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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48

전자책 읽기의 여정

책에 대한 소장욕구는 종이책이 전자책으로 바뀌어도 왜 달라지지 않을까. 아마도 첫 시작은 메키아에서 팔았던 펭귄클래식으로 기억한다. 얼만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어쨌든 저렴하다는 생각에 덥석 질렀었다. 자리 안 차지해서 좋네, 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게 벌써 몇년전 일이고 다 읽었냐고 물으신다면 뻔뻔하게 '아니요'라고 대답하겠다. 그리고 거기에 핑계를 좀 덧붙이자면 메키아 어플은 정말 "거지같습니다!!! =____= " 양심이 있으면 업데이트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몇년짼데 개선이 없는 걸 보니 그냥 내가 포기하는 게 정신건강에 이득일 듯 싶고. 어차피 많이 안 읽은 건 마찬가지지만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잘 질렀다고 생각한다. 오픈파트너라서 끊임없이 책이 업데이트되는데 현재까지 업데이트된 책은 176권이다...

솔직한 글의 미덕 『최초의 한입』

언제부터 분 열풍인지는 모르겠지만 또래 사이에, 혹은 블로그 서평에 마스다 미리라는 작가의 만화가 자주 언급됐다.그렇게 좋은가? 궁금은 했지만, 왠지 그림이 성의없어 보여서 (하하!) 보지는 않았는데,우연한 기회에 만화가 아니라 에세이로 마스다 미리의 작품에 처음 발을 들이게 되었다. 최초의 한입 - 마스다 미리 지음, 이연희 옮김/라미엔느 우선은 아이디어가 좋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추억 속 음식에 대한 이야기라.읽으면서는 좀 실망했는데, 그건 내용에 대한 실망은 아니었고 글의 스타일에 대한 실망이었다.아마도 만화를 먼저 봤다면 괜찮았겠지. 에세이스트라기 보다는 만화가이니까.문장이나 문단이 엉성해서, 문장 자체를 읽는 기쁨은 없는 편이었다.작가 혼자 삼천포에 빠졌다 돌아오기도 해서 정신없는 글도 있..

두 권의 책

톨스토이의 어떻게 살 것인가저자레프 톨스토이 지음출판사소울메이트 | 2014-02-07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톨스토이가 인류에 전하는 인생의 지혜! ‘러시아 대지의 대작가’... 톨스토이가 정리한 금언집이다. 나는 톨스토이에 대해 아는 것이 밤톨만큼도 없었다. 그냥 유명한 책을 쓴 할아버지인 줄 알았지, 그가 어떤 사상 배경을 가지고 어떤 가치를 전파하는 사람인가에 대해 완전히 무지했다. 그러다가 'the Last Station(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라는 영화와 '스콧 니어링 자서전'을 통해 사상가 톨스토이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이 금언집에는 여러 인용구가 적혀있는데, 출처의 범위는 광범위하지만 전하고자 하는 가치는 단순하다. 한 단어로 축약하라면 '사랑'이랄까.에픽테토스의 인용이 많은 것이 눈에 띄었..

연애소설 읽는 노인

연애소설읽는 노인저자루이스 세풀베다 지음출판사열린책들 | 2009-11-3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중남미 포스트붐 세대의 선두 주자이자 1990년대 라틴아메리카 ... 최고의 환경소설답게 인간과 환경에 대해 생각할 거리가 많으나,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 노인이 연애소설을 읽는 모습이었다. 노인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책을 읽었다. 그의 독서 방식은 간단치 않았다. 먼저 그는 한 음절 한 음절을 음식 맛보듯 음미한 뒤에 그것들을 모아서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읽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단어가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었고, 역시 그런 식으로 문장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다. 이렇듯 그는 반복과 반복을 통해서 그 글에 형상화된 생각과 감정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음..

우에노역을 기억하며

종착역 살인사건저자니시무라 교타로 지음출판사레드박스 | 2013-10-28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누계 판매 2억 부의 신화적인 작가, 니시무라 교타로의 최고 걸... 지난 달에 읽었던 추리소설이다. 우에노역에서 출발한 아오모리 행 침대특급 '유즈루7호'에 고교 동창생 7명이 탄다. 정확히는 타기로 한다. 한명은 모임장소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채 열차 출발 시간이 지난 후 우에노 역 화장실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열차 안에서, 또 아오모리에 도착한 이후까지 살인이 이어진다. 일본의 잘 정비된 철도망이 있기에 가능한 추리물이다. 하지만 철도망을 이용한 트릭을 빼면 사건의 동기나 해결 과정은 좀 시시한 편이었다.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다름아닌 우에노역에 대한 묘사다.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가..

