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애호가적 생활

콘서트 [커튼콜: 선우예권X권진아 피아노로 부르는 노래] 후기

Zigeuner 2021. 9. 11. 23:18

일시 : 2021년 9월 11일 오후7시
장소 : 롯데콘서트홀

 


셋리스트

1부 선우예권 리사이틀

W.A.Mozart - Rondo in a minor, K.511
모차르트 – 론도 가 단조, 작품번호 511
F.Schubert/Liszt – Ständchen
슈베르트/리스트 – 세레나데
F.Chopin – Ballade No.1 in g minor, Op.23
쇼팽 – 발라드 1번 사 단조, 작품번호 23
F.Chopin – Nocturne No.20 in C Sharp minor, Op.Posth
쇼팽 – 녹턴 20번, 올림 다단조
F.Chopin – Scherzo No.2 in B flat minor, Op.31
쇼팽 – 스케르초 2번 내림 나 단조, 작품번호 31
R.Strauss – Morgen Op.27-4 (Arr.Max Reger)
슈트라우스 – 내일

 

2부

권진아 솔로무대 (with 권진아 밴드)

꽃말
여행가
Lonely Night

 

권진아+선우예권 콜라보무대
위로
그녀가 말했다
뭔가 잘못됐어
잘 가
운이 좋았지


관극 메이트가 어느날 선우예권과 권진아가 함께 하는 공연이 있는데 관심이 있냐고 물어봤다. 아마도 내가 이전에 선우예권 공연을 본 적이 있다고 말한 걸 기억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롯콘홀에는 다른 클래식 공연장보다 대중가수들이 무대에 오르는 일이 많은 것 같은데 (내 착각일 수도 있지만) 그게 대부분 안테나 소속인 게 재미있다. 이번 권진아 역시 안테나 소속으로 두 사람이 어떤 무대를 꾸밀지 예측이 안 가기도 하고 왠지 뻔할 것 같기도 하고 그랬다.

어쩌다 포착한 윙크와 하트의 순간

1부는 선우예권의 리사이틀이었다. 6곡을 연주했는데, 박수가 나오기도 하고 나오지 않기도 했다. 아무래도 타이밍의 문제였던 것 같은데 대중가수와 콜라보를 하는 무대라면 평소에 클래식에 큰 관심이 없는 관객이 객석에 다수 포진해있을 가능성이 큰 만큼 어떤 곡을 연주하는지 프로그램이나 혹은 간단한 리플렛이라도 배포해서 관심을 이끌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실제로 2부에 있었던 토크시간에서 피아니스트가 관객들에게 "프로그램이 없었나요?"라고 묻기도 했다. 저 위에 셋리스트는 커튼콜 인스타그램 오피셜 계정(로비 배너에 인쇄된)에서 얻은 정보인데, 모든 기획자들은 관객이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제를 버렸으면 한다.

2부는 권진아의 무대. 처음엔 그와 함께 연주하는 밴드와 함께 3곡을 했고, 뒤에는 선우예권과 함께 하는 콜라보무대였다. 중간에 무대 세팅을 바꿔야해서 권진아 씨가 멘트로 무대를 채워야했는데, 자기는 말주변이 없다면서 무척 난감해했다. 하지만 또 그런 순간이 재미나지. 선우예권씨와의 토크에서도 두 사람의 쑥스러움이 가득 묻어나서 많이 웃었다. 

무대만 놓고 보자면 권진아의 특유의 음색과 정성스러운 가창은 빼어났다. 다만 피아니스트와의 콜라보는 내 입장에서는 다소 뻔한 구성이라는 인상. 아, 권진아가 선우예권 반주에 맞춰 자기 노래를 하는 거구나, 라는 느낌. 신선한 면은 부족한 단발성 기획이라는 느낌이 있었지만, 그래도 가을로 넘어가는 길목에는 꽤 어울리는 연주와 노래이긴 했다. 그래서 그럭저럭 괜찮았던 인상의 공연.

어셔가 공연 전에 2부 커튼콜과 앵콜 무대는 촬영이 가능하다고 안내를 해줬기 때문에 당연히 앵콜이 있겠거니 기대했는데, 없었다. 권진아씨가 "여러분 왜 안 가세요. 이제 가세요" 라며 마지막 커튼콜 인사를 하러 나와서는 손을 휘적휘적 젓고 들어갔다. 아쉽다면 그게 조금 아쉬웠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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