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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21

지지 않는다는 말

한해의 시작을 책과 함께 했습니다. 어느 해엔가는 밤샘공연을 보고 와서는 새해 첫날을 잠으로 보낸 적도 있었는데, 그때 참 허무했던 기억이 납니다. (올해도 공연 유혹이 있었으나, 이겨냈어요.... 아니, 사실은 티켓팅에 실패했습니다... ㅜㅜ) 이유야 어찌됐든 책과 함께 한 시작은 꽤 좋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남은 한해에도 책을 많이 읽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 지지 않는다는 말 국내도서 저자 : 김연수 출판 : 도서출판마음의숲 2012.07.07 상세보기 김연수 작가의 《청춘의 문장들》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다른 산문집은 읽지 않았었네요. 이 책만 해도 출간 당시에 서점에서 몇 편 들추어 읽고 말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야 제대로 읽었는데 새해 첫 책으로 참 맞춤인 책이라는 생각이 ..

독서잡담 <무례함의 비용>

무례함의 비용 - 크리스틴 포래스 지음, 정태영 옮김/흐름출판 재벌 패밀리의 갑질을 비롯 온갖 갑질이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 등장하는 요즘, 굉장히 시의적절한 책이 아닐까. 무례함이 어떻게 조직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그렇다면 조직 관리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책인데 개인이 자신을 돌아보는 자기계발서로서도 손색없다. P에게 투덜거리기도 했는데, 내가 이책을 읽으며 참 스트레스가 컸다. ㅋㅋ 나 너무 무례하게 살아온 거 아닐까, 라며 자책하느라고. 하아. 내 안에 화가 너무 많은 닝겐이라서요. ㅠㅠ 이 책은 시작과 마지막에 같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무례함이 곧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으로 포장되고, 정중함은 ‘약해빠진’ 것으로 치부되는 세상의 고정관념과 달리..

시사인 467호 소설가 김탁환 인터뷰 중에서

마지막 문장에 '뜨겁게 읽고 차갑게 분노하라'고 썼다. 차갑게 분노하라는 게 어떤 뜻인가? 분노하되 냉정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에게 호의적인 사람은 많다. 관련된 책도 사고, 노란 리본도 단다. 페이스북에 세월호 관련 기사가 올라오면 '좋아요'도 누른다. 그런데 기사를 읽지는 않는다. 책도 사서 꽂아만 둔다. 태도는 실천이 아니다. '나는 이만큼 도덕적 인간이야'에서 멈춰선 안 된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냉철한 자세로 새 정보를 습득하고 행동에 나서는 데에 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숨이 턱 막히는 것 같다. 태도는 실천이 아니다,라는 짧은 문장을 읽자마자 부끄러움에 떨군 눈길이 갈 곳을 잃었다. 태도는 실천이 아니다. 인터뷰 전문은 여기

최근에 만난 문장 둘

이제껏 하나인 적이 없었던 두 가지를 하나로 합쳐보라. 그러면 세상은 변한다. 사람들이 그 순간을 미처 깨닫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럼에도 세상은 달라졌기 때문이다. 독창성의 비결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전에는 결합된 적이 없는 두 가지를 결합하면 됩니다. 도시에 대한 에세이이면서 몇몇 외국 작가들―플로베르, 네르발, 고티에―이 그 도시를 어떻게 봤는지, 그리고 그들의 관점이 일련의 터키 작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쓴 『이스탄불』을 보세요. 이 책은 이스탄불의 낭만적 풍경의 발견에 대한 에세이 형식이 결합된 자서전입니다. ... 위는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의 도입부.아래는 《작가란 무엇인가 1》 오르한 파묵 인터뷰 중에서. 변화와 창의성.

