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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동안 몰아서 드라마 [마천대루]를 완주했다.
중국드라마는 50회 이상 방영하는 대작이 많아서 완주가 쉽지 않은데, 이 작품은 16부작이어서 시작하기에 부담이 없었다. (한 편의 길이도 35분 정도다...우리나라 드라마들 길이를 감안하면 이 정도는 8부작이지) 물론 몰아보기가 가능했던 것은 이야기 자체에 흡인력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층아파트에 사는 한 여성의 죽음을 둘러싸고 용의자일 수도 있는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나름의 반전도 있는 드라마라 몰입이 잘 되었다.
미리 요약하면, 이런 분들께 추천하는 드라마
- 짧은 중드를 찾고 있던 분
- 미스테리를 좋아하는 분 (애거서 크리스티 류를 좋아하신다면 더욱)
- 여성 서사를 좋아하는 분. 여성시청자라면 공감할 내용들이다.
애거서 크리스티 류라고 굳이 사족을 단 이유는 이 이야기가 크리스티 작품과 닮은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무관해보이던 사람들이 사실은 과거부터 연결되어 있었다는 점이 마치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과 닮아 보였다. 물론 차이점이 더 많다. 일단 현 사건의 피해자가 과거에도 피해자라는 점. 사건이 여러 명이 계획한 것은 아니라는 점. 닮은 점이라면 과거 사건의 피해자가 가해자를 개인적으로(즉 법, 공권력의 힘을 빌리지 않고) 보복하고자 했다는 점. (마지막에 마음을 바꾸고 그 때문에 결국 화를 입지만 ㅜㅜ)
이야기는 우여곡절 끝에 벌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 벌을 받는 결말로 가고 사적인 복수에 얽혔던 주변인들도 그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르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른다. 오리엔트특급의 포와로는 사건을 해결하고도 가상의 스토리를 하나 더 가지고 와서 복수한 자(들)을 놓아주지만 사실 법 아래에서 그런 일이 가능할 리 없다. 그런 점에서 마천대루는 사실 과거의 가해자가 풀려날 가능성이 훨씬 높은 드라마였다. 아주 우연한 계기로 사건이 해결된 것이지. 지독하게 악독한 그 가해자가 유유히 풀려나 자기 계획대로 돈을 손에 넣고 탈주했다면 얼마나 갑갑했을까! 하지만 드라마의 결말과 다르게 이 쪽의 결말이 더 개연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에 주위에서 내미는 손을 잡으면 더 좋은 사회가 되어 있지 않을까 라는 드라마 마지막 내레이션에 바로 수긍하기 어려웠다. 어떻게 보면 두 경찰의 고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회의 질서와 정의를 지키는 공권력이라는 것이 아주 무력할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