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대한 얘기 보다는 영화를 보며 떠오른 잡념들.
1.
얼마전에 동생이랑 다시 태어나면 어떤 얼굴로 태어났으면 좋겠는지에 대해
잡담을 나눈 적이 있는데, 의외로 누구의 이미지도 딱 떠오르지 않았다.
이나영이 암만 좋아도 이나영 얼굴로 사는건 왠지 피곤할 것 같고,
전지현이나 김희선 혹은 김태희 등 미녀로 추앙받는 사람들도 그다지
내 취향이 아닌고로.
그런데 드류 베리모어의 얼굴을 보는 순간 생각했다.
'그래, 다시 태어난다면 드류의 얼굴로 태어나는게 좋겠어.'
그녀의 삶이 마냥 햇살비치는 따사로운 나날이었던 건 아니지만,
그녀의 이미지는 (아, 정말 멋진 베이비 페이스!) 햇살 그 자체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아기 천사 거티!!
2.
명절에 '괴물'을 보다가 채널을 돌렸다.
내용을 다 알고 있는데도 (어쩌면, '알고 있어서') 다음다음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볼 자신이 없는거다.
그래서 생각했지. '괴물'은 두번 볼 영화는 아니구나. (물론, 주체는 에브리바디가 아니고 '나')
같은 이유로 봉감독의 '살인의 추억'은 디비디가 있음에도 다시 보게 될 것 같지 않다.
나는 아무래도 영화를 볼때만큼은 심리적으로 편안하고 행복하길 원하는 것 같다.
등장 인물이 극한 상황에 몰리거나, 영화가 지나치게 어려우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 면에서 'Music and Lyrics'는 나중에 몇번이든 다시 볼 수 있는, 혹은 딴짓을 하면서도 흘끔흘끔 보며 재미있어할 영화였다.
휴 그랜트 옵빠가 흔드는 엉덩이.... -_- 어찌보면 주책인데, 귀엽고.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하던 POP 뮤직비디오, 우울할때마다 볼까 생각 중이다.
참, 드류 언니 역의 배우, '솔로몬 가족은 외계인' 보면서 열광했던, 잊혀지지 않는 육감적인 들창코언니.
어찌나 반갑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