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애호가적 생활

귀가 편안하다는 것은 이런 것, 이승환 콘서트 [914, 어쩜 전야제] 후기

Zigeuner 2021. 11. 25.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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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1년 11월 17일 오후7시반
장소 :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


2층 앞자리 중앙

셋리스트

A/S
Happily Ever After
생존과 낭만 사이
건전화합가요
너에게만 반응해
구식사랑
너만 들음 돼
Do the Right Thing
미용실에서

악녀 탄생

비겁한 애견생활
지구와 달과 나
Rewind
어쩜 MV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개미혁명
붉은 낙타
멋있게 사는 거야
흡혈귀

(앵콜)
왜?
Warning
슈퍼히어로
동지


입장했더니 자리에 놓여있던 티셔츠와 싱글 CD와 개인정보동의서 :)

티셔츠와 싱글을 준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는데 개인정보동의서는 읭? 했다. 공연 시작하고 첫 멘트때 공장장 가라사대, 자기가 그간 팬심을 몰라서 안하던 거였지만 이번에는 동의서 작성해서 티켓과 함께 제출하면 내년 온리발라드 때 찾아갈 수 있도록 사인을 다 해놓겠노라고. 오랜 팬 놀란다 진짜. 나는 하드하게 훈련된 팬이라, 사인 같은 거 안해주는 거에 잘 적응했고, 심지어 누구한테도 사인을 받지 않는 시크한 덕후로 자랐단(?) 말이지 ㅋㅋㅋ 그래도 해주신다니 감사히 받으려고 동의서와 함께 티켓 제출했다.  받으면 좀 웃길 것 같아. 대면 사인도 아니고 이게 뭐람 ㅋㅋㅋㅋ 콘서트에서 밝힌 계획은 내년 온리발라드에서 티켓을 돌려준다고 했었는데, 요즘 다시 확진자가 느는 추세다 보니 내년 온리발라드를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서 연말콘에 나눠준다고 한다. (손목보호대라도 해, 옹)

 

첫곡 부를 때 가사를 씹길래, 아니 프롬프터 보면서도 씹으시면 어떡해요, 라고 생각했는데 프롬프터가 꺼져있었다고 한다. 자기 요즘 불운한 일이 많이 생긴다면서 이거 저거 나열하던 끝에 '프롬프터도 막 꺼지구...' ㅋㅋㅋㅋ 업무량도 많다고 하소연, 티셔츠 비싼 거라고 하소연 ㅋㅋㅋ 콘서트때마다 하소연 타임 아주 배꼽빠진다. 티셔츠 고마워요, 이승환 이름 너무 잘 보여서 평소엔 못입겠;; ㅋㅋ 

 

예고대로 전체적으로 신나고 밝은 노래로 채워져서, 사실 코로나 시대엔 앉아서 박수만 치며 이 셋리를 들어야 한다는 게 고문에 가깝지만, 엉덩이 들썩 어깨 움찔거리며 잘 듣고 왔다. 내적 흥분 수치 맥스 찍고.

 

올해 정말 많은 공연을 봤는데 음향에서 만족스럽지 않았던 부분이 많았었다. 특히 밴드가 등장하는 공연들은 귀가 괴로울 때가 있었는데 소리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소리가 큰 걸 보고 사운드가 좋다고 하지 않는다. 악기간, 그리고 보컬과의 조화가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마스터카드홀은 1층 뒤로 갈수록 시야와 좌석이 불편해서 일부러 2층을 잡았는데, 시야도 좋고 사운드 전달도 아주 잘 됐다. 소리를 쾅쾅 때리지 않아도 노래의 흥을 잘 전달할 수 있고 감상에 도움이 된다. 이승환은 본인이 음향 매니아로서 음반을 제작할 때도 무척 신경을 쓴다는 것을 늘 강조해왔고 (이번 신곡 어쩜 믹싱도 여러번 했다고) 공연에서도 그런 고집은 그대로 유지된다. 아직 연말콘을 보기 전이니까 결정을 미뤄야겠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가장 귀가 편했던 올해의 밴드 공연이었다. ^^

 

역시 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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