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애호가적 생활

국립창극단 창극 [흥보展] 후기

Zigeuner 2021. 9. 18. 10:39

일시 : 2021년 9월 17일 오후7시30분
장소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공연 리플렛


지난 번에 국립창극단 [귀토]를 본 이후 창극단 작품에 관심이 생겨 계속 표를 예매해두고 있다. 이번에 올린 작품은 흥보전이었는데 제목에 한자가 傳이 아니고 展 인 것이 색다르다. 리플렛을 보면 시노그래피에 최정화라는 이름이 적혀 있는데 유명한 설치미술가라고 한다. 국립극장 페이스북에 올라온 무대 사진을 보니 스케일이 크고 화려해서 보기 전부터 기대가 무척 많이 되었다.

사진 출처는 모두 국립극장 페이스북

보고 나온 감상은 좀 애매했다. 현대화나 각색이 옛 이야기에 현대 소품을 사용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박씨에서 지폐를 뱉어내는 총이 나오고 (아 이건 승환옹이 정말 잘 쓰는 소품인데) 놀부 집에 샹들리에가 걸리고 흥보 자식들이 명품 브랜드를 줄줄이 읊고 제비여왕님이 MET GALA 의상 같은 걸 입고 나온다고 해서 아, 이 작품이 현대화되었구나, 각색이 되었구나, 생각하기엔 뭔가 이상하다는 얘기지.

흥보가 무위도식하는 백수처럼 그려져서 놀부에게 쫓겨나도 아, 쫓겨날만 하네 라는 생각이 든다는 점 ㅋㅋ 놀부가 흥보 처에게 권주가를 요구했다가 호되게 혼나는 점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극을 보고 나오니 지나는 관객들이 "아우, 고선웅이 그립네" 하고 지나갔는데 아래 링크로 걸어둔 중앙선데이 기사를 보면 고선웅이 각색한 흥보전이 좋은 평을 들었던 모양이다. 뒤늦게 알게된 사람은 그저 상상만 해볼뿐이다.

창극단 배우들의 연기는 매번 감탄을 하게 되는데. 놀부역을 맡은 윤석안 배우는 놀부로 태어나신 것 같은 연기였다. (못 돼 보인다는 뜻은 아닙니다. ㅎㅎ) 그리고 흥부처로 나온 이소연 배우의 연기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계속 지켜보고 싶은 배우님들. 다음달 배비장전에서도 애랑 역으로 나온다고 하니 기대 중. 아역으로 나온 배우들 가운데는 흥보 둘째 아들이 극강의 귀여움을 선보여 관객들의 큰 반응을 이끌었다. 올 추석에 꼭 송편 3개 한꺼번에 물고 들고 ㅋㅋ 먹길 바란다. :)

아래는 커튼콜 영상 (아니 내가 딱히 김준수 씨 팬은 아닌데 절로 줌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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