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시간은 잘도 흐른다

Zigeuner 2013. 11. 14.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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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문을 닫고 한달 보름 정도 지났는데, 다시 열어놓는다. 단 공개된 글은 거의 최근 글. 글이래봤자 푸념만 가득했던 그간의 글들을 다시 공개하려니 도저히 부끄러워 할 수가 없다. 푸념이 아닌 글을 찾아 공개하려고 봤더니 거의 없어서 이따위 글쓰기를 이어가는 게 과연 좋은가를 생각했는데, 일단 읽을거리가 없다는 T양의 성화에. 근데 열어도 여전히 읽을거리가 없지 않아? 카테고리도 확 추려버렸다. 그래놓고 나니 예전보다 블로그에 대한 부담이 덜 하다. 


한달 보름 정도의 시간은 참으로 다사다난했다. 


엄마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병원 신세를 삼주정도 졌고 지금도 치료중이시다. 사건의 성격이 복잡하여 보험 적용이나 합의금 등등 신경써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 와중에 개인 일도 해결하고, 공부도 하고, 일상은 일상대로 꾸리려니 만만치 않았다. 엄마가 쇄골을 다치시는 바람에 앞으로도 수개월 한쪽 팔을 쓸수가 없다. 가사 일을 돕는다고 해도 워낙 이쪽으로 서툴었던지라, 동생의 고생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고 전에 엄마가 양배추즙을 만드신다고 양배추를 큰 걸로 세 통을 사두셔서, 처리하느라 한동안 고생했다. 피클도 엄청 만들어먹고 (피클은 만들기가 수월해서 다행이었지만) 일본의 가정식이라는 양배추롤(캬베츠롤)도 만들어 먹었다. 한번은 맑은 국물로 넣어 끓이고 한번은 토마토 소스로. 일곱롤 정도를 크림 소스에 끓여먹으려고 냉동고에 얼려두었었는데, 동생이 어느날 그냥 찜통에 넣고 쪄서 먹어버렸다. 양배추를 낱장으로 떼어내는 게 너무 지루하고 고된 과정이어서 또 하라면 못할 것 같은데. 주로 동생이 밑반찬도 만들고, 아빠 도시락도 챙겼지만 가끔은 나도 밑반찬 만들기를 도왔다.



개미지옥이라는 아이허브에 발을 들였다. 그동안은 영양제라고는 쳐다보지도 않았었는데, 엄마가 다치고서야 영양보충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종합비타민이랑 칼슘 정도 생각했는데, 추천받아서 목록을 만들고 무료샘플까지 신청하고 나니 저모양이다. 식구들이 다들 눈이 부실해서그런가 루테인이 먼저 바닥을 드러내고 있어서 다시 구매해야한다. 여러병 사둬야 할 듯.



날이 정말 많이 추워졌다. 중간에 몸살을 심하게 앓았고, 엄마의 쇄골은 아직 별 차도가 없다. 원서 리뷰를 세 권 정도 하느라 다른 책을 많이 못 읽었다. 짬을 내어 본 영화 두편은 무척 좋았다. 그 중에서도 며칠 전에 본 '올이즈로스트'는 특히 인상적이었다. 따로 정리를 해두고 싶은데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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