법정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 중, 내가 읽은 책들

내가 사랑한 책들저자문학의숲 편집부 지음출판사문학의숲 | 2010-03-03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우리가 책을 대할 때는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자신을 읽는... 법정스님이 법문이나 책에서 언급한 책들을 모아 엮은 것. 그중 내가 읽은 책 체크. 새로운 형식의 삶에 대한 실험 _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월든』인간과 땅의 아름다움에 바침 _ 장 피에르와 라셀 카르티에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모든 사람이 우리처럼 행복하지 않다는 건가요 _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오래된 미래』그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_ 말로 모건 『무탄트 메시지』포기하는 즐거움을 누리라 _ 이반 일리히 『성장을 멈춰라』모든 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지는 행복 _ 프랑수아 를로르 『꾸뻬 씨의 행복 여행』자신과 나무와 신을 ..

누군가 내게 책을 읽어준 기억

http://www.omnivoracious.com/2014/03/national-reading-month-kate-dicamillo-on-the-power-of-stories.html 케이트 디카밀로가 어린 시절을 회고하는 글을 읽었다. (요새 모 드라마에 나와서 베스트셀러1위를 기록 중인 모 도서의 작가다.) 엄마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자기와 형제에게 읽어주던 저녁의 일화인데, 그 풍경이 너무나 아름답고 따스하다. 개가 몸을 눕히고 있다가 웃음소리가 터질 때마다 고개를 들었다는 묘사에서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저자는 함께 소리내어 읽던 그 경험이 가족을 묶어주는 끈이 되었다고 회상하며,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이의 옆에 앉아 책을 펼치고 소리내어 읽으라고 주문하고 있다. 애석하게도 나는 부모님이 ..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장정일의 독서일기를 예전에 좀 훑어보다 말았었다. 최근에는 이름을 바꿔서 나오고 있는데 세 권을 교보 Sam으로 다 읽어보려고 한다. 우선 첫번째 책을 읽었다. (Sam을 지난 12월부터 신청해서 쓰기 시작. 신간이 궁금한데 도서관 이용도 한계가 있고 종이책을 사서 서가를 늘리는 것도 부담되어 나름으로 선택한 대안이다. 한번 읽고 말 책이라면 괜찮은 대안같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선 독후감을 남기는 방식을 눈여겨 보았다. 스스로 독후감을 꼬박꼬박 남기려고 시도했다가 도중에 관두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참고로 삼고자 했다. 방식을 생각하며 읽다보니 다음에는 읽는 책들의 계통과 맥락을 보게 되었다. 다독가들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한 계통의 책을 여럿 참조해가며 읽는 것이 눈에 띄고, 작가가 가치를 두..

위안을 찾아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저자앨리스 먼로 지음출판사뿔 | 2007-05-05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북미 최고의 단편 작가 앨리스 먼로의 소설집 2007년 5월 전... 앨리스 먼로의 단편집. 전자책으로 읽었다. 총 9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표제작인 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이후에 이어지는 단편들도 즐겁게 읽어나갔다. 처음 몇 문단을 읽을 때는 굉장히 스산한 인상이었는데 예상외로 뒤통수 치는(?) 구성이어서 즐겁게 읽은 듯. 나는 뒤통수 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와 은 한쌍처럼 느껴지는 단편이었다. 부부의 얘기가 많은데, 그 부부의 모습은 대부분 로맨틱하게 시작했으나(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지금은 그저 일상일 뿐이며 오히려 상대의 꺾이지 않는 성격에서 피로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유지니아

ユ-ジニア저자恩田陸 지음출판사角川文庫 | 2008-08-01 출간카테고리문고(포켓북)책소개어느 여름 날 '하얀 백일홍'의 기억 죽음은 조용하던 마을의 정... 아마존 재팬에서 카쿠카와문고 세일중이라길래 전자책을 구입해 읽었다. 지금까지 온다 리쿠 소설을 총 세 작품 읽었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원서로 읽었다. 흑과 다의 환상, 1001초 살인사건(朝日のようにさわやかに), 그리고 이번 작품. 읽는 속도는 예전보다 빨라진 듯 한데 내 일본어 독해가 는 건지, 얘기가 재미있어서 인지는 잘 모르겠다. 초반의 흡인력은 매우 좋았는데 66%(아..전자책이란) 즈음해서 갑자기 좀 지루해졌다. 아무래도 내가 화자가 계속 바뀌는 형식에 익숙해졌기 때문인 듯. 혹은, 화자들이 범인으로 지목하는 사람이 한결같이 한 사람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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