해주신 세션분들이 유명한 재즈아티스트셔서 솔로곡들도 Jazzy한 곡들로 채워졌다.

유명한 재즈아티스트로 구성된 세션(출처: 존노 인스타그램)

솔로곡중에서도 내 귓가에 오래 남은 노래는 고영열이 커버한 칙 코리아의 ‘Spain’ 어디서 들어봤다했더니 황건하와 함께 2:2미션을 준비할 때 후보곡이었던 노래였다. 찜한 곡은 어떻게든 불러보는 집념이라니. 빠르게 쪼개지는 박자가 아주 매력적인 곡인데, 유튜브에 검색해보면 어떤 분이 공연 영상을 올려놓으셨더라. 보고 싶은 분들은 한 번 보시기 바라면서... 사실 촬영가능한 공연이 아니었기 때문에 여기에 링크까지 가져오지는 못하겠다. 대신 알 재로 Al Jarreau 의 라이브를 들어보세요.

과연 이 노래를 우리의 소리꾼은 어떻게 소화했을까,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난 봤는데도 궁금해

토크에서도 재미있는 순간이 많았다. 제일 기억에 남아있는 토크는 두 사람이 처음 짝을 이뤄 월드뮤직을 불렀던 팬텀싱어 예선 당시 회고담.

열 : 형님도 지명권이 있으면 저를 뽑을 거라고 하셨었죠.
좐 : 네, 그런데 저는 다른 분들 무대를 거의 못 봐서
(웃음)
좐 : 너무 솔직했나. ㅎ 그런데 그것도 하늘의 뜻이죠. 영열이만 보게 하고, 영열이만 좋아하게 하고...

좐열 서사를 따라 그 자리에 앉아있던 팬들이 저 멘트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고 한다. (거짓)

만약 팬텀싱어에서 월드뮤직이 아니라 '여자아이돌'장르를 뽑았으면 어떻게 됐을까를 가정하고 '소원을 말해봐'를 불렀는데...불렀고요...불렀습니다. ㅋ 노래만 부른 건 아니고 율동을 곁들인. 이유는 모르겠는데 소리꾼 고영열의 텐션이 지금까지 봐온 그 어떤 때보다 높아서 몸을 끝없이 꿈틀?팔딱거리는데 정말 한 마리 활어같은. 이렇게밖에 표현이 안된다. 나의 한계.

처음 두 곡의 솔로를 부를 때 스피커 출력이 너무 높아서 내 주위 사람들이 일제히 귀를 막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외에 베이스 하울링도 한 번 있었던 것 같고. 하늘극장이 큰 공연장이 아니기 때문에 출력이 과할 필요가 없었을 것 같은데 그게 조금 아쉬웠다. 첫콘때와 달라진 공연 형식과 셋리스트, 새롭게 선보인 무대들도 감탄을 자아내는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

올해 안에 라비던스 완전체로 만날 수 있는 공연도 있길 기대하며 후기는 여기까지.

국립극장 로비의 흑묘들.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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