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잡지 [papyrus] 에 실렸던 인터뷰(?대담?잡담?ㅎㅎ)를 옮깁니다. (vol. 14 / 2007년 10월)
남쪽의 섬에서 나눈 7가지 이야기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곳... 요론섬을 방문한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높고 푸른 하늘, 한층 더 투명한 공기, 잔잔한 파도 소리, 짙게 풍겨오는 풀냄새. 방문하는 사람의 마음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이 남녘의 섬에서 영화 [안경]이 촬영되었다. 촬영이 없는 어느날, 처음으로 함께 연기하게 된 코바야시 사토미와 카세 료, 두 사람이 영화에서 연상되는 7가지 테마를 두고 한가롭게 잡담을 나눴다.
[안경]
코바야시 사토미 : 난 근시라서 평소엔 안경을 써요.
카세 료: 아, 그래요? 대여배우시라서 안경을 쓰신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웃음) 저는 보통은 아무것도 쓰지 않아요. 눈은 좋은 편이구요.
오. 드문 일인데요.
요새는 좀 자막이 잘 안보이기 시작해서 동경해오던 안경을 한번 써볼까 하고 안경점에 갔었어요.
동경했던 안경이군요. (웃음)
검사를 처음했는데.
응.
'눈이 나쁘지 않은데요' 라고..
실망했겠다.
분한 기분에 도수없는 안경을 만들어 왔어요. 프레임이 크고 좀 우스꽝스러워보이는 안경이에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같은 작품을 계속 했더니, 취재오시는 분들이 자꾸 어려운 질문만 잔뜩 주셔서 좀 부드럽게 해볼까 하고. 제 기분 전환에는 효과가 있었어요.
설마 [안경]을 염두에 두고 배역 준비를 할 겸 했던 거? '저 녀석 꽤나 의욕을 부리는걸' 같은 느낌? 카세 군,따냈네~(웃음)
네, 지금까지 열심히 힘낸 보람이 있었습니다. (웃음) 안경을 쓰면 왠지 그것만으로도 배역에 빠져든 느낌이 들어서 더이상 아무것도 안해도 좋은 듯한 느낌이었어요. [허니와 클로버]도 그저 안경을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기분이었죠. 그때 바다에 안경을 빠트리는 바람에 카메라 위치로 대충 장면을 얼버무린 적도 있었어요.
이번엔 안경을 여러 개 준비해둔 것 같아요. 감독님은 [안경]이라는 제목에 대해서 아무것도 설명해주질 않으셨죠?
없었어요. 하지만 맨처음 매니져한테 '[안경]이라는 작품 얘기가 들어왔는데 말야, 일단 배우 전원이 안경을 쓴다는 것 같아' 라는 말을 듣고 곧바로 '할게!' 라고 말한 기억이 나네요.[안경]이라는 제목만으로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보러 오는 관객분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