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애호가적 생활

뮤지컬 클립 반복해서 보기

Zigeuner 2015. 2. 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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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내내 유튜브에서 뮤지컬 클립을 반복해서 봤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한지상.


작년 5월 충무아트홀에서 P와 '프랑켄슈타인'을 봤다. 외국 소설을 원작으로 국내에서 창작한 뮤지컬인데, 우리나라의 뮤지컬 역량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달까. 수입 뮤지컬 부럽지 않았다. 곡들도 좋았고. 내가 봤던 캐스팅은 이건명 빅터/ 한지상 앙리(괴물).


요새 한지상씨의 티비 출연이 잦은데 일단 주말극에서 이미숙 아들 역으로 고정출연 중이고 불후의 명곡에도 자주 나오는 걸로 안다. 엄마가 모든 드라마를 섭렵하시는 고로 간혹 같이 보는 경우가 있는데, 한지상 나올 때는 꼭 거든다. "엄마, 저 사람 원래 뮤지컬 배우야. 노래 진짜 잘해."


노래 실력도 실력이지만 음색이 매력적이다. 무대에서 연기할 때 들으면 홈빡 빠져듬.


그런데 이 곡에 어떤 팬이 그림을 그려서 붙인 클립이 있는데, 그게 또 명작이다. 이건 봐야해.


진짜 잘 그렸다. ㅎㅎㅎㅎ 음원은 박은태 버전 (프레스콜 공연)인 듯. 올해 말에 재공연 확정이라던데, 또 보고 싶습니다.  난 뮤지컬 애호가도 아니건만.


유튜브에서 프랑켄슈타인 클립 반복 시청하다가 옆에 뜨는 관련 영상까지 이어서 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또 블랙홀처럼 빠진 영상들. 바로 옥주현 공연 영상. 클립은 레베카-엘리자벳 순으로 봤는데, 여기엔 엘리자벳 부터 올린다. 


이런 클립 찾아보다가 우리나라에 뮤지컬 시상식이 여럿이라는 걸 알았다. 뮤지컬 대상의 축하공연은 다들 가수처럼 나와서 노래만 부르던데, 뮤지컬 어워즈엔 무대를 재현해놓는 경우가 많은 듯. 클립만 보고 판단하긴 어렵지만. 여튼 뮤지컬 어워즈 보면서 대리만족.


어느새 뮤지컬 계에서 중견 배우로 인정받는 옥주현. 한번도 공연을 본적이 없어서 이렇게 잘 하는 줄 몰랐다. 목소리도 내 취향이여. 아이돌로 활동했을 때보다 오만배쯤 매력적이다. 멋있어.


그런데 끝판왕은 레베카.


프레스콜 버전


뮤지컬 어워즈 버전

연기 동선이 조금 다르다. 시상식 무대에서 노래 중간에 창가에 서 있는 여주한테 두 팔 쫙 벌리고 다가갈 때의 포스가 정말 제대로다.

팔 다리 길쭉하니 효과도 제대로 살고 좋구만.


옥주현이 연기한 댄버스 부인은 캐스팅이 세 명이었다. 그 중에 리사는 스튜디오 녹음버전만 있고 신영숙 씨 공연 영상이 있더라.


두 사람이 표현하는 댄버스가 달라서 보는 재미가 있다. 옥주현은 힘이 세. 처음부터 여주를 막 쥐고 흔든다. 뮤지컬 배우 중에서도 체력 좋은 걸로 유명하다던데 과연 힘이 장사. 신체 조건에서 나오는 위압감도 상당하고. 신영숙이 표현하는 댄버스는 성격 전환이 좀 더 극적인듯. 뭔가 훽훽 변하는 느낌. 이 뮤지컬 재공연하면 정말 보고 싶다. 레베카가 계속 반복된다던데, 두 시간 동안 이 노래만 들어도 좋을 거 같애. 어둡고 어둡도다. 아이 러브 다크 포스. -____-


Pia Douwes 버전. 마지막에 '레베카~~~~'하고 지를 때 우리나라 배우들은 고음을 마무리하는 동작까지 확 끊어서 표현하는데 Pia는 뭔가 막 자연스럽다. 노래가 아니라 대사가 그저 죽 이어지는 느낌. 노래는 또 왜 그렇게 쉽게 하세요? 그래서 더 무섭다. 진짜 뭐가 씌지 않고서야 저런 자연스러움이;; 안 힘드나? 안 힘들어요? 괜-찮-아-요? 괜히 레전드 소리 듣는 건 아니구나.


지방 공연까지 다 돌고 이제 안하던데. 제발 다시 올려라, 레베카. 

반복해서 보던 영상을 포스팅 하나에 모아 놓았으니, 난 이제 여기에 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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