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1년 10월 1일 오후7시30분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연주 : 밀레니엄오케스트라 (지휘:최영선)
셋리스트
-1부-
어벤져스 메인테마 (밀레니엄 오케스트라)
It's All Coming Back to Me Now
Notte
Mai
Can't take my eyes off you (한태인)
A Te (정필립)
Nostalgia (한태인&정필립)
오래 전 그날
늘 그대
Never Ending Story
-2부-
It's My Life
A Million Dreams (위대한 쇼맨 OST)
Un Giorno Per Noi (박강현)
Perdere l'Amore (김주택)
E Piu Ti Penso (김주택&박강현)
벚꽃연가
Feelings
-앵콜-
Numb
I'll See You Again
2층 중앙 2열 감상. 재예매의 난관을 뚫고 잘 보고 왔다. (사실 진짜 난관은 공연 끝나고였으니...)
첫곡 'It's All Coming Back to Me Now' 부를 때만 해도 목이 덜 풀린 것 같은 느낌이 있었는데 잠도 잘 잤고 컨디션 최고라고 해서 잠시 물음표를 찍었다. 그 다음 곡 두 곡 부를때보니까 내가 받은 그 느낌은 아마도 발성차이에서 오는 것 같았다. 뮤지컬 배우인 박강현을 제외하고는 다 성악가들이어서 그런지 확실히 성악 발성을 쓰는 곡들이 귀에 더 꽂히는 느낌이 있었다. ^^
팬텀싱어 2는 정주행을 하지 않아서 원픽인 팀이 없었는데 올스타전을 보고 팬텀 오브 클래식이나 갈라 콘체르토 공연에서 미라클라스 무대를 보면서 계속 보고 싶은 무대를 보여주는 팀이라고 생각했고, 특히 뮤배 박강현씨의 목소리와 노래, 눈빛으로 전달하는 서정적인 면에 완전히 반했었다. 미라클라스하면 떠오르는 곡은 웅장함이 돋보이는 'Mai'라고 생각하지만, 또 하나의 매력을 보여주는 곡들은 '오래전 그날' '늘 그대' '벚꽃 연가'. 서정적인 곡들에서 박강현의 목소리는 가늘게 피융 하고 쏘아올려져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 불꽃같았다. 그런 상반된 매력의 곡들이 골고루 섞여있고, 이전에 다른 데서 보지 못한 곡들이 있었던 것도 너무 좋았다.
이번 공연에 미클의 파워풀함, 미클의 서정성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미클의 활기참, 장난끼가 드러나는 무대들도 있었다. 최고는 1부 마지막 즈음에 선보였던 카주 사중창이었는데, 거의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 미라클라스의 대표곡'집으로 가는 길'이 이번 셋리스트에 없었기 때문에 서운해할 팬들을 위해서 카주로 그 곡을 연주를 했다. 시도도 재미있었고 그 와중에 왜 연주는 그렇게 잘 하는지. ㅎㅎ
미라클라스 팬들이 앵콜때 준비한 이벤트가 있었는데 앵콜 첫곡이 너무 예상 밖의 곡이어서 아티스트도 팬들도 서로 뻘쭘해했던 것도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성악가들이 부르는 린킨파크라니 ㅋㅋㅋㅋㅋ 누가 예상이나 했겠냐고. 그 첫곡의 연주를 들으면서 4주년 축하 슬로건을 감동(?)적으로 들고 있었던 나는 나중엔 에이 몰라 이러면서 열심히 슬로건을 펄럭펄럭 흔들었다. (그 와중에 절대 어깨 높이 위를 넘기지는 않음) ㅋ
공연 후의 난관은 날씨였다.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 처음에는 폭우인 줄 모르고 '난 우산이 있으니까'라며 호기롭게 건물 밖으로 벗어났다가 역으로 가는 도중에 그야말로 머리카락과 속옷만 빼고 다 젖었다. 흰셔츠도 비에 젖어 시스루가 되었을 정도. 비록 쫄딱 젖어 오들거리며 귀가하긴 했지만 머릿속엔 미라클라스가 부른 린킨파크가 무한 반복되었던 ㅋㅋㅋ 미라클라스의 클래식한 이미지에서 기분 좋은 '전복'을 이뤄낸 즐거운 공연이었다.
사족. 프로그램북을 샀는데 재난지원포인트에서 빠져나갔더라 ㅋㅋㅋ 국가가 지원해준 프로그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