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레일러가 공개되었을 무렵
알라딘에서 영화예매권을 포함해서 '화차' 재출간본 판매를 시작해서
영화도 보고 싶고 책도 읽고 싶었던 나는 옳다꾸나~ 하고 냉큼 사서 책을 먼저 읽었다.
영화는 책과 같고도 다르다.
책에서 여주인공을 빗대어 표현하는 동물은 뱀이다.
뱀이 탈피하는 이유가 뭔지 알아요? 목숨 걸고 몇 번이고 죽어라 허물을 벗다보면 언젠가 다리가 나올거라 믿기 때문이래요. 이번에는 꼭 나오겠지, 이번에는, 하면서.
영화에는 나비가 등장한다.
공작나비의 날개에 눈동자 같은 무늬가 있는데..위험이 닥치면 그 무늬를 더 크게 보이려고 한데.. 그 공포스러운상대에게 더 공포스럽게 보이기 위해서..
영화와 책의 차이는 저 비유의 차이에서 나온다. 여자주인공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부터, 모든 것들이.
그리고 그 차이를 두고 어느것이 더 좋았다고 말할 수 없다.
물론 20년의 시간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설득력있는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이 훌륭한 원작으로서 영화보다는 확실히 우위에 있지만,
영화 역시 공들인 각색답게 영화 자체로 훌륭하게 자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불필요하다고 꼽는 사람이 많은 펜션씬은 내가 보기엔 괜찮았다. 차경선이라는 인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씬이었다.
내가 만약 편집한다면 용산역 에스컬레이터 씬을 손보겠다. 드러내고 싶은 대사들이 좀 있었다.
대사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그 부분의 김민희 연기도 유독 영화 전체와 톤이 안맞고 튀었다.
사족.
책을 덮은 후에 김민희 캐스팅이 매우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본 후에도 흡족하다.
팬으로서 그녀에게 무한 애정과 무한 기대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