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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를 넘나드는 소리꾼, 고영열 콘서트 [초월] 후기

Zigeuner 2021. 10. 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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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1년 10월 9일 오후 6시, 10일 오후 5시 (이틀간)
장소 : 한전아트센터


9 일 살짝 오른쪽

셋리스트

나비의 꿈
넘어가세
사랑가
흥타령
흘러간다
사랑
자진난봉가
Yellow Light

진도아리랑(조윤성트리오 게스트 무대)
풍년가
방아타령
상사곡
눈맞춤
별 보러 가자
이 밤이 지나면
이룰 수 없는
천명
(앵콜) 그대의 날개가 되어


10일 와우 정면 :)

아, 내가 정말 승환옹 공연도 올콘 뛴적이 없는데 이게 무슨일인냐 진짜… 고영열 새앨범 발매에 앞서 열린 초월콘을 또 올콘 뛰었다. (요새 왠지 승환옹한테 좀 미안해지려고 한다 ㅋ 그래도 누가 내게 최애가 누구냐 물으신다면…)

원래는 새 앨범 발매 후에 열릴 예정이었을 공연인데 발매일이 7일에서 18일로 늦춰지면서 신곡 선공개콘이 되어버렸다. 지난 번 ‘with 이스턴모스트’ 콘과는 다르게 게스트싱어는 없었지만, 객원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랐고 이틀동안 셋리스트는 동일했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첫곡 ‘나비의 꿈’이 흐를 때 막이 오르지 않고 영상이 막에 그대로 투사되었는데 그 영상이 실로 환상적이었다. 그렇게 영상을 투사한 무대들이 좀 있었는데 영상퀄리티가 높아서 얼마나 세심하게 무대를 기획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기사에서 퍼온 건데.. 어디더라??

가야금 연주자 추현탁씨가 무대에 올라 ‘흥타령’과 ‘흘러간다’ 무대를 함께 꾸몄다. 12현 가야금과 25현 가야금을 들고왔는데 보기와 달리(?) 25현 가야금보다 12현 가야금이 훨씬 비싸다고. 그런데 그 비싼 걸 합주할 때 자꾸 통로에 놔둬서 지나갈 때 불안했다며 볼멘소리 토크를 했다. ㅎㅎ

‘사랑’ ‘자진난봉가’ ‘Yellow Light’는 재즈 무대였는데 재즈피아니스트 조윤성 씨와 함께 했다. 뒤에 두 곡은 조윤성 트리오인 베이시스트 황호규와 드러머 이상민도 함께. (10일 무대에 오른 드러머는 다른 분이었는데 성함을 잊었다) ‘사랑’이라는 곡이 지난 콘서트 스포일러때부터 전혀 감이 안오던 곡이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너무 멋지더라. 아래 영상 외에는 자료도 없어서 저작권 등을 해결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사랑’ 원곡 영상
고영열의 ‘사랑’

후기를 미루고 미루는 사이 ‘사랑’의 트랙비디오가 공개되었다. 첼리스트 홍진호가 피처링한 곡인데, 언젠가 공연장에서도 홍진호의 첼로 연주와 함께 ‘사랑’을 들을 수 있길 기대한다. :)

피아니스트 조윤성에게 앨범 함께한 소감을 물으니 빅밴드에 맞춰 노래하는 건 재즈싱어들에게도 흔치 않은 일인데 소리꾼이 그걸 해냈다며 입이 마르게 칭찬. 덕분에 소리꾼의 격한 손사래를 보았다. ㅎㅎ 10일 공연에서는 본인이 점성학 석사? 박사? 라며 황소자리인 고영열은 귀족이라 우아하고 세련된 곡작업을 하려고 했다고. ㅎㅎㅎ (좋은 아무말 같은 느낌 ㅎㅎ

 

공연에서 재즈로 편곡된 '자진난봉가'를 처음 들었을 때는 이전 공연에서 들었던 '자진난봉가'와 너무 달라서 적응이 잘 안되는 면도 있었는데 앨범에 실린 '자진난봉가'를 계속 들으니 또 엄청 감긴다. 음악도 학습과 적응으로 감상의 폭이 달라지는.... ^^; 앨범에 영문으로 'Jazzin Nanbongga'라고 실려있는데 Jazz in 이라고 표기하는 건 조윤성씨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아, 이건 쇼케이스해서 해준 얘기...후기를 너무 밀리다보니 섞인다.)

 

조윤성트리오의 게스트 무대 이후에 고영열밴드와 함께 하는 무대가 이어졌다. '풍년가' 해줘서 너무 좋았음. 풍년가를 여는 피아노 연주를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고영열 입덕 계기가 되는 무대가 여럿 있는데 나같은 경우는 불후의명곡에 오마이걸 승희와 함께 불렀던 '연가', 국립합창단과 함께 한 '북', 그리고 미니콘 버전 '풍년가'... 팬텀싱어 무대는 제외했다. '연가'는 본방을 보며 소름 돋았던 기억이 있고, 팬텀싱어 이후에 본격적으로 고영열을 검색하면서 접했던 무대 중에는 '북'이랑 '풍년가'가 굉장히 압도적으로 기억에 남는 무대였다. '북'이야 합창단과 함께 해야 빛나는 곡이어서 공연레퍼토리로 접하기 어렵지만 '풍년가'는 빠지면 왠지 서운한 곡이 되어버렸다. 앞으로도 계속 불러주었으면 좋겠다. 다만 '고향역'이랑 매시업은 하지 말고.

 

적재의 '별 보러 가자'는 앞부분 몇 소절을 기타로 직접 연주했는데 정말 짧게 했고 ㅋㅋㅋ 쑥스러워했다. 9일에는 실수가 있어서 "다시 할게요!"를 외쳤으나 10일에는 실수 없이 넘어갔으니 하루 사이에 장족의 발전. 나날이 발전하는 아티스트 고영열...;; ㅎㅎ 다음 공연에는 해금을 직접 연주한다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못된팬)

 

이번 앨범 타이틀곡인 '천명'은 작년 3월에 발표한 싱글 '이룰 수 없는'과 연장선에 있는 곡이라고 한다. 왜 사극 OST 로 고영열을 부르지 않는 거지? 목소리톤부터 서사가 뚝딱인 가수인데. ㅎㅎㅎㅎ '천명'도 굉장히 사극 OST 같은 곡이다. 영화음악을 많이 하시는 분이 편곡하셨다고 함. '이룰 수 없는'보다 스케일이 훨씬 크다. 나중에 이 후속도 또 나올까?

 

앵콜로는 팬들에게 헌정하는 노래 '그대의 날개가 되어'를 불렀다. 앵콜이 한 곡이어서 놀랐는데 신곡을 새롭게 선보이는 콘서트에 맞는 구성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신곡 중 '아리랑'은 팬들의 합창이 들어가야 완성되는 곡인데 코로나 시국이라 관객들이 할 수 없으니 셋리스트에서 빠졌다. 이제 단계별로 일상회복이 시작될텐데 머지않은 시일에 떼창도 함께 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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