삶의 태도가 민주적이어야 한다

주간경향에 실린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 황현산, 정산 평론가 형제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발췌한 부분을 읽고, '잘 늙는 법'에 대한 해답을 다소 얻었다. 《밤이 선생이다》는 아직도 '보관함 리스트'에 머물러 있음. 좀 사서 읽어야 할텐데. 전문 링크: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id=201505121343491&code=116 현산 선생님, 올해 칠순이신데요,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될 만큼 사유가 젊으십니다. 선생님처럼 현명한 어른으로 나이 먹고 싶은 게 제 소원인데요, 어떤 생각을 하고 실천하며 살아야 할까요. “얼마 전, 광화문에서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나보다 나이 많았어요. 어버이연합 집회 현장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이전 글에 《대화》를 통해 두분의 대담을 읽은 바 있어 내용이 익숙하다고 적었는데, 오늘 나란히 놓고 보니 아예 같은 내용이다. 다른 점이라면 법정스님 열반 후 최인호 작가가 병환 중에도 길상사로 문상을 다녀온 소회가 '들어가는 글'과 '나오는 글'에 나뉘어 적혀 있다는 점이다. 같은 내용인 책을 다시 읽어서 별로였냐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다. 이런 기회로 새롭게 읽고 새롭게 밑줄을 그어 마음에 새기기도 하였으니까. 예전에 밑줄을 치지 않은 곳에 새삼 밑줄을 그은 부분을 견주어보니 내가 지금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고민하는지 알게되기도 한다. 책을 읽고서 인상적인 대목이라며 P에게 이야기했던 부분들을 적어둔다. 최인호그런데 스님, 기독교에서 용서한다는 말도 하잖아요. 진짜 용서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솔직한 글의 미덕 『최초의 한입』

언제부터 분 열풍인지는 모르겠지만 또래 사이에, 혹은 블로그 서평에 마스다 미리라는 작가의 만화가 자주 언급됐다.그렇게 좋은가? 궁금은 했지만, 왠지 그림이 성의없어 보여서 (하하!) 보지는 않았는데,우연한 기회에 만화가 아니라 에세이로 마스다 미리의 작품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되었다. 최초의 한입 - 마스다 미리 지음, 이연희 옮김/라미엔느 우선은 아이디어가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추억 속 음식에 대한 이야기라.읽으면서는 좀 실망했는데, 그건 내용에 대한 실망은 아니었고 글의 스타일에 대한 실망이었다.아마도 만화를 먼저 봤다면 괜찮았겠지. 에세이스트라기 보다는 만화가이니까.문장이나 문단이 엉성해서, 문장 자체를 읽는 기쁨은 없는 편이었다.작가 혼자 삼천포에 빠졌다 돌아오기도 해서 정신없는 글도 있..

연애소설 읽는 노인

연애소설읽는 노인저자루이스 세풀베다 지음출판사열린책들 | 2009-11-3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중남미 포스트붐 세대의 선두 주자이자 1990년대 라틴아메리카 ... 최고의 환경소설답게 인간과 환경에 대해 생각할 거리가 많으나,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 노인이 연애소설을 읽는 모습이었다. 노인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책을 읽었다. 그의 독서 방식은 간단치 않았다. 먼저 그는 한 음절 한 음절을 음식 맛보듯 음미한 뒤에 그것들을 모아서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읽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단어가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었고, 역시 그런 식으로 문장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다. 이렇듯 그는 반복과 반복을 통해서 그 글에 형상화된 생각과 감정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음..

편지의 세가지 유익한 점

최근에는 여러가지 책을 동시다발로 읽다가 결국엔 어느 것도 끝을 보지 않고 잊는 경우가 많다. '다산 선생 지식 경영법'도 그런 책이었는데, 요새 다시 보고 있다. 소설책도 아니건만 옛 선비의 글에 빠져 넋 놓고 읽게 된다. 위의 인용은 200쪽. 지하철에서는 전자책으로 '아웃 오브 아프리카' 를 읽고 있다. 영화와는 완전 다른 작품이다. 내 사랑 데니스(-_-;;;)의 흔적이 책에는 거의 없어!! 다 읽으면 따로 포스팅 하고 싶다.

참 이쁜 말 '마주이야기'

마주 이야기 아이는 들어주는 만큼 자란다저자박문희 지음출판사보리 | 2009-04-15 출간카테고리가정/생활책소개아이들 말을 으뜸 자리에 두고 20년 가까이 마주이야기 교육을 ... 저자 박문희는 방배동에서 유치원을 운영하는 선생님이다. 이오덕 선생의 영향을 받아 '살아있는 말'로 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이오덕 선생의 글이 책 초반에 인용되어 있는데 찾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근사한 글이 되도록 쓸까 하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말이 될까, 살아있는 말이 되도록 쓸까 하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글 가운데서 말을 가장 잘 옮겨 놓은 글, 아니, 말을 그대로 적었다고 할 수 있는 글이 소설이나 동화에 나오는 마주이야기(대화)다우리 문장 쓰기, 이오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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