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 글

Spitz 쿠사노 마사무네 20년째의 사랑 (2)

Zigeuner 2013. 6. 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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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잡지 [papyrus] 2007년 12월호 (vol.15) 에 실린 쿠사노 마사무네 인터뷰를 옮김. 틀린 부분도 많겠지만.
혹시 문제가 될 경우, 내립니다.

 Spitz 쿠사노 마사무네 20년째의 사랑 (1)



마음을 뒤흔드는 음악과 사랑에 빠지다

듣는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음악을 만드는 쿠사노 자신은 어떻게 음악과 마주치게 된 것일까.

"어릴 때부터 가요가 정말 좋았어요."

그 시절 티비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멜로디가 풍부하고 어딘가 어른스러운 음악은 유치원에서 부르던 아이들 음악과는 달리 소년 쿠사노의 마음을 움직였다.

"선생님이 오르간으로 연주해주던 '개구리 합창'은 곡만 들어도 건반을 치는 선생님이 모습이 생생히 떠올랐어요. 하지만 티비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가요들은 어떻게 해야 이런 음악이 만들어지는지 전혀 알수가 없었지요.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거지? 그런 생각이 들었죠. 한참 시간이 지나 기타를 치게 되면서 '멜로디가 이런식으로 만들어지는구나'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었지만, 어린 시절에는 그런 걸 몰랐습니다. 어떤 소리가 기타고, 베이스고, 신디사이저인지 모르는 채로 하나의 덩어리로 음악을 들었던 거죠. 따지지 않고 음악을 듣던, 감상자로서 그저 행복했던 시절이었네요. 요리로 말하자면 숨겨진 맛을 모르는 채 '맛있네'라고 먹는 게 감동이 있잖아요. '이건 두반장인가?' 이런거 생각하면서 먹으면 재미없죠? (웃음)"

가요를 듣는 즐거움에 눈 뜬 쿠사노. 그런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록음악과는 어떻게 만났을까.

"그땐, 라디오 방송국마다 가요 베스트 10곡을 틀어주고 나서 바로 서양 팝음악 베스트 텐을 방송해주었죠. 어딘가 참 멋있었어요. 팝이 뭔지 록이 뭔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듣다 보니 어느새 70년대 록음악을 깊이 듣게 되었습니다."

이후 쿠사노가 일렉트릭 기타를 손에 들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2학년이 되었을 때이다. 그때부터 자작곡을 만들어왔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옛날부터 나만의 것을 만들어야겠다는 이상한 고집이 있었어요. 소학교에 다니던 무렵 모두 도라에몽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다른 애들이랑 똑같이 그리는 게 왠지 싫어서 도라에몽에 멋대로 기다란 귀를 붙여 나만의 '토끼 캐릭터'를 만들고는 흐뭇해했죠. 귀 빼면 전부 도라에몽이었지만요. (웃음) 이왕 할거면 나만의 요소를 첨가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던 거죠. 물론 기타 연주는 카피부터 시작했지만, 결국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지 않으면 만족스럽지가 않았어요. 작곡은 둘째치고 작사가 어려웠습니다. 가사라면 사랑 노래를 써야겠다고 약속처럼 생각했지만 지어 보려고 해도 아직 10대 중반이라 대단한 연애 경험도 없으니 연애에 대한 동경을 가사로 어떻게 옮겨야 할지 몰랐어요. 그러면서도 록음악의 가사에는 작법이 있다고 생각해서 '멋진 그녀와 밤새도록' 같은 가사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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