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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드라마의 시간

지하철을 타면서 스마트폰을 보는 사람들은 다들 무얼 하는걸까.누군가는 게임을, 누군가는 뉴스를, 누군가는 카톡을, 누군가는 전자책을 하고 보고 나누고 읽더라.나는 보통 페북을 들락날락거릴 때가 많았다. 딱히 쓸만한 정보나 읽을 거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들어갔다가 몇 개의 글에 성의없이 좋아요를 누르고 나와서 딴짓을 하다가 다시 페북앱을 켰다.이런 짓이 최근 좀 물려서 다시 전자책을 좀 읽을까 했는데 이게 영 집중이 안되더라.그래서 어차피 폰을 손에서 못 내려놓을 거라면 밀린 드라마나 챙겨보자 싶었다. 작년 여름, 아마도 딱 이맘때... 사토시군이 나온다는 이유하나로 '젊은이들'을 보다가장면장면 풍기는 노친네 냄새에 =ㅂ=??? 학을 떼고는 다시 일드를 끊었더랬다.그러다 최근 T의 말을 듣고 '탐정의 탐정..

그는 왜 그랬을까?

"이 기자는 어떤 사람이야?" 나는 흔히 생각하는 기자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읊던 대사를 멈추고 연출자를 보았다. "네?" "이 사람의 부모는 어떤 사람이었어? 어떤 집안에서 자랐지? 꿈은 뭐야? 학창 시절은 어땠어? 어쩌다 기자가 되었지?" 어리둥절했다. 우연한 기회에 아마추어 직장인 극단에 들어갔고, 마침 연습중이던 극에서 첫 장면에만 잠깐 등장하는 기자 역을 맡게 되었는데 처음으로 대사를 외워 연습하던 날 연출자가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던진 것이다. "지금 대사만 줄줄 외웠잖아. 그 기자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봐. 그럼 말투도 달라지고 행동거지도 달라지고 머리 모양, 옷차림 설정도 다 달라질테니까." 그때의 경험을 통해 배우가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대본의 지문을 뛰어넘어 디테..

《오베라는 남자》

요새 북유럽쪽 소설이 많이 소개되는 것 같은데, 《오베라는 남자》도 그 중 하나다. 나는 일년 전쯤인가 영문원서로 이 책을 읽었다. 재미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번역서가 나왔다. 책표지는 이러하다. 오베라는 남자가 주인공이다. 나이 설정이 59세인 것 치고 표지 아저씨가 너무 늙었다. 요새 60은 저렇게 늙지 않았지 말입니다. 여튼 59세의 오베씨가 자살을 결심하고 이런저런 방법을 시도하는데 번번히 실패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스웨덴 소설이라는 점, 데뷔작이라는 점, 과거와 현재가 교차된다는 점, 노인(59세를 노인으로 넣어야하나...)이 주인공이라는 점 등이 《백세노인》을 떠올리게 하기도. 굳이 내 취향을 밝히자면, 난 오베씨가 더 좋았다. 백세노인은 좀 이상해, 사람이. -___-; 이 소설은 정말 ..

최근에 만난 문장 둘

이제껏 하나인 적이 없었던 두 가지를 하나로 합쳐보라. 그러면 세상은 변한다. 사람들이 그 순간을 미처 깨닫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럼에도 세상은 달라졌기 때문이다. 독창성의 비결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전에는 결합된 적이 없는 두 가지를 결합하면 됩니다. 도시에 대한 에세이이면서 몇몇 외국 작가들―플로베르, 네르발, 고티에―이 그 도시를 어떻게 봤는지, 그리고 그들의 관점이 일련의 터키 작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쓴 『이스탄불』을 보세요. 이 책은 이스탄불의 낭만적 풍경의 발견에 대한 에세이 형식이 결합된 자서전입니다. ... 위는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의 도입부.아래는 《작가란 무엇인가 1》 오르한 파묵 인터뷰 중에서. 변화와 창의성.

삶의 태도가 민주적이어야 한다

주간경향에 실린 [박상미의 공감 스토리텔링] 황현산, 정산 평론가 형제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발췌한 부분을 읽고, '잘 늙는 법'에 대한 해답을 다소 얻었다. 《밤이 선생이다》는 아직도 '보관함 리스트'에 머물러 있음. 좀 사서 읽어야 할텐데. 전문 링크: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id=201505121343491&code=116 현산 선생님, 올해 칠순이신데요,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될 만큼 사유가 젊으십니다. 선생님처럼 현명한 어른으로 나이 먹고 싶은 게 제 소원인데요, 어떤 생각을 하고 실천하며 살아야 할까요. “얼마 전, 광화문에서 택시를 탔는데 기사가 나보다 나이 많았어요. 어버이연합 집회 현장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Your Hand in Mine

요새는 정말 시간을 쪼개서 여러가지 일을 해야 하는데 보통 집에서는 일하기가 어렵다. 집에서는 여러가지 소음이 날 방해하기 때문이다. 방이 주방 옆에 붙어있어서 소음이 더 심하다. 소음에서 벗어날 요량으로 귀가 아파 평소 잘 안끼는 이어폰으로 귀를 틀어막고 일을 한다. 음악을 고르는 작업 자체가 귀찮으므로 스포티파이를 켜고 Deep Focus 라는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한다. 그러다 이 음악에 꽂혔다. Explosions in the Sky. 난 처음 들어보는 밴드인데, 검색해보니 오래 활동했다.'The Earth Is Not a Cold Dead Place'가 2003년에 발표된 앨범. 앨범 자켓과 앨범 타이틀이 무척 마음에 든다.

《꽃잎이 떨어져도 꽃은 지지 않네》

이전 글에 《대화》를 통해 두분의 대담을 읽은 바 있어 내용이 익숙하다고 적었는데, 오늘 나란히 놓고 보니 아예 같은 내용이다. 다른 점이라면 법정스님 열반 후 최인호 작가가 병환 중에도 길상사로 문상을 다녀온 소회가 '들어가는 글'과 '나오는 글'에 나뉘어 적혀 있다는 점이다. 같은 내용인 책을 다시 읽어서 별로였냐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다. 이런 기회로 새롭게 읽고 새롭게 밑줄을 그어 마음에 새기기도 하였으니까. 예전에 밑줄을 치지 않은 곳에 새삼 밑줄을 그은 부분을 견주어보니 내가 지금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고민하는지 알게되기도 한다. 책을 읽고서 인상적인 대목이라며 P에게 이야기했던 부분들을 적어둔다. 최인호그런데 스님, 기독교에서 용서한다는 말도 하잖아요. 진짜 용서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빅토르 위고의 그림

2월26일자 the Paris Review 에 빅토르 위고의 그림이 소개되었다. (링크)(링크에 더 많은 그림이 있음) 기사 내용에 의하면 빅토르 위고는 그림 때문에 작가 활동이 주목 받지 못할까봐 그림을 출간하지 않고 오로지 가족이나 친구들을 위해서만 그렸다. 잉크와 종이가 없을 때는 석탄이나 커피 가루를 사용할 만큼 재료에 구애받지 않았고, 밑그림 없이 확신에 찬 손짓으로 슥슥 그렸다. (밥 아저씬가!) 라틴어 시간에 선생님이 빅토르 위고가 신학에도 권위있는 학자라 그랬던 걸로 기억하는데. 재능있는 사람들은 왜 다 잘 하는 것인가. 1998년에 드로잉을 모은 책이 발간되었다. 제목은 Shadows of a Hand 가격이 무서운 책이다. 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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