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애호가적 생활

각성의 계기에 대해서 생각했다

Zigeuner 2013. 12. 2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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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2013)

The Attorney 
9.6
감독
양우석
출연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시완
정보
드라마 | 한국 | 127 분 | 2013-12-18


부모님 모시고 가서 보느라 한 3일 간격으로 두 번 관람했다. 처음 볼 때와 다시 볼 때, 모두 울컥하는 대목이 있었는데 서로 다른 부분이었다. 처음 볼 때는 '도대체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갑갑함에, 두번째 관람에서는 이제는 부재한 누군가에 대한 아쉬움에.


(그 누군가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영화 속 송우석이라는 개인이 각성하게 되는 계기에 대해서 생각했다. 그는 뉴스에서 본 시위하는 대학생들을 향해 빈정대던 냉소적 인간이었다. 그런 그가 인권변호사로 각성하게 되는 계기는 가까운 사람이 겪은 고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이라믄 안되는' 것이었다. 그는 국가의 배신을 목격했다. '이라믄 안되는' 것이었다.


그런 각성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이라믄 안되는' 상황은 늘 있어왔지만, 지금은 부쩍 많아진 것 같아서 답답하다. 이 영화가 선동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누군가의 영웅화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다만, 내게는 숙제같은 영화. 아낌없는 열연을 펼친 모든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좀전에 페이스북에서 이런 글을 봤다. 큰 연관은 없지만, 국가의 허울에 대해서 고민하던 차라 옮겨둔다.


어지러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한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다.
" 이 어지러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스승은 대답했다.
"어지러운 이런 세상이야말로 진짜 좋은 세상好時節 아닌가?"

무사안일한 태평세월보다는 차라리 난세야말로 그 저항을 통해서 살맛나는 세상이란 말일 것이다.
세계 일류국가를 이루겠다는 허황하고 촌스러운 꿈을 꾸기 전에, 그 사회 구성원이 상처받지 않고 활기차게 기를 펴고 살 수 있도록 염원해야 한다.
사회나 국가는 추상적인 개념이다. 사회를 이루고 있는 구체적인 인간, 즉 정부관료와 정치인과 기업인 등 그리고 당신과 내가 지닌 의식이 바꾸지 않고서는 사회적인 변혁과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 법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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