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애호가적 생활

왜 제목에서 헌신을 뺐을까.

Zigeuner 2012. 11. 14.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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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X (2012)

Perfect Number 
7.3
감독
방은진
출연
류승범, 이요원, 조진웅, 김윤성, 김보라
정보
미스터리 | 한국 | 110 분 | 2012-10-18

(영화 내용 노출 있습니다)

이 영화는 원작에 충실한 편이지만, 원작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를 바꿔버리면서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
나는 원작 책은 읽은 바 없고, 2008년에 만들어진 동일 원작의 일본 영화만 보았는데,
수학 선생이 옆집 여자에게 건네는 편지가 읽히는 시점이 뒤로 조금 밀리면서,
'헌신'이 더더욱 부각되고 (특히나 그 여자 입장에서 봤을때) 멜로드라마가 되었다.

나는 이런 각색이 나쁘지 않았다. 일본판보다 그 수학교사가 옆집여자를 지키기 위해 세운 계획이 더욱 용의주도해 보이는 각색이었다고 생각한다. (일본판에서는 수학교사가 '자수'하지만 여기서는 아예 현장범으로 잡힌다) 류승범의 얼굴에서 보이는 찌질함과 섬뜩함의 공존(...미안하다;)이 그 경계를 잘 드러냈다. 류승범의 연기에 설득되었다. 수학교사가 잡혀가는 순간부터 울기 시작해서 계속 울었다. 나는 울라고 심어놓은 장치에 재깍재깍 반응하는 모범적 관객인 듯. (아 좀 부끄럽네.)

많은 이들에게 유카와 마나부라는 물리학자 캐릭터는 중요한 인물이겠지만, 
난 이미 일본 영화에서 유카와 마나부가 출연하여 이시가미와 천재 대 천재 대결을 벌이는 것을 보았으므로,
유카와 마나부라는 캐릭터의 부재가 아쉽지 않았다.

다만 그 캐릭터를 수정하면서 비중이 애매해져 버리자, 조진웅이라는 배우가 좋은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더구나 이 영화에서 연기를 못한 게 아닌데도, 묘하게 겉도는 느낌이었다. 그건 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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